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디 물야디 서자바주지사(왼쪽에서 두 번째)와 김태흠 충남지사(왼쪽에서 세 번째)가 공동선언문 채택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정남 기자충남도와 인도네시아 서자바주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인도네시아 경제수도 역할을 하는 서자바주는 충남과 마찬가지로 석탄화력발전소 조기 폐쇄와 재생에너지 발전 확대라는 공동의 과제를 안고 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26일 오후 서자바주의회 청사에서 데디 물야디 주지사와 '교류 및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앞서 지난 2021년 우호교류협정을 체결한 양 지역은 그간의 신뢰와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기후변화 대응 및 탄소중립 실현이라는 공동 과제에 대한 인식을 함께하며 관련 정책과 경험을 공유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협력을 모색하기로 했다.
또 각 지역의 문화, 행정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정보를 적극 공유하고 상호 방문 및 인적 교류 확대를 통해 실질적인 협력 기반을 강화할 방침이다.
충남에서는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도내 석탄화력발전소 29기 중 22기가 2038년까지 점진적으로 폐쇄될 예정이며 태안화력 1호기가 올해 말 폐쇄를 앞두고 있다. 서자바주의 660MW 용량의 치르본 석탄화력발전소도 2035년까지 폐쇄하기로 아시아개발은행(ADB)과 합의한 상태다.
이와 함께 충남도는 정부개발원조(ODA)를 통해 서자바주와 탄소중립 협력 사업을 추진 중으로, 2027년까지 전기버스 50대, 충전소 2개소, 친환경 버스 정류소와 스마트 횡단보도 2개소 등을 설치 지원한다.
김태흠 지사는 "충남과 서자바는 탈석탄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추진하는 공통점이 있으며, 친환경 전기버스 및 충전 인프라 구축 사업을 함께 하며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언을 계기로 양 지역의 탄소중립을 가속화하고, 나아가 경제와 문화·관광 등 다방면에서 협력을 더 확대해나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공동선언문 채택 후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충남도 제공데디 물야디 주지사는 "서자바주에서는 석탄에너지를 사용하던 산업들이 수력에너지 등으로 전환하기 시작했다"며 "서자바주에서 젊은이들을 한국으로 보내 재생에너지 관리, 수력, 대기, 태양에너지를 관리해 전기에너지로 개발하는 방법 등에 대해 배우게 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바섬 서쪽에 위치한 서자바주는 인구가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많은 4990만 명으로 충남의 23배가 넘고, 면적 또한 충남의 4.5배(3만 7040㎢)에 달한다. 제조업 국내총생산(GDP)의 60%를 차지하고 외국인 직접 투자의 34%를 유치하며 인도네시아 경제수도 역할을 하고 있다.
한편 파리 기후협약에 따라 지구 온도 상승 1.5℃ 이하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중앙·지방정부의 연합체인 '언더2연합'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의장을 맡고 있는 김태흠 충남지사는 아시아 지방정부의 탄소중립 역할 강화를 위해 △지방정부 간 협력 확대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설정 시 지방정부 역할 반영 △지방정부 주도 자체 기후기금 조성 △아시아 지방정부 글로벌 위상 격상 등 4대 방안을 제안한 바 있다. 도는 이번 공동선언이 아시아 각국 지방정부의 탄소중립 동참을 이끄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