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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차입금 7조↑…"수요 위축에도, 성장산업이라 투자 불가피"

'인터배터리 2025' LG에너지솔루션 부스에 전시된 46시리즈 배터리. 연합뉴스'인터배터리 2025' LG에너지솔루션 부스에 전시된 46시리즈 배터리. 연합뉴스
전기차 수요 정체 속에서도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올해 1분기 7조 원 넘는 자금을 추가로 빌리며 차입금 총액이 50조 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각사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배터리 3사의 1분기 말 기준 총 차입금은 49조6천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42조5천억 원에서 약 7조1천억 원 늘어난 수치다.

기업별로 보면 SK온이 4조7,910억 원 증가해 가장 큰 폭의 차입금 확대를 보였다. 미국 에너지부의 '첨단기술차량제조(ATVM)' 프로그램을 통해 확보한 대여금 6조3천억 원이 재무제표에 반영된 영향이 크다. 같은 기간 단기 차입금은 2조 원 넘게 줄이며 구조 조정도 병행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조2,220억 원의 차입금을 추가로 확보했다. 회사채 발행을 통해 1조6천억 원을 조달하는 등 외부 자금 유입이 확대됐다.

반면 삼성SDI는 차입 증가폭이 377억 원에 그쳤다. 차입금에 포함되는 회사채가 아닌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선 영향으로 보인다.

이처럼 기업들이 공격적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이유는 뚜렷하다. 전기차 수요 정체라는 '캐즘(chasm)' 국면 속에서도 글로벌 생산기지 구축과 기술 확보 경쟁에서 밀릴 수 없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삼성SDI는 지난달 콘퍼런스콜에서 "이차전지 투자는 지금 당장의 수요를 위한 것이 아니라 최소 2~3년 뒤를 내다보고 이뤄지는 것"이라며 "계획대로 투자를 진행해 시장 회복 시점에 더 크게 반등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차입금 확대에 따른 재무 리스크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SK온의 경우 이미 20조 원을 넘는 총 차입금 규모에 추가 조달까지 이어지면서 자금 조달 여건과 금리 부담이 경영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배터리 업계는 성장 산업에선 일정 수준의 차입 확대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투자와 별개로 배터리 3사의 가동률은 계속 하락세다.

LG에너지솔루션의 평균 가동률은 2023년(69.3%), 지난해(57.8%)에 이어 올해 1분기 51.1%를 기록했다.

삼성SDI의 소형 전지 가동률은 지난해 58%에서 올해 1분기 32%로 떨어졌다. SK온은 올해 1분기 지난해 같은 43.6%의 가동률을 유지했으나, 이 기간 생산 실적은 1억2천149만 셀에서 3천181만 셀로 대폭 하락했다.

이 같은 가동률 하락 지속은 캐즘 장기화로 인해 전기차 배터리의 수요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다.

LG에너지솔루션은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대외적인 변동성과 수요 불확실성으로 인한 고객사들의 보수적인 재고 운영 및 전기차(EV) 생산 속도 조절 등에 따른 전반적인 수요 감소로 낮은 가동률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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