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기획위원회 조승래 대변인. 연합뉴스이재명 정부 5년 임기의 청사진을 그리는 국정기획위원회가 60일의 활동을 마치고 국민 앞에 선다. 그간 숨가쁘게 달려오며 도출한 핵심 국정과제들을 국민 그리고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자리다.
국정기획위 출범과 동시에 관심을 모은 정부조직개편안은 부처간 논의가 더 필요해 이번 발표에서는 제외된다. 대신 이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반영한 핵심 개혁 과제들은 그 윤곽이 처음으로 공개된다.
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위는 13일 오후 2시 청와대 영빈관에서 '국민보고대회'를 진행한다.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해 정부·국회·국정기획위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한다. 일반 국민 100명도 온라인 실시간 영상으로 참여한다.
국정기획위는 이날 대국민 보고에서 123대 국정과제를 내놓는다. 분야별로는 △정치(19개) △경제(29개) △균형성장(23개) △사회(37개) △외교안보(15개) 등이다. 아울러 국민적 관심이 높고 성과 체감효과가 큰 12대 중점 전략과제도 발표한다. 중점 전략과제는 △진짜 성장 △코스피 5천시대 △기본사회 △5대 문화강국 실현 등이다.
주목도가 높은 1호 국정과제는 '개헌'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4년 연임제와 결선투표제 등을 담은 개헌안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동시에 이르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국민 투표에 부치자고 제안했다.
개헌에 이어서는 12·3 불법 계엄의 중심에 선 군(軍)을 포함한 권력기관 개혁 과제가 잇따라 포함됐다고 한다. 국방 개혁의 경우 민주적·제도적 통제 강화 방안을 마련해 국민의 군대로 거듭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 담겼다. 계엄에 가담한 국군방첩사령부를 폐지하고, 이재명 정부 임기내 전시작전통제권을 전환하는 내용도 국정과제로 뽑혔다.
이 대통령과 여당이 강조해온 검찰·사법·언론개혁은 모두 국정과제 윗단에 배치됐다고 한다. 검찰개혁은 검찰청을 폐지하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을 신설하는 방안으로, 현재 더불어민주당이 추진중인 법안과 대동소이하다. 사법개혁 부분도 대법관 증원과 법관 평가의 투명성 강화 등 정부·여당이 공감대를 이룬 내용들이라고 전해졌다.
이한주 국정기획위원회 위원장. 연합뉴스
전임 윤석열 정부에서 '호위대 역할'로 문제가 된 감사원도 주요 개혁 대상으로 선정됐다. 개혁 방향은 감사원의 정책감사를 폐지하고 적극 행정을 활성화하는 게 골자다. 여기에 위법·부당한 지시를 거부하는 공직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는 제안도 개혁안에 담길 전망이다. 개헌을 필두로 한 각종 개혁 방안들이 국정과제의 핵심으로 꼽힌 셈이다.
국정기획위는 경제 분야에서도 29개의 국정과제를 제시하면서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인공지능(AI)과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한 경제 도약이 핵심이다.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대전환도 주요 국정과제로 올랐다.
국정기획위 안팎에서 관심을 모은 정부조직개편안은 이번 대국민 보고에서 빠진다. 그간 정치권을 비롯해 경제·산업 등 여러 부문에서 △기획재정부 분리 △금융위원회 해체 △기후에너지부 신설 등 추측성 개편안들이 쏟아졌다. 국정기획위 내부에서도 여러 목소리들이 나왔지만, 이견을 말끔하게 해소하지는 못했다고 한다.
한 국정기획위 관계자는 "정부조직개편안의 얼개는 대통령실에 보고했다"며 "다만 국정기획위 내부에서 의견이 엇갈린 데다 정부조직개편안을 발표할 경우 자칫 공들여 내놓은 국정과제에는 관심이 떨어질 수 있어 제외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번에 국정기획위에서 마련한 국정과제는 추후 신설되는 대통령 직속 국가미래전략위원회로 옮겨져 보완·추가·조정 등 작업을 거칠 계획이다. 대통령실은 이같은 국정과제의 추진을 총괄하고, 국무조정실은 점검·관리·평가 역할을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