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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외교

    北 "美 마주앉을 일 없다"지만…러 '견인차' 되나

    미러 정상회담이 계기 될 수도

    北 "미국과 마주앉을 일 없다"며 긍정적 분석에 일침
    "우리가 미국 측에 무슨 이유로 메시지를 전달하겠는가"
    전문가들 "러시아가 메신저? 북한이 담화로 불쾌감 표시한 것"
    "아직은 북미대화 가능성 희박…여지는 열려 있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북한이 "미국과 마주앉을 일은 없다"고 선을 그은 가운데, 러시아와 북한의 동맹이 북미 대화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에 대한 긍정적인 분석에 경계를 나타냈다면서도, 관건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양상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3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통화를 공개하고 북러 밀착을 재확인했다. 김 위원장은 러시아가 취할 "모든 조치들에 대해 전적으로 지지할 것이라는 데 굳게 확언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은 전했다. 또 "상호 관심사로 되는 문제들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접촉을 더욱 긴밀히 해 나가기로 했다"고도 전했다.

    북러 정상 간 통화가 공개된 이후 일각에서는 오는 15일(현지시간) 미국 알래스카에서 열리는 미·러 정상회담에서 러시아가 일종의 '북한의 메신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그러나 북한은 다음날인 지난 14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명의의 담화를 발표하고 이같은 분석에 대해 "허황된 꿈"이라고 일축했다. 김 부부장은 "우리가 미국 측에 무슨 이유로 메시지를 전달하겠는가"라며 "그릇된 억측을 흘리고 있는 한국 언론의 보도를 듣고 있는 세상을 향해 재삼 상기시킨다면 우리는 미국과 마주 앉을 일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여정 부부장 담화의 시점과 내용을 볼 때,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김정은의 메신저 역할 가능성을 언급한 부분에 대한 상당한 불쾌감의 표시"라고 설명했다. 그는 "북러 정상 간의 신조약에 대해 이행 의지를 담는 것에 집중하는 상황에서, 북한은 미국과 대화할 준비도 돼 있지 않고 있고 미국 역시 구체적인 분위기 조성도 없는 가운데 메신저 언급은 북러 정상에 대한 모독이라는 점을 확실히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 통화하는 모습. 연합뉴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 통화하는 모습. 연합뉴스
    러시아는 두 정상이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 관련 정보를 공유했다고 전했지만, 관련 언급이 북한 매체의 보도에서 빠진 점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모든 것이 달려 있다는 북한의 표현은 북한 역시 북미 접촉이나 대화의 여지를 열어둔 것이긴 하다. 하지만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위해 비핵화 원칙을 포기하고 북한이 원하는 것을 내주며 협상할 가능성이 현재로서 거의 없다. 오히려 이달말 한미 정상회담이 비핵화 원칙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 재개에 꾸준히 관심을 보이고 있는 데다, 북한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하며 전쟁의 당사자가 된만큼 여전히 미러 정상회담에서 북한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은 남아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대화의 장으로 나올 가능성은 결국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의 양상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양무진 교수는 "미러 정상 간 대화의 핵심은 우러 전쟁 종식에 바탕이 있다"며 "양 정상이 종전협상에 대해 상당부분 의견 접근이 이뤄진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 자연스럽게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입장을 물을 가능성이 있고, 이에 대해 푸틴 대통령 역시 대북제재 완화나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폐기 등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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