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LA 다저스타디움에서 만난 BTS 뷔와 LA 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 연합뉴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통한 스포츠 경기 시청은 더 이상 놀라운 일도, 새로운 경험도 아니다. 메이저리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미국프로농구(NBA) 등 전 세계 주요 인기 스포츠 경기들은 이미 한국에서 유료 결제 과정을 거쳐야만 시청이 가능한 종목이 됐다. KBO 리그는 여전히 TV를 통해 볼 수 있지만 많은 야구 팬들, 특히 젊은 팬들은 언제 어디서든 접속이 가능한 티빙(TVING)을 통해 경기를 시청하는 경우가 많다. OTT 회사들의 스포츠 중계권 확보 경쟁은 전 세계적으로 나날이 치열해지고 있다.
26일 일본의 스포츠 팬들에게 가장 충격적인 뉴스는 아마도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중계권 계약 소식일 것이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는 이날 글로벌 OTT 넷플릭스가 2026 WBC의 일본 내 중계권을 구매했다고 밝혔다.
일본은 2023년 WBC 우승 팀이다. 오타니 쇼헤이가 결승에서 미국의 간판 스타이자 당시 LA 에인절스의 팀 동료였던 마이크 트라웃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일본을 정상으로 이끈 순간은 야구의 세계화를 꿈 꾸는 WBC의 존재 이유를 보여주는 장면 같았다.
하지만 이제 일본 내에서는 그런 장면을 지상파 TV로는 볼 수 없을 전망이다. 일본에서 WBC 경기를 보려면 반드시 넷플릭스 계정이 필요하다. 넷플릭스가 2026 WBC의 모든 경기를 일본 내에서 독점 생중계 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WBC의 글로벌 인기는 슈퍼볼 급"이라며 "메이저리그는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야구 팬들과 소통을 강화할 것"이라며 들뜬 반응이다.
특히 일본 내 WBC의 인기가 폭발적인데 이는 중계권 계약으로 가시화 됐다. 구체적인 계약 규모가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WBC를 주최하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이번 넷플릭스 계약으로 엄청난 수익을 거뒀을 것이 분명하다.
2023 WBC 대회는 슈퍼스타 오타니를 앞세운 일본의 우승으로 일본 내 인기와 관심이 하늘을 찔렀다. 일본 매체 스포니치 아넥스에 따르면 지상파 방송으로 중계된 일본과 미국의 결승전 가구 평균 시청률은 관동 지역 기준으로 42.4%이었다. 일본의 모든 경기가 시청률 40%를 넘었고 아울러 일본 전체 인구의 약 75%가 인터넷을 포함한, 어떤 형식으로든 WBC 생중계를 시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매체는 2023 WBC의 일본 내 중계권료는 약 30억엔으로 이전 대회보다 3배 가까이 올랐고, 이미 대회 종료 후부터 지상파 방송이 차기 대회 중계권 협상에서 밀릴 가능성이 언급됐다고 전했다.
우려가 현실이 되자 일본 야구 팬들은 많이 놀란 듯 하다. SNS에는 "WBC는 온 국민이 함께 응원하는 축제인데 넷플릭스 독점은 너무하다", "이제 리모콘 대신 넷플릭스 앱을 찾아야 하는 건가?", "(TV가 더 익숙한) 부모님께는 어떻게 설명해야 하지?" 등 차가운 반응이 쏟아졌다. 야구 저변 확대에 역행하는 결정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WBC 도쿄라운드를 주최하는 요미우리신문이 발표한 성명도 눈길을 끈다. "WBC 측은 지난 대회에서 당사를 통해 일본 내 여러 방송사와 해외 배급사에 중계권을 부여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우리를 거치지 않고 도쿄라운드를 포함한 모든 경기의 일본 내 중계권을 넷플릭스에 부여했다"며 "많은 분들이 이 대회를 즐길 수 있도록 앞으로도 노력하겠다. 양해를 바란다"며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