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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中 '희토류' 보복에 美 '국유화'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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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中 '희토류' 보복에 美 '국유화'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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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포커스]
    中, 희토류 무기화에 美, H20칩 판매 통제 철회
    美軍, 희토류업체 인수하며 비축에 나섰지만
    중국 영향력서 당분간 벗어나기 어려울 듯

    미국은 지난 7월 희토류 산업의 사실상 국유화에 착수했다.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에 맞선 특단의 대책이다. 하지만 단기간에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연합뉴스미국은 지난 7월 희토류 산업의 사실상 국유화에 착수했다.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에 맞선 특단의 대책이다. 하지만 단기간에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연합뉴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엔비디아(NVDA)의 H20 칩을 중국에 팔기로 한 결정에 대해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중국이 H20 칩을 통해 AI(인공지능)를 고도화시키면, 자칫 미국의 기술 패권이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당초 지난 4월 AI용 엔비디아 H20칩의 중국 판매를 통제한다고 밝혔었다. 그러다 약 3개월 만에 이를 철회했다.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미국의 관세폭탄에 중국이 희토류를 무기화 하며 반격하자 굴복한 것이다.
     
    지난 6월 4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신문(WSJ)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이 희토류 수출량을 크게 줄인지 약 한 달 만에 미국 자동차 산업에 타격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포드 자동차 시카고 공장이 지난 5월 희토류 제품의 공급 부족으로 일 주일 동안 SUV 차량의 생산을 중단했다는 것이다.
     
    WSJ는 유럽과 일본의 일부 자동차 공장들도 잇따라 가동을 멈추면서, 세계 각국의 제조업에 비상이 걸렸다고 전했다.
     
    이대로 가면 미국의 방산업체들도 비슷한 사태에 직면할 수 있게 된다.
     
    희토류가 들어가는 중요 부품이 조달되지 않으면 전투기와 무인기, 잠수함, 미사일 등 첨단 무기의 생산도 차질을 빚기 때문이다.

    미국 록히드마틴사가 개발한 F-35 라이트닝 II 스텔스 전투기의 비행 모습. 미국 국방부는 F-35에 상당한 양의 희토류 자석이 들어간다고 밝혔다. 미국 국방부 홈페이지 캡처미국 록히드마틴사가 개발한 F-35 라이트닝 II 스텔스 전투기의 비행 모습. 미국 국방부는 F-35에 상당한 양의 희토류 자석이 들어간다고 밝혔다. 미국 국방부 홈페이지 캡처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가 얼마나 위력이 컸는지는 미국의 대책을 보면 짐작이 간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7월 10일 희토류 산업을 사실상 국유화하는 특단의 대책을 내놓았다.
     
    미국 최대의 희토류 채굴 및 가공업체 '엠피 머터리얼즈' (MP Materials)'를 미국 국방부가 인수하기로 한 것이다.
     
    국방부가 4억 달러를 투자해 '엠피 머터리얼즈'의 우선주를 사들이는 방식이다.
     
    또 향후 10년 안에 국방부 지분을 15%로 늘릴 수 있는 신주인수권도 갖기로 했다. 미국 정부가 최대주주가 되려는 것이다.
     
    여기다 JP 모건과 골드만삭스로부터 10억 달러를 추가로 조달해 핵심 희토류 제품인 자석의 제조시설을 10배 증설하기로 했다.
     
    미국 국방부는 또 가격 하한선을 정해 제품을 구매하겠다는 약정도 체결했다.
     
    전면적 국유화는 아니지만 희토류 산업을 국가가 떠맡아 끌고 나가겠다는 것은 분명하다. 전시 경제 상황이나 다름없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 패스(Mountain Pass)에 위치한 미국 유일의 희토류 광산. 미국 국방부는 이 광산을 보유한 미국 회사 'MP 머터리얼즈'의 주식을 매입하고, 향후 최대 주주가 될 수 있도록 했다. MP 머터리얼즈 홈페이지 캡처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 패스(Mountain Pass)에 위치한 미국 유일의 희토류 광산. 미국 국방부는 이 광산을 보유한 미국 회사 'MP 머터리얼즈'의 주식을 매입하고, 향후 최대 주주가 될 수 있도록 했다. MP 머터리얼즈 홈페이지 캡처 
    미국의 희토류 산업 회생 대책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24년 3월 11일, 미국 국방부는 야심찬 희토류 자립화 방안을 내놓았다.
     
    오는 2027년까지 모든 방위 산업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완전 통합된 광산-자석 희토류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성과는 더뎠다. 그래서 던진 승부수가 희토류 산업을 국가가 직접 떠맡는 것이다.
     
    이번 특단의 대책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희토류 분야에서 중국을 따라잡는 것은 수 년 내에 불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첨단 무기 제조에 필수적인 희토류 자석.  미국 MP 머터리얼즈 제공첨단 무기 제조에 필수적인 희토류 자석. 미국 MP 머터리얼즈 제공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첨단 무기 생산에 필수적인 고급 영구자석('네오디뮴철붕산자석', Neodymium-iron-boron magnets, NdFeB)의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희토류로 만드는 고급 영구자석의 올해 미국내 생산량은 1천 톤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것은 중국의 지난 2018년 생산량 13만 8천 톤의 1%에도 못 미친다는 것이 CSIS의 분석이다.
     
