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옥계항에 입항한 외국 선박에서 적발된 코카인 의심 물질. 동해지방해양경찰청 제공 이달 초 강원 강릉시 옥계항에 입항한 외국 선박에서 국내 역대 최대치인 2톤 가량의 코카인 밀반입이 적발돼 당국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필리핀 선원 2명이 구속됐다.
춘천지법 강릉지원(윤동연 영장 전담 부장판사)은 24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마약) 혐의로 청구된 필리핀 선원 2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도주 우려가 있어 구속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동해지방해양경찰청·서울본부세관 합동수사본부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월 중남미에서 활동하는 마약 카르텔 조직원들과 모바일 메신저 등을 통해 중남미에서 생산된 코카인을 'L호' 선박에 적재해 동남아시아 등에서 활동하는 또 다른 마약상에게 운송한 혐의를 받는다.
목적지까지 운반하는 조건으로 1인당 300~400만 페소(한화 약 7500만 원~1억 원 상당)를 받기로 하고, 2월 8일 페루에서 파나마로 항해하던 중 코카인을 실은 보트와 접선해 코카인 약 2톤을 넘겨받아 선박 기관실 내 은닉한 채로 운항했다. 이후 충남 당진항, 중국 장자강항, 자푸항을 거쳐 지난 2일 오전 6시 30분쯤 강릉 옥계항으로 최종 입항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수 차례에 걸쳐 해상에서 코카인을 다른 선박으로 옮길 계획이 있었으나, 기상 여건 등으로 실패했다. 특히 옥계항을 출항한 후에도 다른 선박과 접선해 코카인을 옮길 계획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최종 목적지를 밝히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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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지방해양경찰청과 서울본부세관은 지난 2일 오전 6시 30분쯤 강릉시 옥계항에 입항해 정박 중인 선박에서 코카인 의심 물질 약 2톤 가량의 물량을 압수했다. 동해지방해양경찰청 제공합동수사본부는 이날 구속된 선원 2명 외에도 현재 승선하고 있는 선원 중에서 공범 또는 방조범들이 있을 것으로 보고 강도 높은 수사에 나서고 있다. 또한 이미 하선한 공범인 필리핀 선원 4명과 마약 카르텔 조직원 6명에 대해서는 국제 공조수사를 통해 추적 중이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관계당국은 지난 1일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토안보수사국으로부터 멕시코를 출발해 에콰도르, 파나마, 중국 등을 경유해 강릉 옥계항에 입항하는 A선박(3만 2천톤, 승선원 20명)에 마약이 은닉돼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이에 지난 2일 수사요원 90명, 세관 마약탐지견 2팀 등 대규모 합동 검색팀을 투입해 집중 수색을 벌여 1kg 단위 코카인 블록 수 십개가 들어있는 상자 56개를 적발했다. 이번에 적발된 2톤 규모의 마약은 국내에서 1조 원대 불법 유통이 가능하며 동시에 6700만 명 이상이 복용할 수 있는 역대 최대 중량으로 알려졌다.
합동수사본부 관계자는 "하선한 선원 및 마약 카르텔 조직원들에 대해서는 미국연방수사국(FBI)과 미국마약단속국(DEA), 필리핀 수사기관 등과 국제공조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