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적표시 12호 '경기 이천쌀'
한국 쌀의 품격을 말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 이천쌀. 오래전 성종실록에 임금님께 진상된 쌀로 기록된 이천쌀은 오랜 세월 '밥맛 좋은 쌀'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해 왔다.
이천쌀은 2005년 쌀 품목으로는 국내 최초로 지리적표시제(PGI) 인증을 획득하며, 그 품질과 명성을 법적으로 보호받게 됐고, 대한민국 대표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다졌다.
◇ 밥맛이 특별한 이유 경기도 이천시 대월면의 드넓은 논, 이천시쌀연구회 농지에서 만난 원종구 회장은 30년 넘게 이천쌀을 재배해 온 베테랑이다. 품종 선택부터 파종, 수확에 이르기까지 물관리, 친환경 농법, 병해충 방제 등 까다로운 관리로 쌀의 품질을 지킨다.
"이천은 토질이 좋고, 병해충도 적어요. 여기에 품종, 품질, 농민들의 세심한 관리까지 더해져 전국 최고라고 생각해요."
이천쌀이 도약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계기는 '품종 전환'이다. 기존 일본계 품종인 추청, 고시히카리를 과감히 걷어내고, 국산 품종인 '해들'과 '알찬미'로 전면 개편했다. 이 품종들은 이천 특유의 일교차 큰 기후에 잘 어울리며, 소비자 입맛도 적중했다.
그는 풍년의 기쁨은 물론, 소비자가 이천쌀을 알아보고 찾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이천쌀의 자존심은 곧 농부의 자부심이다. 그 자부심을 지키기 위해, 이천쌀 농가들은 앞으로도 품종 개량, 작목반 운영, 품질 위원회 설립 등을 통해 고품질 농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천쌀. 자료사진
이천쌀을 포장하는 모습. 노컷TV 캡처◇ 브랜드 가치를 지키는 철저한 품질 관리 이천 남부농협 미곡종합처리장(RPC)은 생산부터 수매, 저장, 도정, 포장까지 체계적인 일원화 관리를 통해 품질의 균일성을 지킨다. 건조 시 적정 수분을 유지하며, 도정 후에는 색채 선별기를 사용해 이물질이나 변형 쌀을 걸러낸다. '밥맛 좋은 쌀'의 기준을 정하고, 단백질 함량 등 품질 등급별로 수매 가격을 차등 적용하는 인센티브 제도도 정착돼 있다.
이천남부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 석재현 대표이사는 "많은 생산량보다 질 좋은 쌀 생산에 집중하는 것이 브랜드 가치를 지키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 오직 이천에서만! 진짜 이천쌀, 진짜 브랜드 32년 전, 임금님표이천브랜드관리본부는 가짜 이천쌀을 막고, 진짜를 지켜내기 위해 우리나라 최초의 농산물 브랜드화를 시작했다. 현재 이천 지역에서 재배된 쌀만 '이천쌀'로 불릴 수 있으며, 전체 재배 면적의 95% 이상이 계약재배로 이뤄지고 있다. 또한 잔류농약, DNA, 품질·품위 검사 등을 매달 시행해 소비자가 안심할 수 있는 안전 먹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임금님표이천브랜드관리본부의 홍광표 본부장은 "최근 쌀 소비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쌀을 활용한 간식, 음료 등 다양한 가공식품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라며 "고품질 브랜드화를 통한 농민 소득 증대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천쌀은 이제 먹는 것을 넘어 '체험하는 브랜드'로 진화하고 있다. 이천농업테마공원과 쌀문화전시관은 이천쌀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한자리에서 보여주는 공간으로, 농업의 가치와 브랜드의 정체성을 직접 느낄 수 있다.
이천팜마켓과 라이스카페 같은 판매장에서는 이천쌀을 활용한 다양한 간식과 음료, 밀키트 등이 새롭게 선보이고 있다. 임금님의 밥상에 오르던 쌀은 이제 젊은 세대를 위한 새로운 먹거리로도 거듭나고 있다.
진열되어 있는 이천쌀. 노컷TV 캡처
지리적표시 제12호 이천쌀. 노컷TV 캡처◇ 밥상 위의 신뢰, 지리적표시로 증명된 가치
이천쌀은 임금님 진상미라는 역사적 가치를 바탕으로 품종 개량, 체계적 품질 관리, 브랜드 보호와 현대 식문화 대응까지 여러 방면에서 모범적인 농산물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탁월한 자연환경과 농민들의 정성 어린 노력, 그리고 철저한 계약재배와 품질 검증 시스템이 더해져 소비자의 신뢰를 얻었다.
대한민국 쌀의 품격이자 농업 브랜드의 자존심, 이천쌀. 이름 하나만으로도 신뢰와 품격을 증명하며, 앞으로도 변함없는 자부심으로 국민의 밥상 위에 함께할 것이다.
본 프로그램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