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민간 분양 아파트 3.3㎡당 분양가 추이(단위: 만 원). 부동산R114 제공민간 아파트 분양가가 최근 10년 사이에 두 배 이상 수준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전국 민간 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는 2015년 988만 원에서 2024년 2066만 원으로 올랐다. 지역별 2015년 대비 지난해 분양가 배율은 제주가 3.1배로 가장 컸고, 대전 2.5배, 서울 2.4배, 광주 2.4배, 울산 2.2배, 경북 2.1배 등 순이었다.
분양가 상승은 주택 수요자 가격 부담뿐 아니라 주택 공급자인 건설사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나날이 오르는 건설 자재 가격과 인건비 등은 건설 원가 상승을 유발해 수익성을 악화하고, 고분양가는 미분양 사업장 발생 부담을 야기한다.
부동산R114는 "지난해 말 기준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들의 매출 대비 원가율은 92.98%에 육박하고,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7만여 세대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국토교통부는 다음 달부터 30세대 이상 민간 아파트에 '제로에너지건축물(ZEB) 인증' 의무를 부과할 예정이다. ZEB 인증이란 건축물에 필요한 에너지 부하를 최소화하고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에너지 소요량을 최소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 에너지자립률에 따라 등급을 부여하는 제도다.
공공분양 아파트는 이미 시행 중이고, 유예기간을 적용받던 민간 분양 아파트도 6월부터는 5등급(에너지자립률 20~40% 미만) 기준을 맞춰야 한다. 이를 위해 건설사들은 추가로 친환경 설비와 자재, 기술 등을 적용할 예정이다. 부동산R114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건물 유지·관리비 감소 등의 경제적 효과가 있지만, 당장 초기 건설 투자비용 상승으로 분양가 추가 인상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더해 오는 9월에는 분양가 산정에 근간이 되는 국토부 기본형건축비가 발표된다. 공사비 인상과 건설 현장 안전비용 증가 등 영향으로 2020년 9월 이후 기본형건축비는 지속적인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어, 분양가 우상향 분위기를 한층 자극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부동산R114 리서치랩 장선영 책임연구원은 "하반기 새 정부 출범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개선되면서 올해 분양을 미뤄온 단지들이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켜겠지만, 분양가 추가 인상이 예고되면서 소비자와 공급자 모두 가격 부담 심화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