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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장관 "기후환경부로 거듭나야…기후 싱크탱크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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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책

    환경장관 "기후환경부로 거듭나야…기후 싱크탱크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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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년 기자간담회

    농수산물·노동·취약계층 등 다방면 아우르는 기후문제…"하드웨어 정비"
    "환경부에도 '기재부의 KDI' 같은 기후 전담 국책연구원 필요"
    "가습기살균제, 정부·국회·기업·피해자 간 종국적 합의 노력…정부 책임 회피 않겠다"

    김완섭 환경부 장관이 2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한 모습. 최서윤 기자김완섭 환경부 장관이 2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한 모습. 최서윤 기자
    김완섭 환경부 장관은 기후변화 대응 등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환경부가 '기후'환경부로 거듭나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김 장관은 25일 기자간담회에서 "기후 변화로 인한 농수산물 작황 피해, 야외근로자 건강문제, 기후 취약계층 문제 등은 여러 유관부처와 관련돼 검토를 해보려 해도 하드웨어가 갖춰지지 않아 정비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여러 사안에 포괄되는 기후변화 대응 업무를 주관하는 부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김 장관은 "세계적 추세로 볼 때도 어느 정도 기후를 주관하는 부처가 필요하다는 것은 몸소 느끼는 부분인 것 같다"며 "정부 조직법에 기후란 말이 없는데 법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후 문제를 주관하는 부처가 환경부가 돼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기후에너지부', '기후경제부' 등 경제부처에 (기후 문제를) 줄지 등 이야기가 있다"면서도 "기후가 기본적으로는 환경과 관련돼 있고, 기후문제를 다루는 이유가 환경과 관련해 변동성과 피해를 적게 해 (미래세대에게) 물려자는 취지이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일각에서는 탄소배출량의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에너지 부문을 기후 관련 신설 부처가 포괄하거나, 에너지 담당 부처에서 기후 부문을 포괄하는 게 효과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 장관은 그러나 "기후환경부가 에너지를 가져와야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에너지는 국민생활과 지속가능성장, 사회경제발전에 있어 빼놓을 수 없고 나름대로의 의미와 정책기조가 있는데, 기후 때문에 에너지의 모든 걸 통제하겠다는 게 100% 적절한지는 잘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에너지 자체를 당장 기후에 맞추겠다는 것보다는 단계성을 거쳐 시간을 두고 생각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앞서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환경부의 명칭을 '기후환경부'로 변경하고 기후환경부 장관을 부총리로 격상, 2차관을 신설해 기후정책을 총괄 조정하는 내용의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2050 탄소중립 위원회 간사위원을 국무조정실장에서 환경부 장관으로 변경하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 개정안도 함께 내놓았다.

    김 장관은 이 같은 환경부 개편에 대해 "앞으로 나아갈 큰 목표이지만 정부가 당장 하기에는 시간이 걸릴 수 있는 문제"라고 했다.

    다만 탄녹위의 경우 "국장 5개 자리를 △총리실 △외부민간인 △국토부 △산업부 △기재부가 맡고 있는데 부처간 중복 문제를 볼 간사를 국조실장에서 환경부 장관으로 바꾸고, 1급 자리(탄녹위 사무차장)는 환경부 내 차관보 역할을 하면 기후문제를 심도있게 고민할 수 있고 차관 2개를 만드는 것보다는 시간이 덜 걸리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환경부 개편과 탄녹위 내 환경부 역할 강화 외에도, 기재부에 정책 조언을 하는 산하 국책연구기관 'KDI(한국개발연구원)'처럼, 환경부에 기후 관련 정책조언을 할 싱크탱크가 필요하다는 언급도 했다.

    김 장관은 "국립환경과학원, 온실가스정보센터 등 기후와 유관된 업무를 하는 기관이 있지만 좀 더 기후 관련 역량을 모아 '기후변화연구원(가칭)' 같은 명실상부한 싱크탱크로 만들면 기후환경부의 여러 정책적·이론적 근거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국회에서도 환경노동위원회가 기후변화 대응을 전담해 기후환경부, 기후변화연구원(싱크탱크)과 유기적 연결구조로 가면 현재 기후특위의 한계로 지적되는 입법권·예산권 부재 문제 등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란 견해도 덧붙였다.

