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5월 2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9일 "기준금리를 너무 빨리 낮출 경우 주택 가격이 오르는 등 코로나19 때 했던 실수를 반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2.50%로 인하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빅컷(0.50%p 인하)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그는 "지금은 금융 여건만 본다면 유동성이 충분한 상황"이라며 "3년짜리 금리 등 중장기 금리가 굉장히 많이 내려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리 추가 인하가 자산 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걱정된다"고 밝혔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며 개회 선언을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이 총재는 "유동성 공급이 기업 투자나 실질 경기 회복보다 자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금리 정책이 특정 지역 부동산 가격을 자극하는 쪽으로 작용할 정도로 유동성을 공급하는 문제에 대해 새 정부와 서로 공감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금통위원들은 서울지역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서 금리를 결정해야 한다는 데 같은 생각"이라면서 "새 정부가 출범하면 이 문제를 많이 논의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또 "올해 0.8% 성장한다고 할 때 내수가 0.8%p를 다 기여하고, 순수출 기여도는 0%로 가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년에는 순수출 기여도가 -0.3%p로 나빠질 것"이라며 "내수 기여도는 1.9%p 정도로 가정하는데 어떻게 될지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