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하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김조휘 기자4선 연임에 성공한 뒤 첫 공식 석상에 선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문화체육관광부와의 갈등을 잘 풀겠다고 했다.
정 회장은 12일 충남 천안시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건설 현장에서 미디어 브리핑을 열고 "아직 (대한체육회) 인준이 난 상태가 아니라 집행부도 구성돼 있지 않다"면서 "체육회 인준은 잘될 거라 생각한다. 인준이 난 다음에 본격적으로 문체부와 상의해서 잘 풀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체부는 지난해 11월 대한축구협회 특정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축구협회의 대표팀 감독 선임 절차적 하자, 천안 축구종합센터 건립 사업 국고보조금 허위 신청, 축구인 사면 부당 처리 등 27건의 위법·부당한 업무처리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 회장을 비롯한 축구협회 고위층에 책임을 물어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했다.
하지만 이에 불복한 축구협회는 법원에 문체부의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했고, 법원이 이를 인용하면서 현재 문체부의 중징계 요구 효력은 정지된 상태다.
문체부는 항고했지만, 정 회장은 '중징계 리스크'에서 벗어나 예정대로 제55대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에 출마했다.
그리고 지난달 26일 열린 선거에서 85.7%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4연임에 성공했다.
하지만 아직 유승민 체육회장의 인준을 받지 못한 상태다. 정 회장에 대한 인준은 대한체육회 종목육성부 심의를 거쳐 유 회장의 결재를 거쳐야 한다.
유 회장은 지난 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정몽규 축구협회장 인준은 규정대로 판단하겠다"면서도 여야 문체위 위원들의 '인준 보류' 압박에는 "검토해 보겠다"고 답했다.
정 회장이 당선된 지 2주가 지났지만, 유 회장은 아직 인준 여부를 두고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 회장은 "유승민 체육회장과 직접적으로 대화하진 않았지만, 여러 공감대가 있다"면서 "유 회장도 학교 체육 발전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나 또한 축구의 저변 확대를 위해 학교 체육의 발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정 회장은 축구인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당선됐으나, 여전히 축구 팬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한국 축구 대표팀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 탈락과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 등 각종 논란으로 깊은 실망감을 안겼기 때문이다.
당선 후 축구대표팀 공식 서포터스 '붉은악마'와 만나 소통한 정 회장은 "협회의 의사 결정 배경 등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는 게 중요하다고 느꼈다"며 "소통에선 올드미디어뿐 아니라 뉴미디어를 포함해 더 적극적으로 소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천안축구종합센터 건설 현장. 김조휘 기자한편 정 회장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축구종합센터 건설 현황 브리핑에서 "축구종합센터가 잔디와 관련해 많은 연구개발(R&D)을 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춰 그런 부분을 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올 시즌 K리그가 역대 가장 이른 시점에 개막한 가운데 최근 서울월드컵경기장 등의 잔디 상태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정 회장은 "일본은 봄, 여름에 난지형 잔디를 깔고, 가을에 한지형 잔디를 그 위에 깐다고 들었다"면서 "우리도 점점 기후가 변하는 만큼,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면서 축구종합센터가 잔디 문제 해결을 위한 'R&D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