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제공한국수력원자력이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건설 사업에 대한 본 계약을 체결했다.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에 이은 한국 원전의 두 번째 해외 수출이자 유럽 최초 진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수원은 5일 체코 신규 원전 발주처인 두코바니II 원자력발전소(EDU II)와 한수원이 4일(현지시간) 신규원전 사업에 대한 본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앞서 경쟁사인 프랑스전력공사(EDF)가 체결 금지 가처분을 신청해 계약이 지연됐지만 이날 체코 최고행정법원이 가처분 결정을 최종 파기하면서 계약에 돌입할 수 있게 됐다.
한수원은 이번 계약을 통해 체코 두코바니 지역에 1천MW급 APR1000 노형 원전 2기(5·6호기)를 공급하게 된다. 지난해 7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9개월간 200여 차례의 기술·상업 협상을 거쳐 계약이 성사됐다.
"체코 에너지 안보 중심축…팀코리아 공동 진출"
이번 사업은 체코 현대사에서 최대 규모의 프로젝트로, 체코 정부가 추진하는 탈탄소 전략의 핵심 인프라다. 체코는 두코바니 5, 6호기에 이어 테믈린 지역에도 2기의 추가 원전 건설을 검토하고 있으며 한수원은 향후 이 사업에도 우선 협상 지위를 가질 수 있다.
한수원은 설계·시공·운영까지 EPC 전 과정을 총괄하며, '팀코리아'로 불리는 한전기술, 두산에너빌리티, 대우건설, 한전연료, 한전KPS 등과 함께 사업을 수행한다. 국내 원전 산업계의 참여도 확대될 전망으로 하반기 중 유자격 공급자 등록과 보조기기 발주 설명회도 진행할 예정이다.
계약 체결에 따라 양사는 조만간 착수회의(Kick-off Meeting)를 갖고, 두코바니 현장에 건설소를 개소해 부지조사 등 사업 초기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착공 목표는 2029년으로 이날 계약을 계기로 설계 및 인허가 등 사전 준비가 본격화될 예정이다.
다만 계약 체결 이후에도 불확실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가처분 명령 해제와는 별개로 EDF의 제소로 시작된 본안 소송이 이달 첫 심리를 시작한다. 또 EDF가 한수원이 한국 정부로부터 실질적 보조금을 지급받았다며 EU 집행위원회에 제소도 한 상태다. EU 집행위는 관련 직권 조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이번 계약은 한국 원전 산업의 기술력과 신뢰성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라며 "체코와의 협력이 성공적으로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수력원자력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