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 통화하는 모습. 연합뉴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전화 통화를 했다고 크렘린궁이 밝혔다.
크렘린궁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최근 '혈맹'으로 관계를 강화한 김 위원장에게 직접 연락을 취하고 다가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과 관련한 정보를 공유했다.
푸틴 대통령은 오는 15일 미국 알래스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열고 우크라이나 종전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회담은 지난 6일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중동 특사가 러시아를 방문한 이후 급물살을 타고 확정됐다. 그는 위트코프 특사와의 면담 내용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독립국가연합(CIS) 국가 정상 등 우방국 지도자들에게 공유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악수하는 모습. 연합뉴스크렘린궁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통화에서 양국의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에 따라 모든 분야에서 우호·선린·협력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기로 뜻을 모았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6월 평양을 방문했을 때 김 위원장과 함께 해당 조약에 서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통화에서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쿠르스크 영토를 해방하는 과정에서 북한이 제공한 지원과 조선인민군 군인들이 발휘한 용기와 영웅적 희생정신을 다시금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북한 대외매체 조선중앙통신도 이날 통화 사실을 보도하며 김 위원장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조로 간 조약의 정신에 언제나 충실할 것이며 앞으로 러시아 지도부가 취할 모든 조치를 전적으로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북한 매체가 최고지도자의 외국 정상 통화 사실을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또 "조국해방 80돌을 맞는 우리 인민은 80년 전 붉은군대 장병들의 영웅적 위훈을 진정한 국제주의의 귀감으로 경건히 추억하며, 조선 해방을 위해 희생된 소련군 열사들에게 숭고한 경의를 표할 것"이라며 북러 관계의 뿌리를 소련군의 북한 진주로까지 거슬러올렸다.
다만 북한은 오는 15일로 예정된 미·러 정상회담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