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한덕수·최상목·이상민 모두 거짓말했나…경찰, 일제히 동시 조사

한덕수·최상목·이상민 모두 거짓말했나…경찰, 일제히 동시 조사

계엄 당일 CCTV와 한덕수·이상민·최상목 진술 간 차이 발견
경찰, '기존 진술 거짓말' 의심하며 일제히 조사
앞서 이상민 "단전·단수 문건 멀리서 얼핏 봤다"
최상목은 "실무자가 접힌 쪽지 줬는데, 보지 않았다"
한덕수 "비상계엄 선포 사전에 몰랐다"

연합뉴스연합뉴스
경찰이 내란 혐의 피의자인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장관,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를 일제히 불러 조사를 벌였다. 그동안 접근이 어려웠던 대통령실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경찰이 내란 사태 관련 수사를 본격적으로 재가동하는 기류다. 

경찰은 최근 확보한 12·3 비상계엄 당일 대통령실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이들이 앞서 비상계엄 당일 국무회의와 관련해 경찰 조사 등에서 내놓은 진술과 차이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동안 내란 혐의를 부인하던 이들이 거짓말을 했다고 보고 같은 날 일제히 불러 조사한 것이다.

27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전날 오전 10시 한덕수 전 총리와 이상민 전 장관을 불러 조사했고, 이어 오후 12시에는 최상목 전 부총리를 조사했다. 이상민 전 장관은 전날 오후 8시쯤 귀가했고, 한 전 총리는 오후 8시 50분, 최 전 부총리는 오후 9시 30분쯤 조사를 마치고 돌아갔다.

이들 모두 윤석열 전 대통령이 불법적인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난해 12월 3일 늦은 밤에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한 이들이다. 동시에 모두 내란 혐의로 고발된 피의자들이다.

이들은 그동안 경찰 조사는 물론 국회 출석 때도 내란과 관련된 혐의를 부인해 왔다. 하지만 경찰은 최근 확보한 비상계엄 선포 당일 △대통령실 집무실 복도 CCTV △비상계엄 당일 국무회의가 열렸던 대접견실 CCTV를 분석한 결과 이들의 경찰 조사 진술을 비교한 결과 차이가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경찰이 이들의 어느 진술이 사실과 다르다고 판단한 것인지는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았다. 조사 결과에 따라 이들의 신병 처리 여부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상민 "단전·단수 문건 멀리서 얼핏 봤다…지시도 안 해"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사진공동취재단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사진공동취재단
이상민 전 장관은 12·3 내란 당일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언론사와 여론조사 기관에 대한 단전·단수 임무를 받고 이를 소방청에 지시했다는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그는 줄곧 혐의를 부인해왔다.

이 전 장관은 지난해 12월 3일, 김장 행사 참석 차 울산에 있었다. 이후 대통령실로 들어오라는 이야기를 듣고서 이날 오후 8시 40분쯤 대통령실에 도착했고, 그제서야 비상계엄 관련 내용을 들었다고 주장 중이다.

윤 전 대통령 공소장에 따르면 이 전 장관은 당일 대통령실에서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특정 언론사와 여론조사 기관에 대한 단전·단수 지시를 받았고, 그날 밤 11시 34분 소방청장에게 전화했다. 그가 소방청장에게 '24:00에 특정 언론사와 여론조사기관에 경찰이 투입될 것인데 단전·단수 협조 요청이 오면 조치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이 검찰 판단이다.

이 전 장관은 이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단전·단수가 적힌 쪽지를 받은 적이 없고, 대통령을 만류하려고 집무실에 들어갔을 때 멀리서 얼핏 봤을 뿐이라는 것이다. 소방청장에게 단전·단수를 지시한 적도 없다고 한다.
2025.12.11 헌법재판소 윤석열 탄핵심판 7차 변론기일
국회 측 "그날 집무실에서 기획재정부장관한테 문건 전달하는 장면은 못 보셨다고 그랬죠?"
이상민 "네"

