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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대선처럼?…이준석이 '제2의 안철수' 되기 힘든 이유

지난 대선처럼?…이준석이 '제2의 안철수' 되기 힘든 이유

이준석 "단일화 가능성 0%" 입장 재확인

①여조 상승세지만 단일화시 지지자 이탈
②'尹-安' 단일화와 사뭇 다른 상황…실익?
③'개혁보수'로서의 정체성 위협 결과 초래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단일화 가능성을 두고 "0%"라고 단언한 지 하루 만인 27일 "비상계엄에 책임이 있는 세력으로의 후보 단일화는 이번 선거에 없다"고 재차 선언했다. 단일화 관련 긴급 기자회견만 2번째인데, 사전투표 개시일인 29일 목전에 마지막 퇴로를 차단했다는 평가다.
 
이 후보는 김문수 후보의 단일화 구애를 '대국민 가스라이팅'으로 규정하며 후보직 사퇴까지 압박했는데, 국민의힘 안팎에선 아직도 한 줌의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모양새다. 비근한 성공사례가 바로 2022년 제20대 대선이기 때문이다. 본 투표를 불과 엿새 남기고 전격 성사된 '윤석열-안철수 단일화'의 재현을 꿈꾸는 것이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이제 이준석 후보도 결단해야 할 시간"이라며 "국민의 단일화에 대한 기대와 열망을 저버리지 않길 진심으로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이준석 후보의 완주 의지를 비롯한 여러 정황을 따져볼 때, 이번에는 막판 단일화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① '보수 단일화' 해도 이재명 누를 가능성은 낮아

우선, 단일화가 실제 대선 승패를 좌우하는 '변수'가 될 수 있느냐의 문제가 있다.

선거가 다가올수록 김 후보가 TK(대구·경북) 등 텃밭에서의 상승세를 기반으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의 격차를 좁히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24~25일 성인 1004명을 상대로 진행한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휴대전화 면접조사로 응답률은 24.4%)에서 이재명 후보는 다자구도에서 49%를 얻어 1위를 지켰지만, 김 후보와 이준석 후보는 직전 조사 대비 각각 2%p씩 오른 35%와 11%를 기록했다.
 
다만, 김 후보가 이재명 후보를 따라잡으려면 10%p 이상의 격차가 존재한다. 가상 양자대결에서도 마찬가지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단일화를 전제로 한 '이재명 대 김문수' 지지율은 52% 대 42%였고, '이재명 대 이준석'은 51% 대 40%로 나타났다.
 
이는 다자대결상 김 후보와 이준석 후보, 각자의 지지 수치가 단일화를 매개로 '단순 합산'될 수 없다는 점을 뜻한다. 같은 갤럽조사에서 3자구도 상 '김문수-이준석'의 지지율을 합치면 46%로, 이재명 후보와의 가상 양자구도에서보다 최대 6%p 높았다. 단일화 시 각 후보의 지지자가 이탈한다는 의미다.

특히 이준석 후보 지지자들은 '김문수'로 선택지가 좁혀진다고 해서 김 후보 지지로 돌아서지는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갤럽 조사상 김문수로 보수후보가 단일화될 경우, 이준석 후보 지지층은 52%만이 김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답했는데, 차라리 '이재명을 지지하겠다'는 비율도 29%에 달했다. 이준석 후보가 단일 후보가 될 시 김 후보 지지층 76%가 '이준석을 찍겠다'고 한 응답 결과와는 사뭇 대조적이다.
 

② '尹-安 단일화 때와는 다른 상황'…실익 있나

최근 단일화 관련 상황이 과거 '윤석열-안철수' 단일화 때와는 사뭇 다르다는 점도 가능성을 낮추는 지점이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석열-안철수 단일화' 땐 그 해 6월 지방선거가 있었던 만큼, 안 의원 쪽에서도 (당시 소속된 국민의당) 공천 지분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여론이 꽤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지금의 이준석 후보와는 입장이 달랐다"고 비교했다.

안 의원이 '윤석열 정부' 출범 초 인수위원장을 지내긴 했으나, 윤 전 대통령이 약조한 '공동정부' 구상이 실현되지 않았다는 점도 반면교사가 됐을 거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준석 후보는 앞서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비슷한 제안을 거부한 바 있다.

일각에선 과거 당 대표였던 이준석 후보를 쫓아낸 친윤(친윤석열)계의 2선 후퇴 및 '당권 이양'을 대가로, 단일화 협상이 진전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으나 당사자가 일축한 상태다. 이 후보는 "그 세력이 결국 어떻게 나올 것인지 잘 알고 있다"며 어떤 조건의 단일화 논의에도 응할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③ '개혁 보수'로서의 정체성 위협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무엇보다 단일화는 '압도적 새로움'을 슬로건으로 내건 이준석 후보가 창당 후 쌓아온 '개혁보수'로서의 정치적 자산을 무너뜨릴 위험이 농후하다. 이준석 후보는 개혁신당의 정체성을 두고, 거대 양당과 구별되는 확실한 '대체 세력'이 되겠다고 밝혀왔다. 국민의힘의 아류나 M&A(인수합병) 대상이 될 생각이 없다는 얘기다.

그런 이준석 후보가 12·3 비상계엄과 윤 전 대통령 탄핵을 바라보는 입장은 김 후보와 거의 대척점에 서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계엄 프레임에 얽매이게 되면, '내란 종식'을 내세우는 이재명 후보의 '포퓰리즘'을 자유롭게 공격할 수도 없게 된다.
 
이준석 후보는 전날 회견에서도 국민의힘을 가리켜 "이번 대통령 선거에 후보를 낼 자격이 없는 정당"이라며 "아마 국민 모두가 동의하는 사항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윤석열 탄핵에 반대했고 전광훈 목사의 자유통일당 대표를 지냈으며, 부정선거 음모론에 빠져 있던 분을 후보로 내세운 것은 기본적으로 국민에 대한 예의가 없는 것"이라고 공세 수위를 높이기도 했다.

단일화 무산으로 보수진영이 패배하면 지난 대선 때 진보진영에서 '이재명 표를 깎아먹어 윤석열 당선에 일조했다'는 비판을 받은 정의당 심상정 후보와 비슷한 처지가 될 거라는 일부 지적도 정면 반박했다. 

그는 "지금 국민의힘 주류인 사람들은 제게 당을 나가라고 등을 떠밀었고 대표직에서 잘라내기 위해 더러운 술수를 썼다. 그 입장을 철회하지 않은 채 배신자 담론을 꺼낸다고 누가 현실적이라 생각하겠나"라고 반문했다.

상기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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