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핀란드 헬싱키에서 만난 트럼프-푸틴. 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휴전을 거부한 채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해 "불장난을 하고 있다"며 다시 한번 강하게 비난했다.
푸틴 대통령이 휴전 협상에 소극적일 뿐 아니라, 평화협정 각서 작성 약속조차 이행하지 않자 트럼프 대통령이 대러 추가 제재 등 압박 수위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트럼프, 공습 멈추지 않는 푸틴에 "불장난하고 있다"…대러 제재 재차 경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푸틴이 깨닫지 못하는 것은, 내가 없었다면 러시아에 정말 나쁜 일이 많이 일어났을 것이라는 점"이라며 "그는 지금 '불장난'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그는 25일에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규모 공습으로 민간인을 대량 살상한 데 대해 "완전히 미쳤다"고 비판하며 대러 제재를 심각하게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푸틴 대통령과 개인적으로 가까운 관계를 강조해 온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중재에 자신감을 보여왔다. 하지만 러시아가 미국의 중재 시도에도 공습을 멈추지 않고 평화 협상에도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양국 간 관계는 다시 악화되는 분위기다.
특히 이날 CNN은, 지난 19일 양국 정상 간 전화 통화에서 합의한 평화협정 초안(각서)을 러시아가 일주일 넘도록 제출하지 않자 트럼프 대통령이 분노했고, 수일 내 대러 제재를 단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정치권 내에서도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을 통해 "푸틴 대통령이 계속 장난을 친다면, 상원은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푸틴을 "모스크바의 깡패"라고 표현하며 "지금까지와는 다른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민주당의 리처드 블루먼솔 의원과 함께 초당적으로 발의한 추가 제재 법안도 언급했다. 해당 법안은 러시아산 원유와 우라늄 등을 구매하는 국가가 미국에 수출하는 제품에 대해 500%의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러시아는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중국, 인도 등과 에너지 거래를 확대하며 서방의 제재를 우회해 왔다.
'바티칸' 평화회담도 러시아 반대로 무산…제네바 회동서 돌파구 찾을까
이런 가운데 미국이 추진 중인 2차 평화 회담도 러시아의 반대로 제동이 걸렸다. 미국은 회담 장소로 바티칸을 제안했지만 러시아가 이를 거절하면서, 스위스 제네바가 대체 장소로 거론되고 있다.
키스 켈로그 미국 대통령 특사는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우리는 바티칸을 2차 회담 장소로 추천했지만, 러시아가 이를 거부했다"며 "회담을 위한 주요 조건은 이미 공유됐으며, 아마 제네바에서 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켈로그 특사는 러시아가 제출하기로 한 평화 협정 각서와 관련해 "우리는 우크라이나 측으로부터 협상 조건을 전달받았고, 러시아로부터도 받아야 한다"며 이 절차 이후 차기 협상이 진행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또 "결국 트럼프 대통령, 푸틴 대통령, 그리고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직접 만나 문제를 해결하고, 종전을 명시한 문서에 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러시아는 미래 평화조약에 관한 초안 각서를 계속 개발 중"이라며 "이 각서는 해결의 원칙, 잠재적 평화협정의 일정, 그리고 합의가 이뤄질 경우 일정 기간의 휴전 가능성 등 여러 요소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