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수출상담회장을 찾은 김태흠 충남지사(가운데)가 현지 바이어들에게 충남 제품의 우수성을 설명하고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김정남 기자"저희가 해외 바이어를 만나는 게 사실 쉽지는 않거든요. 따로 연락을 해야 하고, 연락이 되더라도 만나줄지 여부도 모르는데… 정말 좋은 기회가 된 것 같습니다."
지난달 30일 호주 시드니에서 만난 변동훈 대표이사는 충남 아산에서 생산한 쌀스낵을 들고 하늘길에 올랐다.
쌀스낵 제조업체 대표인 그는 국내에 집중된 판로 개척을 고민하다 충남도 해외시장개척단이 인도네시아와 호주에서 연이어 마련한 수출상담회에 참가했다.
우리에게 익숙한 먹을거리인 쌀스낵은 인도네시아와 호주에서는 각각 '케이(K)-푸드'와 '글루텐 프리', '비건'의 관점에서 새롭게 조명받았다.
변 대표는 "쌀스낵을 해외에도 널리 알려 소비를 확대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나오게 됐는데, 사전에 수출할 나라에 대한 정보도 많이 주시는 등 준비를 잘 해주셨다"며 "실질적 구매를 할 수 있는 바이어들을 만나 실제 저희 제품에 대한 소개도 하고, 장단점도 들어보고 시장에 진출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 것 같다"고 했다.
지난달 27일에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30일에는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수출상담회는 자체적으로 해외 진출이 녹록지 않은 지역의 중소기업들이 해외 바이어와 만나고, 주력 상품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됐다.
식품 14개 업체, 소비·사업재 생산 12개 업체 등 모두 26개사가 참여했고, 두 차례 수출상담회를 통해 실제 27건 1800만 달러 규모의 수출 양해각서(MOU) 체결도 이뤄졌다.
충남의 특산물인 김을 비롯해 김치를 활용한 상품, 화장품 등도 각각 K-컬처와 K-뷰티의 열풍을 타고 현지에서도 관심을 받으며 지역 상품의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동남아 최대 소비시장으로 꼽히는 인도네시아에서는 한류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과 함께 26개국 2만5천 명의 한국 문화콘텐츠 경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2024년 해외 한류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문화 콘텐츠에 대한 호감 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로 인도네시아(86.3%)가 꼽혔다.
지난달 30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수출상담회. 김정남 기자이밖에 호주에서 열린 수출상담회 자리에서는 "호주에 대한 쌀 수출에 대해 신경 써 달라"는 요청이 나오기도 했다.
참가한 한 업체 관계자는 "현지 바이어로부터 제품에 대한 피드백을 직접 받을 수 있다는 것도 수출상담회의 큰 장점"이라며 "제품에 대한 반응을 먼저 살펴볼 수 있는데다 현지에 맞게 패키징이나 디자인, 구성을 변경해서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수출상담회장에서 업체들을 만난 김태흠 충남지사는 현지 바이어들에게 충남 제품의 우수성을 설명하고 도내 참여 기업인들을 격려했다.
충남도는 앞으로도 이 같은 수출상담회를 지속적으로 마련해나갈 예정이다. 도는 앞서 지역 업체들을 지원하기 위한 수출시장 다변화를 내세운 바 있다. 미국 관세 부과, 중국 경기 침체 등의 대외적 상황을 고려해도 이 같은 신흥시장 개척과 시장 다변화는 필수라는 절박함이 담겼다.
도는 인도네시아와 호주 수출상담회와 아울러 지난달 27~31일 태국에서 열린 '2025 태국 식품박람회(Thaifex)'에서는 우수한 지역 농수산식품을 소개하고 동남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신규 바이어 발굴 및 제품 홍보, 딸기 수출 주력 시장으로 성장 중인 것을 감안한 신품종 딸기 홍보와 수출 상담 등을 진행하기도 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은 스스로 시장을 개척할 수 있지만 중소기업은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작은 기업이 5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할 정도로 (수출상담회의) 성과가 확인되고 있다"며 "앞으로 10년 정도 이 수출상담회를 가동하게 되면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지속적인 지원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