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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 빠진' 지천댐 1년…정부 빠진 지역 내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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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설득 빠진' 지천댐 1년…정부 빠진 지역 내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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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1월 22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환경부 공청회에서 반대 주민과 단체들이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김정남 기자지난해 11월 22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환경부 공청회에서 반대 주민과 단체들이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김정남 기자
    충남 청양·부여의 지천댐 추진을 두고 충남도와 청양군, 그리고 찬성과 반대 측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사업의 주체인 전·현 정부가 설득과 논의의 역할을 사실상 지역에 떠넘기거나 유보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예고된 사태라는 지적도 나온다.

    후보지 안으로 분류된 지천댐. 환경부 제공후보지 안으로 분류된 지천댐. 환경부 제공

    지천댐 갈등 1년…정부의 설득은 어디에?

    지천댐은 1991년부터 세 차례 추진이 시도됐다 반대로 무산됐다. 2015년 충남 서북부 지역의 극심한 가뭄 당시에도 댐 건설 공론화의 필요성이 나오는 등, 번번이 그 필요성과 지역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맞부딪쳐왔다.

    댐이 꼭 필요하다면 오랜 간극과 우려를 줄여나갈 '설득'의 과정이 중요하지만 이를 위한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노력은 찾기 어려웠다.

    지천댐은 지난해 7월 윤석열 정부의 환경부가 건설 계획을 발표한 '기후대응댐' 14곳 중 한 곳으로 다시 등장했다. 지자체 건의가 있었던 댐 9곳과 달리 지천댐은 지자체 건의가 사전에 이뤄진 곳은 아니었다.

    당시 환경부는 주민설명회와 공청회 등을 진행했지만, 정보와 의견을 충분히 나누는 자리라기보다는 댐 추진을 위한 절차 강행에 가까웠다는 비판이 일었고 반대 주민의 불신만 더욱 깊게 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후 환경부는 올해 3월 지천댐 등 5곳을 후보지 안으로 남겨두며, 협의체를 통한 추가 논의 후 '공감대가 형성되면' 후속 절차를 추진하겠다며 사실상 공감대 형성의 몫을 지역으로 돌렸다.

    이를 두고 지역 환경단체 등에서 "지역과 아무런 상의 없이 발표해놓고, 문제가 불거지자 지역에서 알아서 하라는 김완섭 환경부 장관의 무책임에 기가 찬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지역 협의체가 꾸려졌지만 청양지역 반대 주민의 참여 없이 가동에 들어가면서 주민 대표성 문제와 함께 협의체에 기대됐던 공감대 형성에는 한계를 남기게 됐다.

    환경부를 방문한 지천댐 찬성 측. 지천댐 추진위원회 제공환경부를 방문한 지천댐 찬성 측. 지천댐 추진위원회 제공
    그런 상황에서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지천댐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은 '홍수와 가뭄에 도움이 안 되고 지역 주민도 원치 않는 신규 댐 설치 추진 폐기'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김성환 환경부 장관 또한 지난달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답변서에서 신규 댐에 대해 '홍수·가뭄 예방 효과와 지역 주민 간 찬반 논란이 있으므로 정밀 재검토를 거쳐 합리적인 방향을 설정하겠다'고 밝혔다.

    '지역 주민이 원하는지', '반발은 없는지'가 새 정부가 밝힌 댐 추진 여부의 단서가 되면서, 지천댐은 찬반 측 모두가 제각각 목소리를 높이며 더욱 대립각을 세우는 모양새가 됐다.

    청양·부여 지천댐 추진위원회 소속 주민들은 지난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환경부 관계자들을 만나 사업이 조속히 추진돼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추진위는 13일에도 기자회견을 통해 "환경부의 재검토 언급으로 불확실성이 증대됐다"며 "주민과의 약속을 끝까지 지키고, 일관성 있게 댐 건설을 추진해 달라"고 요구했다.

    반면 지천댐 반대 대책위원회는 지난 4일 반대 서명부와 지천댐 백지화 의견서를 환경부에 제출하며 "주민이 반대하면 댐을 건설하지 않겠다는 대통령 공약과 신임 환경부 장관의 취임 약속이 이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경부를 방문한 지천댐 반대 측. 지천댐 반대 대책위원회 제공환경부를 방문한 지천댐 반대 측. 지천댐 반대 대책위원회 제공

    충남도-청양군 간 감정적 대립 양상으로

    1년간 이어진 찬반 갈등은 최근 충남도와 청양군 간의 감정적 대립으로도 이어졌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지난 11일 실·국·원장 회의에서 김돈곤 청양군수가 입장 표명을 미루고 있다며, "사람이 신뢰가 없으면 안 된다"고 비난했다. 김 지사는 청양군 추가경정예산의 전액 삭감도 지시했다.

    김 지사는 "목에 칼이 들어와도 할 일은 해야 한다"며 "정확한 판단을 하고 가야지 정치적 유불리를 집어넣으면 어떡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태흠 지사는 "지천은 지형적 여건과 풍부한 수량으로 물을 담수할 수 있는 최적지이고 충남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할 유일한 대안"이라며 사업의 필요성을 줄곧 강조해왔다.

    이에 대해 김돈곤 군수는 14일 기자회견을 통해 "의도적으로 미루고 있는 것이 아닌, 우리 군이 환경부와 충남도에 요청한 사업의 지원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고 새 정부의 정책 방향이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선 의미가 없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충남도를 향해선 "댐 건설 결정과 주민 생활 예산은 엄연히 별개의 사안"이라며 "지방자치의 가치를 심하게 훼손함은 물론 예산을 볼모로 청양 군민을 무시하고 겁박하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돈곤 군수는 "무엇보다 현 시점에서 중요한 사항은 환경부의 명확한 정책 방향"이라며 환경부를 향해서도 발언을 쏟아냈다.

    김 군수는 "국가의 필요성에 의해 추진되는 사업이라면 과거부터 댐 건설로 인해 내재돼있는 주민들의 피해 의식과 상실감을 해소하고 지역 발전을 이끌어낼 지원과 대책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며 "댐 건설로 인해 군민 여론이 분열되어 갈등이 심화되고 장기화돼 고통받고 있는 만큼, 댐 건설의 결정권을 손에 쥐고 있는 환경부에선 댐 건설에 대한 정책 방향을 조속히 결정해줄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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