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민 기자올해 들어 침체 분위기가 이어졌던 아파트 분양 시장이 다음 달 대선 이후 기지개를 켤 수 있을지 주목된다.
28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다음 달 수도권 아파트 분양 예정 물량은 총 1만 737가구(일반분양 기준)로, 지난해 6월 4644가구보다 131%나 늘었다. 경기도가 8207가구로 가장 많고, 인천과 서울은 각각 1853가구와 677가구다.
다음 달 분양 예정 물량 증가는 정국 불확실성과 경기 침체 등으로 잇따라 분양이 연기됐던 물량이 풀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부동산인포는 그러나 "서울이 670여 가구에 그치는 등 애초 시장이 기대했던 물량에 비하면 많지 않은 규모"라고 밝혔다.
부동산인포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핵심 지역에서는 여전히 분양 일정이 구체화하지 않은 단지들이 많고, 다음 달 초 대선이 치러지더라도 부동산 정책 윤곽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은 탓에 시장은 여전히 불확실성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정비사업 이슈나 규제 완화 기대감은 있지만, 제도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어 건설사들도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경기 침체 우려 역시 분양 시장을 조심스럽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분양가 부담과 금리 고점, 전세 시장 불안까지 겹치면서 전반적인 분양 분위기는 예년보다 위축된 상태라는 것이다. 부동산인포는 "실제로 수도권 분양 예정 물량 중 상당수는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다"며 일부 단지는 상반기 내 공급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부동산인포 권일 팀장은 "전체 분양 물량이 늘어난다고는 하지만, 결국 '나오는 곳만 나오는' 양극화가 뚜렷한 상황"이라며 "정책 불확실성과 공급 가뭄이 겹치면서 실수요자들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고, 특히 희소성이 높은 지역 단지는 경쟁률이 예상을 웃돌 수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