연합뉴스
미국 언론들은 26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승점을 올린 배경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저서 '거래의 기술'을 연구한 것과 방미 전 일본에 들러 이시바 총리에게 조언을 구한 것이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먼저 뉴욕타임스(NYT) 이날 "이 대통령은 '거래의 기술'을 공부했고, 김정은에 대한 트럼프의 집착을 파고 들었고, 칭찬공세(flattery)로 첫 양자회담을 무난히 넘겼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정상회담 후 CSIS 대담에서 "참모들은 '젤렌스키·트럼프 회담'과 같은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기도 했다"며 "하지만 나는 그러지 않을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쓴 '거래의 기술'을 읽었기 때문"이라며 "상대가 감내하기 어려운 조건을 던지지만, 최종적으로 불합리한 결론에 이르게 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이미 본인이 책에 써놓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대통령은 북한과 관련해 "'피스 메이커'(peace maker·평화 중재자)인 트럼프 대통령만이 북한 문제를 풀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는 추켜세웠고, 자신은 '페이스메이커'(pacemaker) 역할을 하겠다고 낮추었다.
회담 분위기가 좋아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전 자신의 SNS에 올렸던 "한국에 혁명과 숙청이 벌어지고 있다"는 등의 글과 관련해서도 "오해였다"고 한걸음 물러섰다.
폴리티코는 이 대통령의 준비된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을 살 만한 것들로 치밀하게 짜여져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 대통령은 발언 모두에 새로 단장한 백악관 집무실의 황금 장식에 대해 칭찬한 뒤, 트럼프 대통령이 좋아하는 해외 트럼프 타워 건설, 다우존스 지수, MAGA 등을 꺼내들었다.
이 대통령은 "북한에 트럼프 타워를 지어 거기서 같이 골프를 쳤으면 좋겠다"는 얘기도 했다.
폴리티코는 "끊임없는 칭찬 공세에 지켜보는 일부 한국인에게는 과도하게 느껴졌겠지만, 이제 이런 모습은 외국 지도자들 사이에서 관례가 됐다"고 말했다.
방미 전 일본에 들른 것에 대해서도 좋은 평가가 나왔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일 협력을 매우 중시하고 있기 때문에, 제가 일본과 미리 만나서 미국이 걱정할 문제를 미리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폴리티코는 "이 대통령이 방일을 미국의 관세에 공동 대응하려는 차원이 아니라 미국의 안보와 이익에 도움이 되기 위한 것으로 묘사해 트럼프 대통령을 기쁘게 했다"고 전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의 발언에 고개를 끄덕이며 "내가 상대하는 일본 사람들이 멋진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당신도 마찬가지다"라고 화답했다.
미 언론들은 "이 대통령이 방일에서 앞서 트럼프 대통령을 두 번씩이나 대면한 이시바 총리에게 적잖은 조언을 받았을 것"이라는 관측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