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위원회가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 도출에 막바지 총력을 쏟고 있다. 임기 개시와 맞춰 두달 가까이 달려온 국정기획위는 이재명 대통령이 휴가에서 돌아온 직후 국정과제의 세부 내용을 국민 앞에 발표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국정기획위의 청사진이 가시화한 데 발맞춰 노란봉투법과 방송 3법 등 개혁 입법 추진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다만 국민의힘에서 강하게 반발함에 따라 8월 입법 전쟁을 둘러싼 여야간 진통이 예상된다.
국정위, 李 정부 5년 '국정 청사진' 가닥
연합뉴스4일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국정기획위는 지난 1일 이 대통령에게 국정과제 최종안을 대면 보고했다. 이튿날인 2일에는 보완 자료를 만들면서 대국민 보고를 앞두고 마무리 작업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대국민 보고 자리에는 이 대통령도 참석한다. 아직 구체적인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 대통령의 휴가가 끝나는 8일 이후로 예상된다.
국정기획위는 이재명 정부 5년 임기의 국정 청사진을 그리는 조직이다. 지난 6월 16일 출범해 그간 국가비전을 중심으로 국정 원칙과 목표를 논의해왔다.
최종안에는 12대 중점전략과제를 비롯해 국정과제 120여개와 세부실천과제 500여개 등이 포함됐다고 전해진다. 중점전략과제는 인공지능(AI)·균형성장·진짜성장 전략 등을 골자로 한다.
국정과제 이행에 필요한 입법 계획을 짜는 것도 국정기획위의 주요 역할이다. 국정기획위 조승래 대변인은 "국정과제 수립 과정에서 내부 검토한 결과 약 900여건의 입법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법률 제·개정이 필요한 국정과제는 약 700건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당인 민주당의 조력이 필수적인 이유다.
민주당이 국정기획위로부터 국정과제를 공유받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10시30분 의원총회를 열고 국정기획위와 만난다.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국정기획위에서 그동안의 활동 내용을 보고하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이를 바탕으로 민주당은 오후 1시 30분 의원총회에서 우선 처리할 쟁점 법안을 결정할 예정이다.
與, 국정위 구상 바탕 '개혁 입법' 속도
국정기획위는 의원총회에서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과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해당 법안들은 국정기획위가 선정한 핵심과제이기도 하다.
앞서 국정기획위 이한주 위원장은 고용노동부 업무보고에서 "노동시장 이중구조로 인한 격차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며 노란봉투법 마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국정기획위 사회2분과 방송통신소분과장인 민주당 김현 의원도 "방송을 국민의 품으로 돌리는 개혁을 이루겠다"며 방송 3법 처리를 수차례 언급했다.
민주당은 이날 열리는 7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노란봉투법과 방송 3법 등을 상정할 계획이다. 법안이 통과하면 국정기획위의 과제 가운데 실제 성과로 이어진 첫 사례로 기록된다.
야당은 결사 반대 태세다. 민주당의 강행 처리 방침에 반발한 국민의힘은 비상대기령을 내리고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예고한 상태다. 민주당은 이같은 필리버스터에 맞서 본회의 때마다 법안을 1개씩 쪼개 처리하는 이른바 '살라미' 전술로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국회법상 필리버스터 개시 24시간 이후에는 표결을 거쳐 토론을 종결할 수 있다. 7월 임시국회 종료일은 다음날인 5일이다. 이날 오후 2시 본회의가 열리고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를 시작하면 두번째 안건은 5일 자정이 지나 자동 종결되지만, 첫번째 안건은 필리버스터 종결 직후 표결이 가능하다.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에 돌입하더라도 최소 1개 법안의 통과는 기정사실인 이유다.
민주당은 7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한 법안들은 8월 임시국회에 다시 상정한다는 계획이다. 노란봉투법과 방송 3법 이외에 자산규모 2조원 이상 기업의 집중투표제 의무화 등을 담은 '더 센 상법'도 함께 추진한다.
8월 본회의는 오는 21일로 예상된다. 야당의 극한 반발 속에 민주당 정청래 신임 당대표 역시 협치에 선을 그은 만큼 법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간 진통은 8월 내내 지속될 전망이다. 여야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를 앞두고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만나 처리 안건 등을 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