국회 측 "아까 단전·단수 문건에 '소방청장'이라고 기재돼 있었다고 그랬잖아요?"
이상민 "네. 그렇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국회 측 "이 문건에 기재부장관이라고 적힌 이 자리에 (마찬가지로) 소방청장이라고 적혀 있었다는 겁니까?"
이상민 "그렇죠. 멀찍이 봤고 1~2분 짧은시간에 대통령님 만류하러 들어간 상황에서 얼핏 본 것이어서 정확히 기억은 안 합니다만 비슷한 것 아닌가 싶어요"

국회 측 "근데 이 자리에 소방청장이 없었잖아요?"
이상민 "없었죠"

국회 측 "그럼 이 문건을 누군가 전달해줘야 한다면 누가 전달해야 합니까?"
이상민 "저야 모르죠. 아까 말했잖아요. 이게 왜 작성됐는지도 모르고, 소방이 단전·단수할 수 있다는 것도 (저는) 모르고요"


이 전 장관은 경찰청장과 소방청장에게 전화를 건 이유에 대해선 "비상계엄이 선포되고 광화문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쪽지 생각이 났다"며 "(그 쪽지를) 본 대로 만약 소방이 단전·단수할 경우 무작정 하게 되면 국민들에게 큰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큰 사건사고 접수된 것이 없는지 전반적으로 궁금해서 경찰청장과 소방청장에게 차례로 전화했다"고 말했다.

최상목 "계엄 당일 받은 쪽지, 안 봤다"

최상목 전 기획재정부 장관. 윤창원 기자최상목 전 기획재정부 장관. 윤창원 기자
기획재정부장관이었던 최상목 전 부총리는 비상계엄 당일 용산 대통령실로부터 임무가 적힌 쪽지를 받았지만 확인하지 않고 덮어뒀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당 쪽지는 A4용지였지만 최 전 부총리는 접혀 있던 상태여서 쪽지인 줄 알았다는 취지로 말하고 있다.

이 A4용지에는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하달된 임무들이 적혀있었다고 한다.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의 공소장에 따르면 해당 A4용지에는 △예비비를 조속한 시일 내 충분히 확보해 보고할 것 △국회 관련 각종 보조금·지원금, 각종 임금 등 현재 운용 중인 자금 포함 완전 차단할 것 △국가비상입법기구 관련 예산을 편성할 것 등이 적혀 있었다.

최 전 부총리는 A4용지를 건네받던 당시 상황에 대해 지난 2월 6일 국회에 출석해 "윤 대통령이 자신을 기재부장관이라 불렀고, 실무자가 참고 자료를 줬다. 접힌 쪽지여서 바로 내용을 보진 않았다""(다음날) 새벽 1시 50분쯤 계엄에 대한 문건이란 걸 알게 됐고, 차관보와 함께 '무시하기로 했으니 덮어놓자'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비상계엄 몰랐다는 한덕수…"김용현에게 들은 것 없어"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6일 밤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세검정로 별관에서 내란 혐의 피의자 소환 조사를 마치고 청사를 빠져나가고 있다. 연합뉴스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6일 밤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세검정로 별관에서 내란 혐의 피의자 소환 조사를 마치고 청사를 빠져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전 총리는 12·3 내란 당일 오후 8시 55분쯤 비상계엄 소식을 처음 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비상계엄 선포를 사전에 몰랐고 대통령에게 듣기 전까지 계엄 관련 내용을 전혀 몰랐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 전 총리는 지난해 12월 11일 국회에 출석해 "12월 3일 저녁에 대통령실 도착 이후에 인지했다"며 "반대하는 의사를 분명하게 했고, 국무위원들을 소집해서 국무회의를 명분으로 대통령의 그런 의지를 (중단하도록) 설득하기 위해서 노력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막지 못했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에서도 비슷한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 측은 지난해 12월 26일 "국무회의에 대통령이 임석하기 직전 총리에게 계엄 이야기를 했다"고 주장했는데, 이에 대해서 한 전 총리 측은 "(한 전 총리는) 국무회의 때 김용현 전 장관으로부터 계엄에 대해 어떤 말도 들은 바 없다"고 반박했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30

0

전체 댓글 0

새로고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