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사건 5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글 싣는 순서 |
①6·3 대선 제주제2공항·행정체제개편 후보별 입장차 뚜렷 ②6·3 대선 '제주 미래산업' 결정…후보들 "내가 적임자" ③사라진 '관광청'…대선판 '1% 한계' 제주는 서럽다 (계속) |
지난 2022년 5월 취임한 윤석열 당시 대통령의 제주 공약은 8대 과제로 제시됐다.
우선 △관광청 신설 △제주 제2공항 조속 착공 △초대형 크루즈선 접안 가능한 제주 신항만 건설 △미래모빌리티 전후방 생태계 조성 등 제주형 미래산업 집중 육성 등이다.
또 △가족관계 특례 신설 등 합리적인 보상으로 제주 4·3 완전한 해결 △쓰레기 처리 걱정 없는 섬 제주 구현 △상급종합병원 및 감염병 전문병원 설치 △해녀문화의 전당, 제주 세계지질공원센터 설립 등이 포함됐다.
그러나 정부 기구로 '관광청'을 제주에 신설하겠다는 약속은 유야무야됐고 윤석열 정부 3년 내내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오히려 윤석열 정부에서는 제주로 이전한 기관이 수도권으로 복귀하는 역설적 상황까지 벌어졌다. 서귀포시 혁신도시에 있던 재외동포재단이 재외동포청으로 승격하더니 인천으로 떠나버린 것이다.
재외동포청 대신 한국공항공사나 한국마사회를 제주로 이전해달라는 도민들의 요구에도 윤 정부는 귀를 닫았다.
윤석열 정부는 또 제주4·3의 완전한 해결을 약속했지만 대통령이 단 한번도 제주4·3 추념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되레 4·3을 공산 폭동이라고 발언한 인사를 진실화해과거사정리위원장에 앉히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였다.
민주당 이재명(왼쪽부터), 민주노동당 권영국, 국민의힘 김문수,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2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정치 분야 TV토론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유네스코 세계인류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제주해녀 문화를 보전하기 위해 '해녀문화의 전당'을 건립하겠다는 약속도 텅 빈 공약으로 남아 있다.
약속 불이행을 넘어 윤석열 정부는 집권 초기 제주해녀 관련 예산 17억 3천만 원을 전액 삭감하는 만행을 보이기까지 했다.
제주지역에 상급종합병원을 신설하고 감염병 전문병원도 설치하겠다는 약속 역시 허공에 뜬 지 오래다.
제주형 미래산업 집중 육성과 쓰레기 걱정 없는 제주섬 구현, 제주 세계지질공원센터 설립도 헛공약으로 남아 있다.
갈등이 지속된 제주 제2공항 조속 착공과 제주 신항만 건설 공약만이 지난해와 올해 기본계획 고시와 변경고시가 이뤄졌을 뿐이다.
윤석열 정부의 텅빈 공약은 제주도민에게 또다시 좌절감을 안겼다.
제주도가 특별자치도인데도 전국 인구의 1%대에 불과해 정부나 국회 설득이 쉽지 않은 그야말로 1%의 한계를 절감한 것이다.
이번 대선에서도 각 후보들은 제주의 현재와 미래를 책임지겠다며 주요 공약들을 발표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정치 분야 TV토론회에 참석해 있다. 국회사진기자단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5대 공약을 발표하고 △탄소중립, 녹색 문명의 미래 제주 △자원순환 100%, 탄소중립 섬 제주 △일과 쉼, 스포츠와 관광이 공존하는 사계절 체류형 제주 △의료·생명 산업 제주 △디지털 전환, 미래농업, 높은 농가 소득 제주를 약속했다.
세부 공약으로는 해상풍력·태양광 기반 청정 전력망 구축, 햇빛·바람 연금으로 에너지 수익 환원, 제주4·3 아카이브 기록관 건립, 제주대병원 상급종합병원 격상, 해상운송비 부담 완화 등을 내세웠다.
특히 이재명 후보는 28일 민주당 중앙당 차원의 정책공약집을 공개하고 '지역주도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설치'를 약속했다.
주민투표를 통해 기존 행정시에서 제주형 기초자치단체로 전환한다는 것을, 지역 차원이 아닌 중앙당 차원의 공약으로 못박은 것이다.
내년 지방선거 적용을 목표로 제주를 동제주시와 서제주시, 서귀포시 3개 기초시로 나누고 기초의회까지 부활하는 내용의 행정체제개편을 추진하고 있는 오영훈 제주도정에 힘을 실어준 공약이다.
이재명 후보는 또 제주도가 시범사업으로 추진하는 건강주치의제를 전국으로 확대하고 제주를 해상풍력의 메카로 조성한다는 약속을 중앙당 정책공약집에 넣었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2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정치 분야 TV토론회에 참석해 있다. 국회사진기자단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제주지역 7대 공약을 발표했다.
△제주의 미래 신산업 육성 △제주지역 의료복지 안정만 강화 △제주의 미래를 향한 활주로, 제2공항의 차질없는 추진 △세계적인 크루즈 관광의 명소, 동북아 해상물류의 전진기지 제주 신항만 건설 △제주 1차산업의 고도화와 고부가가치 창출 △세계적인 전천후 스포츠 전지훈련센터 조성 △4·3 유족을 위한 의료와 복지시스템 확충을 약속한 것이다.
김문수 후보는 대규모 국책사업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초점을 맞췄다. 김 후보는 제주 제2공항의 차질 없는 추진으로 포화 상태인 제주공항의 안전 문제와 만성적인 지연 출·도착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제주 신항만을 동북아 해상물류의 거점이자 세계적인 크루즈 관광지로 조성하겠다고 했다.
제주항의 협소한 선석 부족을 개선하기 위해 15만톤급 크루즈 3척과 22만톤급 크루즈 1척이 동시에 접안 가능한 선석을 확충하고, 항만 배후지에는 상업·문화·관광 복합지구를 함께 조성하겠다고도 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구체적인 제주 공약을 발표하지 않았다.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는 제주 5대 공약을 발표하고 △제주 제2공항 추진 백지화 △제주4·3의 정의로운 해결 △제주 세계 생태평화의 섬 △가짜 탄소중립 정책 폐기, 정의로운 기후위기 대응 전환 △노동중심 돌봄 수눌음의 섬을 약속했다.
제21대 대통령선거는 29일과 30일 사전투표에 이어 6월 3일 본투표까지 치러진다.
대통령의 파면으로 치러지는 선거인 만큼 6월 4일이면 곧바로 새 정부를 맞이 한다.
'1%의 한계', 이번 만큼은 절감하지 않길 제주도민들은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