    김완섭 환경부 장관이 2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한 모습. 환경부 제공김완섭 환경부 장관이 2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한 모습. 환경부 제공

    "가습기살균제, 정부·국회·기업·피해자 간 종국적 합의 노력"


    올해 상반기 정책과제로 김 장관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지원방안 △기후대응댐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 △금정산 국립공원 신규 지정 △일회용 컵 사용 저감 등을 꼽았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지원방안의 경우 '정부 책임을 반영한 특별법 개정'과 '국회를 포함한 다자 협의체 구축' 관련 내용을 지난주 국회에 보고한 바 있다. 김 장관은 "우선 피해자와 가족분들이 선택하는 방식(일시 합의금 지급 또는 치료비 지원)에 맞춰 지원하고, 거기 소요되는 비용을 추산해 국가와 기업이 어떻게 분담할지 결정하고, 추가되는 문제는 정부가 어떻게 다룰 지와 예산이 더 필요한 부분은 재정당국과 논의해 확보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장관은 "지난 2022년 환경부가 노력해서 합의에 도달하려다 아쉽게 못한 부분 있다. 돌이켜 보면 의사결정을 최종 귀속하는, 구속력 있는 법과 제도 준비가 끝에 살짝 부족했다"면서 "이번에는 국회와 함께 처음부터 기업과, 피해자와 논의하면서, 합의된 내용이 법으로, 제도로 안착해서 종국적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하려 한다. 정부의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기후대응댐에 대해서는 "작년 7월 말 14개 후보지 안을 발표했는데, 오는 3월 중 기본 처리 방향을 마무리 지으려 한다"면서도 "지역과 공감대 없이 강제로 진행하지 않겠다는 원칙은 계속 유효하다. 공감대가 형성됐다 말하기 어려운 지역은 당장 추진 여부를 결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는 상류에서 물을 끌어가면 하류에 물 부족이 생겨 지역 간 갈등 조정과 합의가 필수적인 문제다.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 규제를 받게 돼 보상도 필요하다.

    김 장관은 "지역간 논의가 충돌 없이 되도록 중재자, 관리자 역할을 적극적으로 하려고 한다"면서 "일단 위험성 우려에서 지역민 분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하고, 어느 일방 지역이 이익을 보고 일방이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금정산 국립공원은 오는 6월까지 신규지정을 완료한다는 계획으로, 계획대로면 24번째 국립공원이 된다. 김 장관은 "직전 팔봉산은 도립공원에서 국립공원으로 승격됐는데, 금정산은 승격 개념이 아니라 도심 근처에 보호되지 않던 지역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하는 것"이라며 "지금 '30 by 30'이라고, 2030년까지 자연보전구역 30%까지 늘리도록 추진하고 있는데 좋은 선례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일회용 컵 사용 저감의 경우 "일회용 컵 보증금제 관련, 이상적으로 설계된 제도일지라도 현실에서 수용성이 적으면 무조건 강제하지 않겠다는 원칙에 따라 이 문제를 고민해 왔다"면서 "종국적 목표는 보증금제의 전국 확대라 아니라 일회용 컵 감축"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현재 일회용 컵 보증금제는 세종과 제주에서만 시행되고 있는데, 좀 더 제도를 강화하기를 원하는 제주는 법적 근거를 마련해 주되 다른 지자체에도 강요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김 장관은 "지역 의지나 수용성 등을 감안해서 지원할 부분은 적극 지원할 방침"이라며 "추가 지역과, (지역 외에도) 놀이공원 등 입구와 출구가 정해진 시설 등에서의 일회용 컵 사용 저감 방침을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김 장관은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키로 한 수도권 폐기물 직매립 금지 조치가 지자체의 소각장 대책 미비 등으로 유예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 대해 "당시 약정을 했는데 환경부도 뒷받침하지 못하고 지자체도 따라오지 못한 것이라 심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빨대 유상화 방침에 대해선 "비닐봉지 유료화에 10년이 걸린 것처럼 의식이 바뀔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이날 오전 국토부에서 발표한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면적 확대 방침에 대해서는 "그린벨트는 풀면 그만큼 다른 곳을 묶게 돼 있는데 실효성 있게 묶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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