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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정당

    누가 국힘 당대표 되든 '강대강 대치' 필연

    찬탄파도 '강한 야당' 전제조건으로 쇄신 강조

    안철수·조경태 "정상적 정당 지지율 회복부터"
    계엄-탄핵 등서 자유롭단 점도 '공격수' 장점 어필
    '無계파' 강조하는 주진우도 '민주당 저격수' 자처

    3일 오후 영등포구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6차 전당대회 당 대표 후보자 비전대회에 참석한 후보자들과 당 관계자들이 무대위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주진우, 김문수, 안철수, 조경태, 장동혁 후보. 황진환 기자3일 오후 영등포구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6차 전당대회 당 대표 후보자 비전대회에 참석한 후보자들과 당 관계자들이 무대위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주진우, 김문수, 안철수, 조경태, 장동혁 후보. 황진환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정청래 의원을 당대표로 뽑은 가운데 '맞상대'인 국민의힘 전당대회에도 관심이 쏠린다. 여전히 '내란당' 공격을 받는 소수야당으로서는 리더십 선택 기준으로 향후 대여(對與) 투쟁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강성 친명인 정 신임대표는 "계엄에 대한 사과·반성이 없는 이들과는 악수하지 않겠다"는 당선 일성을 내놓기까지 했다.
     
    이에 5파전에서 우위를 보이는 반탄(탄핵 반대) 후보가 당선될 경우, 여야 대치가 극한으로 치달을 거라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탄핵 찬성파 역시 이재명정부를 '타격감 있게' 때리기 위한 전제로 쇄신을 내걸고 있어 어느 쪽이든 협치(協治)는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4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5명(주진우·김문수·안철수·조경태·장동혁, 이상 발표 순)의 후보는 전날 중앙당사에서 열린 전대 비전발표회에서 당정의 일방적인 국정 운영을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강도 차이는 있지만, 현 정국을 이대로 방치할 수 없다는 데엔 뜻을 함께한 것이다.
     
    실제로 찬탄파 후보인 안철수 의원은 파란색으로 뒤덮인 PPT 화면을 제시하며 "대통령, 행정부, 국회, 공공기관, 그리고 사법부와 시민사회 전역에서 '이재명 민주당'의 지배가 시작됐다"고 했다. 

    그는 "170여석에 달하는 민주당 의원들은 매일매일 '이재명 대통령배 천하제일 아부떨기 대회'를 하고, 정부의 딥스테이트인 성남파들은 잇따라 저질 인사와 괴이한 정책을 발표 중"이라며 다소 원색적인 비난도 쏟아냈다.
     
    '45+α(45명 이상)'를 인적쇄신 대상으로 지목한 조경태 의원도 비슷한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조 의원은 "입법부와 행정부를 장악한 민주당은 우리 당을 해산시키겠다고 협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찬대 의원이 발의한 '내란특별법' 등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상대적으로 '반(反) 이재명' 메시지가 적었던 조 의원의 정견은 국민의힘이 처한 딜레마를 잘 보여준다. 대구·경북(TK) 민심마저 예전 같지 않은 상황에서 내부 혁신을 주도하면서, 그 명분은 '대여투쟁 화력 제고'에 있단 당위성을 설득해내야 하는 것이다.
     
    즉 공격수로서의 결격사유를 해소해야, 여당과 링 위에서 제대로 붙어볼 수 있다는 논리다. 이는 찬탄 후보들이 차가운 민심을 적극 부각한 이유이기도 하다. '지지율이 깡패'라고들 하는 당정 지지를 상쇄할 대안이 되지도 못하면서, 어떻게 여론을 등에 업고 싸우겠냐는 의미다.
     
    안 의원은 12·3 비상계엄 직후에도 20%대는 지켰던 정당 지지율이 최근 10%대까지 추락한 점을 두고 "당 지지율 17%, 즉 국민 10명 중 8명 이상이 우리 당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짚었다. 당정의 거듭된 인사 논란 등에도 과반의 국민은 민주당을 더 의지하고 있다며 "과거 우리 당의 지지층이었던 분들이 점차 파란색으로 물들고 있다"고 꼬집었다. 

    같은 맥락에서 조 의원도 "지난 과거에 대한 진실한 반성과 책임지는 모습을 보일 때 국민들의 시선도 우리 당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의 존립기반 자체가 흔들리는 현실을 직시하고 '정상적인 지지율'부터 회복하자는 것이다.
     
    이들은 민주당에 책잡힐 게 없는 사람이 당을 이끌어야 국민의힘 해체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위헌정당 해산'이 전혀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라는 위기감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안 의원은 "비상계엄의 잔재와 특검의 정당해산 음모에 당당하게 대적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자신이라고 했고, 조 의원은 "탄핵을 부정하고 극우의 손을 놓지 못하는 후보가 당대표가 된다면 민주당은 망설임 없이 국민의힘 해산 작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최고위원 후보자 비전대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점식 사무총장, 신동욱, 함운경, 김민수, 김태우, 양향자, 장영하, 김재원, 손범규, 김근식, 최수진, 홍석준 후보, 황우여 선관위원장. 황진환 기자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최고위원 후보자 비전대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점식 사무총장, 신동욱, 함운경, 김민수, 김태우, 양향자, 장영하, 김재원, 손범규, 김근식, 최수진, 홍석준 후보, 황우여 선관위원장. 황진환 기자
    김문수·장동혁 등 반탄 후보들은 이같은 주장을 두고 '내부 총질'이라 비판하지만, 결국 '강한 보수', '강한 야당'을 만들겠다는 목표는 같은 셈이다. 현역 절반 가까이를 쇄신 대상으로 삼으면, 개헌저지선이 붕괴되는 게 아니냔 비판을 받았던 조 의원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에서 나간 의원이 민주당에 협조하겠나"라고 되물었다. 의석수보다 국민 신뢰를 찾는 게 오히려 체급 키우기에 도움이 된다는 취지다.
     
    양 진영을 다 공격하며 '무(無)계파 초선'을 강점으로 미는 주진우 의원도 민주당에 최적화된 저격수를 자처하고 있다. 주 의원은 "박근혜 청와대 압수수색은 막고, 문재인 청와대 압수수색은 뚫었다"며 "일당백인 저에게 팀을 붙여주신다면 그 즉시 전투력 급상승을 경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누가 국민의힘 지휘봉을 쥐든 여야 대치 정국은 강화될 거라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날 방송3법 등 쟁점법안 일방처리를 예고한 민주당에 대항해 펼쳐질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도 일부 당권 주자들의 '전투력'을 가늠할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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