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중구 제1수창공원에서 시민들이 더위를 식히러 나와 있다. 곽재화 기자올해 첫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27일.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오후 1시, 수풀이 우거진 중구 경상감영공원 벤치에는 수십여 명의 노인들이 둘러앉아 함께 더위를 식혔다.
"뜨겁다. 뜨거워"를 외친 노인들은 그늘에 삼삼오오 모여 부채질을 하거나 오이와 시원한 과일 등을 나눠 먹으며 더위를 피했다.
이곳에서 20년째 문화관광해설사로 봉사하고 있다는 김정숙(69) 씨는 "나무 그늘이 짙어서 그나마 시원하고, 벤치가 많다 보니 더위를 피하려는 노인들이 자주 찾는 곳"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그래도 지열이 있다 보니까 무더운 한낮에는 아무래도 걱정이 된다"고 우려했다.
이날 경상감영공원 인근에서 만난 40대 여성 서규원씨는 "너무 더워서 죽겠다. 집 밖으로 나오자마자 숨을 못 쉬겠다"고 한숨을 쉰 뒤 "물 뿌리고 다니는 (살수)차가 자주 다녔으면 좋겠고, 지열이 너무 뜨거워서 분수 나오는 곳(수경시설)이 확대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아이와 함께 분수가 있는 공원을 찾는 가족, 반려견과 함께 분수대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시민들도 있었다.
비슷한 시각 중구 제1수창공원 분수대 앞에는 아이를 데리고 나온 부모들이 벤치에 앉아 더위를 식혔다.
돌이 갓 지난 아이를 품에 안은 인근 주민 신민정(36)씨는 "분수대나 물놀이장이 있으니 비교적 시원하고 아기랑 같이 나오기에 좋다. 어린이집과 유치원 하원 시간인 오후 4시쯤 되면 아이들과 부모들이 엄청 많다"고 말했다.
쌍둥이 아이와 함께 외출 중이던 이가현(40)씨는 "거의 매일 오전에 나오는데, 7월이나 8월쯤에는 아기들이 더위에 취약해 백화점이나 몰 같은 실내로 가게 된다"며 손부채질을 해댔다.
대구지방기상청은 이날 오전 11시를 기해 대구와 문경, 영주, 봉화 평지, 울진 평지를 제외한 경북 지역에 폭염주의보를 발효했다.
이날 오후 4시까지 낮 최고 기온은 대구 32.6도, 대구 북구 33.3도, 포항 기계면 33.8도. 경주와 경산, 안동 길안면 33.1도를 기록했다.
올해 첫 폭염특보는 지난해보다 17일 늦게 발효됐다. 지난해에는 6월 10일 첫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폭염주의보는 일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으로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효된다.
한편 기상당국은 오는 28일 오전부터 저녁까지 5~60mm의 장맛비가 내리겠지만, 습도가 상승하면서 당분간 최고체감온도가 33도 안팎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대구지방기상청은 "오는 28일부터 폭염특보가 확대되거나 강화될 수 있고, 일부 지역에서는 열대야가 나타날 수 있으니 기상정보를 참고하기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