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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망교도소장 "조건 없는 사랑만이 수용자 마음의 문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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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망교도소장 "조건 없는 사랑만이 수용자 마음의 문 열어"

    김영식 소망교도소장, 30년 넘게 교정시설 근무
    새로운 시도, 신앙 통한 교화 위해 소망교도소로
    "죗값 치러야 하지만 교화 기회까지 막아선 안돼"
    "피해자 참회 반드시 이뤄져야"…해외서도 견학

    2023년부터 소망교도소장으로 재직중인 김영식 소장. 소망교도소 제공2023년부터 소망교도소장으로 재직중인 김영식 소장. 소망교도소 제공
    "강력한 통제는 일시적일 뿐, 언젠가는 다시 용수철처럼 튀어 오릅니다."

    지난 18일 경기 여주시 소망교도소에서 만난 김영식(60) 소장은 폐쇄적인 교정보다는 애정 어린 관심으로 수용자들을 교화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2010년 문을 연 소망교도소는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민영교도소다. 1990년대 민영화 바람과 함께 교도소로서는 최초로 민영화가 결정됐다. 법무부와 위탁 계약을 맺고 기독교 재단인 아가페가 운영하고 있으며, 운영비를 90%까지 지원받는다.

    김 소장은 교정간부 후보생으로 입직해 30년 넘게 국영 교정시설에서 근무했다. 순천·청송·군산교도소뿐 아니라 법무연수원 연수과장, 서울지방교정청 총무과장 등을 거쳐 부산교도소장, 동부구치소장을 끝으로 임기를 마쳤다. 2023년부터는 소망교도소장을 맡고 있다.

    그런 그가 민영교도소로 자리를 옮긴 이유는 새로운 방식으로 교화를 이룰 수 있다는 희망 때문이었다. 김 소장은 "제도권 내에서는 시행할 수 없었던 교화나 사회복귀정책, 다양한 기관과 협업 등을 소망교도소에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며 "다양한 시도를 통해 열린 교정, 수용자들의 변화를 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종교를 기반으로 한 교정 문화에서도 가능성을 봤다. 그는 "지금까지 교정생활을 하면서 느낀 점은 조건 없는 사랑을 줘야만 수용자들의 마음의 문을 열 수 있다는 것"이라며 "그것은 국가가 아닌 가족과 이웃, 종교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소망교도소는 수용자와 가족들이 함께 1박 2일을 지내는 가족사랑캠프를 진행했으며, 매주 교도소 내에서 종교활동도 지원하고 있다.


    수용자와 가족들이 함께 1박 2일을 보내는 가족사랑캠프. 소망교도소 제공수용자와 가족들이 함께 1박 2일을 보내는 가족사랑캠프. 소망교도소 제공

    김 소장은 "일각에선 범죄른 저지른 이들에게 너무 많은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들의 인권과 교화의 기회까지 박탈할 순 없다"며 "이를 막고 억압하면 오히려 더 큰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피해자들에 대한 참회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김 소장은 "피해자도 그 가족과 이웃도 모두 수용자들에게 피해를 입은 이들"이라며 "그들을 교화시키는 것이 형집행법의 정신이고 교정시설의 역할"이라고 했다.

    이어 "수용자들에게 피해자의 고통에 대해 이야기 하고, 수용자가 입소하면 최초 300시간은 무조건 인성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며 "일과 후에는 수용자들이 자유롭게 모여 예배를 드리는데, 이런 과정이 쌓이면서 새로운 삶이 시작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이런 교정 문화가 알려지면서 해외 교정당국에서도 견학을 오고 있다. 브라질과 싱가포르에 이어 지난해에는 에티오피아 법무부 차관이 소망교도소를 찾아와 시설을 살펴보고 수용자들을 만났다. 이같은 국제교류가 늘어나면서 올해 10월에는 국제 교정 컨퍼런스도 진행할 계획이다.

    김 소장은 다양한 분야에서 민영 교정시설을 늘리고, 국영교도소와 역할을 나눠 조화로운 교정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김 소장은 "마약이나 정신질환뿐 아니라 여성, 노인 등 다양한 형태의 민영교도소가 늘어나야 한다"며 "국영교도소에서 기본적인 교화를 거치고, 후반기에는 민영교도소로 넘어와 출소 전 사회적응 교육 등을 하는 방식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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