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류 및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공동선언'을 채택한 인도네시아 서자바주와 충남도. 충남도 제공인도네시아는 총 발전량의 60%를 석탄화력발전에 의존하고 있다.
세계 최대 석탄 수출국이기도 한 인도네시아는 석탄 매장량이 풍부해 석탄화력발전이 용이한데다 전력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개발도상국이기도 하다.
그런 인도네시아에서 석탄화력 '폐지'와 관련한 일련의 움직임은 여러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인도네시아 서자바주에 위치한 치르본 석탄화력발전소는 2035년까지 조기 폐쇄 계획이 세워졌다.
660MW 용량의 치르본 석탄화력발전소 1호기에 대해, 인도네시아 정부는 아시아개발은행(ADB)과 '에너지 전환 메커니즘(ETM)' 프로그램의 첫 사례로 이 발전소를 2035년에 폐쇄하기로 합의했다.
인도네시아는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갖고 있다.
이 같은 인도네시아의 탄소중립 과정은 아시아지역 개발도상국의 에너지 전환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다.
또한 주목되는 점은 이를 뒷받침하는 국제사회의 지원과 협력이다. 선진국보다 후발주자로서 발전 속도를 내고자 하는 개발도상국에 대해, 이 같은 에너지 전환 계획이 '일방적 정의', '강요된 정의'가 아닌 진정한 '정의로운 전환'이 되기 위해서는 함께 발맞추는 노력이 필요함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ADB의 ETM 프로그램은 석탄발전소의 조기 폐쇄를 위한 자금 지원 및 기술 협력을 제공한다. 또 주요 선진국들이 개발도상국의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고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위한 기금 등을 마련하는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 파트너십(JETP)'을 통해서도 지원이 약속됐다.
데디 물야디 서자바주지사(왼쪽에서 두 번째)와 김태흠 충남지사(왼쪽에서 세 번째)가 공동선언 채택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정남 기자충남도도 정부개발원조(ODA)를 통해 서자바주와 탄소중립 협력 사업을 추진하며 힘을 보탰다. 2027년까지 전기버스 50대, 충전소 2개소, 친환경 버스 정류소와 스마트 횡단보도 2개소 등을 설치 지원하는 내용이다.
양 지방정부는 최근 '교류 및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공동선언'을 채택하고, 기후위기 대응과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협력 강화를 다짐하기도 했다.
공동선언 자리에서 데디 물야디 서자바주지사는 "서자바주에서 젊은이들을 한국으로 보내 재생에너지 관리 기술을 배우게 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이를 전력이나 유사한 형태로 개발해 지역사회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며 지속적인 협력 의지를 드러냈다.
다만 이런 국제사회의 공조는 '지속적'이고 '견고'해야 한다는 것 또한 인도네시아 사례는 보여주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미국이 JETP 탈퇴를 선언하며 지원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인도네시아는 신규 석탄화력발전소를 짓지 않겠다는 입장에서 선회해, 일부 허용할 수 있다는 입장 변화를 최근 드러내기도 했다.
'정의로운 전환'은 충남에서도 깊은 고민이다. 김정남 기자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미치는 사회적·경제적 영향은 엄연한 현실인 만큼, 어떻게 이것을 최소화하면서도 탄소중립 목표를 이뤄나갈 수 있을지는 특정 지역만이 아닌 모두의 당면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충남지역 석탄화력발전소 29기 중 22기가 2038년까지 점진적으로 폐쇄될 예정이며 태안화력 1호기가 올해 말 폐쇄를 앞두고 있다. 석탄화력발전소 폐쇄와 직결되는 지역사회와, 노동자들을 품고 있는 충남 역시 '정의로운 전환'에 대한 깊은 고민을 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