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황교안 전 국무총리, 한덕수 국무총리, 이낙연 전 국무총리.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제21대 대통령 선거 출마 선언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박근혜, 문재인, 윤석열 정부 국무총리들이 합심해 차기 대선을 치를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30일 정치권에서는 한 대행이 다음 달 1일 공직에서 물러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 대행은 이날 오전까지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일정을 소화하고 오후에 사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출마 선언일은 5월 2일이 유력하다. 출마 의사를 밝히는 동시에 대국민 메시지 발표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정치사에서 국민이 직접 뽑은 국무총리 출신 대통령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역대 대통령 중 국무총리 출신은 제10대 최규하 전 대통령이 유일하다. 다만 최 전 대통령은 1979년 10·26 사태 이후 권한대행직을 맡았다가 통일주체국민회의에서 간선제로 선출됐다.
이후 김종필 전 총리는 제13대 대선에 출마했지만 득표율 8.06%를 얻어 4위에 그쳤다. 이회창 전 총리는 제15대, 제16대, 제17대까지 총 세 차례나 대선에 나섰지만 대권을 잡지 못했다.
2020년 4·15 총선 당시 황교안 후보와 이낙연 후보. 국회사진취재단이번 대선에서는 최근 3대 정부 국무총리를 지낸 인물들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한 대행을 비롯해 황교안 부정선거부패방지대 전 총괄대표,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이 그 주인공이다.
박근혜 정부 총리를 지낸 황 전 대표는 지난 9일 "부정선거를 바로잡고, 자유대한민국을 다시 살리겠다"며 출마를 공식화했다. 문재인 정부 당시 가장 오랜 기간 총리를 역임했던 이 고문도 공식 출마를 앞두고 있다.
황 전 대표와 이 고문은 지난 2020년 치러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맞대결을 벌인 적이 있다. 서울 종로구를 지역구로 두고 맞붙었는데, 당시에는 이 고문이 58.38%의 득표율로 황 전 대표(득표율 39.97%)에 압승을 거뒀다.
선거에서 승리한 이 고문은 유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로 거론될 만큼 큰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제20대 대선 당내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에 밀려 대통령의 꿈을 접어야 했다. 이후 이재명 후보에 대한 비판을 줄곧 이어왔다. 작년 1월에는 정치 생활 내내 몸담아왔던 민주당을 탈당했다.
황 전 대표는 패배 이후 '부정선거론'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선거 결과에 승복하지 못한 황 전 대표는 '부정선거부패방지대'라는 단체를 조직, 자신이 패배한 선거가 부정했다는 주장을 아직까지 이어오고 있다.
윤창원 기자각자의 길을 걷던 국무총리 출신 두 정치인에게 제21대 대선을 앞두고 공통점이 생겼다. 바로 '한 대행'이다. 두 인사 모두 한 대행에게 우호적인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황 전 대표는 최근 SNS를 통해 꾸준하게 한 대행에 대해 "국가적 위기 속에서 흔들림 없이 국정을 운영해 주셔서 감사하다", "뛰어난 국정 운영 능력을 가졌다"는 등의 칭찬을 남겼다. 지난 24일에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께 전 대통령 권한대행 황교안으로서 말씀드린다"고 공통점을 부각하기도 했다.
이 고문 역시 최근 채널A 유튜브 채널 '국회의사당 앵커스'에서 출연해 민주당의 한 대행 비판이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이 고문은 "지나친 면이 있다"며 "바닷물은 짜지만 물고기가 짠 건 아니다"라고 두둔했다.
정대철 헌정회장은 2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 고문에 대해 "바깥에서 빅텐트를 친다면 자기도 흔쾌히 돕겠다고 하는 걸 내가 직접 들었다"고 전한 바 있다.
지난 2월 만난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윤창원 기자문재인 정부 시절 이 고문 이후 국무총리를 맡았던 김부겸, 정세균 전 총리는 이재명 후보를 돕기 위해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소속이 됐다. 민주당은 30일 선거대책위원회를 띄우고 선거 체제로 본격 돌입했다. 총괄선대위원장단 7명, 공동선대위원장단 15명으로 모두 22명으로 구성된 중앙 선대위를 꾸렸다.
김부겸 전 총리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박찬대 대표 직무대행 원내대표,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 강금실 전 장관, 김경수 전 경남지사, 김동명 한노총 위원장 등과 함께 총괄선대위원장단에 이름을 올렸다. 정세균 전 총리는 권노갑, 문희상, 박병석 상임고문 등과 함께 선대위 고문단에 참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