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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정당

    '전한길 난동'에 발목 잡힌 국힘…산으로 가는 全大

    지도부 늑장대응 속 판세 꼬인 전당대회

    지지율 16% 경신에도…당권주자 간 '윤 어게인' 소모전
    첫 TV토론서도 찬탄 vs 반탄…'계몽령'·'부정선거' 논쟁까지
    극우 논란에도…최고위원 일부 후보까지 '전한길 토론회' 참여

    극우인사 전한길씨. 연합뉴스극우인사 전한길씨. 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 세력을 대표하는 극우 인사 전한길씨가 국민의힘 전당대회 판을 뒤흔들고 있다. 계엄·탄핵을 둘러싼 노선 논쟁이 극단 세력과의 관계 설정 문제로 변질되면서, 쇄신 경쟁이 사라지고 강성 지지층 결집 경쟁만 남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는 11일 오전 회의를 열어 전씨 난동 사태 재발 방지책을 논의한다. 지난 8일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벌어진 소동이 전당대회 흐름을 뒤흔드는 변수가 된 만큼, 손 놓고 있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선관위는 시·도당 보고를 받고 출입 비표 관리·경비 체계 점검 등 규정 보완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당내 의원들 사이에서도 "전씨 같은 인물이 당을 좌지우지해서는 안 된다"는 비판이 텔레그램 단체방을 달굴 정도다.

    문제는 전씨가 앞으로도 전당대회 판에 계속 나서겠다고 예고하면서 사태가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이번 전당대회는 애초 대선 패배 이후 윤 전 대통령의 계엄·탄핵 논란을 넘어 당 노선과 정체성을 재정립하고 쇄신 방향을 찾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느닷없이 전씨가 등장하고 당 지도부가 '늑장 대응' 비판을 받으면서 현실은 '전한길·윤석열 프레임'에 갇혀 논의가 산으로 가고 있다. 당 지지율은 지난 7일 전국지표조사(NBS) 기준 16%로 최저치를 찍었는데도 컨벤션 효과는커녕 역효과 우려만 커지고 있다.

    10일 서울 광화문 채널A스튜디오에서 국민의힘 8·22 전당대회 첫 방송토론회에 앞서 (왼쪽부터)안철수, 조경태, 장동혁, 김문수 후보가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10일 서울 광화문 채널A스튜디오에서 국민의힘 8·22 전당대회 첫 방송토론회에 앞서 (왼쪽부터)안철수, 조경태, 장동혁, 김문수 후보가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날 열린 첫 당대표 TV토론도 기대와 달리 대부분 '윤 어게인' 공방으로 채워졌다.

    통상 전당대회를 앞두고 열리는 TV토론은 당원과 유권자들이 후보들의 노선과 리더십 비전을 비교해 선택을 돕고, 본 경선에 관한 관심과 열기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번 TV토론에서는 정책·비전 경쟁은 사라지고 극우 세력과의 관계 설정 논쟁만 이어졌다.

    장동혁 후보는 '윤 어게인 후보인가'라는 질문에 "다른 주장에 대해선 동의하기 어렵지만,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확고하게 지키고 반(反)국가 세력을 척결해야 한다는 윤 어게인 (측) 주장은 당대표가 돼도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친길(親전한길) 후보'라는 지적에는 "언론이 프레임을 씌우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장 후보는 "'계몽령'을 주장하는 분들에 대해 마치 모든 계엄을 찬성·옹호하는 것처럼 말한다"며 "계몽령의 진짜 뜻은 계엄이 잘못됐더라도 국민이 알지 못했던 문제점과 대통령의 주장 등을 새롭게 알게 됐다는 뜻"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의 불법 비상계엄이 '더불어민주당의 의회 폭거로 비롯됐다'는 극우 세력 주장을 되풀이한 셈이다.

    김문수 후보도 "계엄이란 헌법상 대통령의 비상대권 중 하나"라며 "계엄을 찬성하지는 않지만, 계엄을 유발한 민주당이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장관·감사원장 등을 탄핵하고 무지막지한 입법권 남용 폭거에 대해 비판해야 한다"며 불법 비상계엄의 책임을 민주당에 돌렸다.

    김 후보는 부정선거 음모론을 사실상 옹호하기도 했다.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이라는 그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며 "부정선거는 지금 사전투표 때문에 문제가 많이 생긴다"고 주장했다.

    반면 안철수·조경태 후보는 극우 세력과의 절연을 주장했다. 조 후보는 "윤 전 대통령은 만고의 역적이고, 국민에게 총을 겨눈 사람"이라고 직격했고, "계엄 옹호는 극우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김 후보는 TV토론 직후에도 기자들과 만나 "(전씨 윤리위 회부 관련) 징계가 능사가 아니다. 극좌·극우 프레임은 민주당이 덮어씌우는 프레임"이라며 강성 지지층을 의식한 행보를 보였다.

    이런 가운데 11일 오전 '자유우파 유튜브 연합 토론회'에는 최고위원 후보 일부가 참여한다. 이 자리는 전씨와 극우 유튜버들의 영향력을 재확인하는 자리가 될 가능성이 크다.

    2주 앞으로 다가온 전당대회 역시 '윤어게인' vs '윤 절연'이라는 해묵은 구도 속에 치러질 거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렇게 가다간 새 지도부 출범이 오히려 지지율 하락과 내부 분열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당내에서 나온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전당대회라는 당의 축제에서 특정 주장을 관철하려고 선동한 것은 부적절하다"며 "조국·윤미향 사면 등 민주당에 불리한 이슈가 전씨로 인해 오히려 묻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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