    중국과의 경쟁은 차치하고, 미국의 방산 무기에 들어가는 희토류 제품의 조달조차 안심할 수 없는 수준으로 보인다.
     
    이번에 국방부 주도로 설립될 희토류 공장도 2028년이나 돼야 가동된다. 그 전까지 미국의 취약점은 개선되기 어렵다는 뜻이다.
     
    CSIS는 희토류 제품의 "대체 공급망이 개발될 때까지 중국의 영향력을 유지될 것이며, 이는 미국 경제에 상당한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CSIS, 2025년 6월 11일, 'Trump strikes a deal to restore rare earth access' 트럼프, 희토류 확보 위해 협상 타결)

    중국의 쓰촨성에 있는 희토류 회사 '성허자원홀딩스 주식회사'(盛和資源控股股份有限公司). 중국 국유기업으로 알려진 이 회사는 미국 유일의 희토류 채굴 및 가공회사 '엠피 머터리얼즈'의 지분 7%를 보유해왔다. 성허자원홀딩스 홈페이지 캡처중국의 쓰촨성에 있는 희토류 회사 '성허자원홀딩스 주식회사'(盛和資源控股股份有限公司). 중국 국유기업으로 알려진 이 회사는 미국 유일의 희토류 채굴 및 가공회사 '엠피 머터리얼즈'의 지분 7%를 보유해왔다. 성허자원홀딩스 홈페이지 캡처 
    미국 유일의 희토류 회사 '엠피 머터리얼즈'의 경영에 중국이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는 사실도 다시 부각되고 있다.
     
    중국의 국유 회사로 알려진 '성허자원홀딩스 주식회사'(盛和資源控股股份有限公司)는 '엠피 머터리얼즈'의 지분 7% 정도를 보유하고 있다.
     
    더구나 이 중국 회사는 '엠피 머터리얼즈'의 캘리포니아 광산에서 채굴된 희토류의 절반 이상을 사가는 '큰손'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이 희토류 자립을 외치고 있던 시기에도, 실제로는 중국의 도움으로 연명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중국 개혁개방의 선구자 덩샤오핑(鄧小平)은 지난 1992년 1월 남순강화 시기에 "중동에는 석유가 있고, 중국에는 희토류가 있다"는 말을 남겼다. 중국 국영 라디오 CNR 홈페이지 캡처중국 개혁개방의 선구자 덩샤오핑(鄧小平)은 지난 1992년 1월 남순강화 시기에 "중동에는 석유가 있고, 중국에는 희토류가 있다"는 말을 남겼다. 중국 국영 라디오 CNR 홈페이지 캡처
    중국의 세계 희토류 공급망 장악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덩샤오핑(鄧小平)은 1992년 남순강화 때 "중동에 석유가 있다면, 중국에는 희토류가 있다"(中东有石油,中国有稀土)고 말했다.
     
    30여 년 전 그의 예언처럼, 중국은 현재 미국과의 관세전쟁에서 희토류를 '경제의 핵무기'로 쓰고 있다.
     
    트럼프 집권 1기 때 미국과 혹독한 무역전쟁을 치르면서 중국은 '희토류의 무기화'를 치밀하게 준비했다.
     
    중국은 2020년 10월 '수출통제법'을 제정했다. 민군 이중용도 품목의 수출을 통제하기 위한 것이다. 희토류도 당연히 포함됐다.
     
    이번 희토류 보복 이후 중국은 희토류의 기술 유출을 극도로 경계, 감시하고 있다.
     
    희토류 관련 인력의 명단을 만들어 출국부터 통제하고 있다. 아예 여권까지 압수해 당국이 보관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신문 WSJ, 2025년 6월 25일자)

    미국은 최근 라이칭더 (賴淸德) 대만 총통의 미국 경유 방문을 이례적으로 허용하지 않았다. 관세 협상을 하고 있는 중국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사진은 지난 7월 15일 한광훈련을 시찰하고 있는 라이칭더 대만 총통. 대만 총통부 홈페이지미국은 최근 라이칭더 (賴淸德) 대만 총통의 미국 경유 방문을 이례적으로 허용하지 않았다. 관세 협상을 하고 있는 중국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사진은 지난 7월 15일 한광훈련을 시찰하고 있는 라이칭더 대만 총통. 대만 총통부 홈페이지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협상에 더 조심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미국이 최근 라이칭더(賴淸德) 대만 총통의 미국 경유 방문을 불허한 것도 그 사례로 꼽히고 있다.
     
    7월 30일자 미국 뉴욕타임스신문(NYT)은, 만약 미국이 대만 총통의 방문을 허용했다면 중국을 격분시켰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이 미중 관계의 안정과 정상회담 성사에 신경을 쓰면서, 대만 문제에서는 자세를 낮추고 있다는 시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집권 1기 때보다 훨씬 더 맷집이 세진 시진핑 주석을 상대하고 있다.
     
    현재 진행중인 관세 전쟁에서도 미국이 중국보다 우위에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
     
    강성웅 국제정치 칼럼니스트
    - 전 YTN베이징 특파원, 해설위원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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