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회의실에서 열린 고용노동법안소위에서 국민의힘 김형동 의원(왼쪽)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의 다음달 4일 처리를 목표로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민의힘이 '불법 파업을 제도화하려는 시도'라고 반발한 가운데 여야 간 합의에 진통이 예상된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28일 고용노동부와 당정 간담회를 열고 노란봉투법의 조속한 이행을 한 목소리로 강조했다. 환노위원장인 안호영 민주당 의원은 모두발언에서 "계절이 바뀌면 옷이 바뀌는 것처럼 변화하는 노동 현실에 맞게 법도 바뀌어야 한다"며 "이제는 노란봉투법을 마무리 지을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도 호응했다. 김 장관은 "그동안 수많은 노동자가 희생됐다는 점에서 노조법의 조속한 개정이야말로 노동 존중 사회를 목표로 하고 있는 이재명 국민주권정부의 대표적 개혁 입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정이 추진중인 노란봉투법의 핵심은 '사용자 범위 확대'다. 하도급 노동자가 원청 기업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아울러 쟁의행위 범위를 확대하는 동시에 파업 노동자를 겨냥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실무당정협의회에서 안호영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노란봉투법은 앞서 두차례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결국 폐기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를 꼬집으며 지난 대선에서 노란봉투법 처리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 대통령은 최근 대통령실 참모들에게도 노란봉투법의 진행 상황을 확인하며 "법안 처리 일정을 더이상 미루지 않는 게 좋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민주당은 이같은 이 대통령의 의지에 발맞춰 노란봉투법의 신속한 처리에 당력을 모은다는 구상이다. 환노위 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는 김주영 의원은 당정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8월 4일 본회의 상정을 목표로 노란봉투법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개정안 내용은 윤 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당시 법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즉각 반발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노란봉투법은) 불법 파업과 점거 등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원천 차단함으로써 사실상 불법 파업을 제도화하려는 시도"라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협력업체와 중소기업이 떠안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김형동 의원은 "미국과 통상 협상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투자를 해야 할 기업들의 경제 활동에 오히려 부담이 되는 법률을 국회가 적극적으로 통과시키면 기업더러 어떻게 하라는 건 지 의문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같은당 김위상 의원은 "시일이 조금 늦어지더라도 여야가 심도 있는 논의를 하는 게 좋지 않겠냐"고 거들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국민의힘의 '속도 조절' 요구에도 다음달 4일 노란봉투법을 처리해야 한다는 기류가 강하다. 이미 윤 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법안 처리가 지체된 데다 대미 통상 협상과 노동권 강화는 별개로 봐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환노위 소속 한 민주당 의원은 "노란봉투법 처리를 늦춘다고 대미 통상 협상 상황이 바뀌는 건 아니다"며 "부족한 부분이 있어도 정해진 길을 가겠다. 다음달 4일에 개정안을 처리할 수 있을 걸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