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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일반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 CF제작 뒷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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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

    이준기 얘기다. 이준기를 비난하려는게 아니니 끝까지 인내심을 좀 발휘해주시라. (이준기 비난이라? 그런일은 나는 죽었다깨어나도 할 수 없는 사람이다. 손이 떨려서)

    문제의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 광고가 처음 나왔을 때 40대 이상 아저씨들의 반응은 대충 이랬다.

    "뭔 노래를 저따구로 불러", "기생 오라비처럼 생겨가지고는…ㅉㅉ"

    30대인 나도 위 반응과 별반 다르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이준기는 좋겠다. ''왕의 남자''로 떠서 이제는 ''CF의 왕자''가 됐구나"

    그런데 여중생, 여고생의 반응은 어땠을까?

    "이준기 오빠 노래 실력이 어때서요. CF니까 코믹버전으로 간거지 팬미팅에서는 진짜 잘 불렀단 말이예요"

    "이준기 오빠 이해못하는 아빠하고는 더이상 얘기 안해, 아빠 바보"

    간단히 ''세대 차이''로 얘기를 끝낼수도 있겠으나 문제는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가 소위 ''대박''이 터져버린 것.

    여학생들 뿐만 아니라 꼬마아이들은 아예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 노래를 입에 달고 살았다.

    광고쟁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바이럴(viral) 마케팅''이 구현돼 버린 것이다.

    미녀는 당연히 그 음료를 먹었고, 미녀가 아닌 사람은 미녀가 되기 위해 그 음료를 마셨고, 미녀를 만나고 싶은 남자도 그 음료수를 택하고야 말았다.

    한달에 3억원어치 팔리던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는 이준기 등장이후 하루에 3억원씩을 팔았다고 전해진다.

    그런데 대박 CF, 이준기의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는 어떻게해서 만들어졌을까?

    처음 사업주가 석류 음료를 만들겠다고 나왔을 때 광고업자들의 고민은 상당했다.

    대한민국 국민들의 석류에 대한 인지도가 거의 없었기 때문.

    ''석류가 여성의 몸에 좋다''는 것 외에는 밀고 나갈 아이템도 없었다.

    브레인스토밍 끝에 여성의 몸에 좋은 석류, 그렇다. 상품명은 ''소녀는 석류를 좋아해''로 정해졌다.

    하지만 광고를 의뢰한 60대의 사업주는 "''소녀''는 무슨 소녀냐? 미녀로 바꾸라"고 호통을 쳤고, 광고업자는 울며겨자먹기로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로 상품명을 바꿨다.

    두번째는 광고 모델이 걸림돌이었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당시도 ''탑''이었던 송혜교를 거액을 들여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 모델로 섭외했다.

    하지만 최종 단계에서 송씨측은 거절했다.

    광고 컨셉트가 여성의 몸을 강조하다보니 신체의 특정부위가 너무 노골적으로 묘사되는 것에 대한 여배우의 불만이었다.

    딱이라고 생각했던 여배우가 제품 출시를 한달도 안 남긴 상태에서 고사하자 광고업자들은 난리가 났다.

    고민하던 차에 "여자만 미녀일까"라는 역발상에 ''여자같이 예쁜 이준기''를 모델로 택했고 시간에 쫓겨 일단 이준기를 피아노 앞에 앉혀서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라는 노래를 시키기로 했다.

    이준기는 당시 신인이었기 때문에 송혜교에 비하면 턱없는 모델료를 줬다고 전해진다.

    상품명도 바뀌었고 CF모델도 바뀌는 탓에 광고업자들은 "시간에 맞춰 CF를 만든 것만해도 기적에 가깝다"는 자평을 했을 뿐 광고가 선전하리라는 기대는 아예 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이준기의 ''석류송''은 시장을 강타했다. 음료시장은 두말할 것도 없고, 이른바 온 국민에 ''문화 충격''을 선물했다.

    여기서 드는 의문점 3가지.

    1. 송혜교의 ''소녀는 석류를 좋아해''가 나왔어도 ''석류 음료'' 열풍이 불었을까.

    2. 소녀를 미녀로 바꾸라고 지시한 60대 사업주는 직관력의 대가였을까.

    3. 지금 얘기가 진짜로 있었던 얘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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