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우크라이나전 종전 협상을 놓고 미국이 러시아와 직접 대화에 나서면서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유럽국가들의 불만이 표출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연일 비난하며 종전을 압박하고 있는 모양새다.
더 나아가 트럼프 행정부는 전임 행정부와는 달리 다자 외교 무대에서 전쟁 가해자인 러시아를 옹호하는 행태마저 보이고 있다.
미국 백악관은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전 종전협상에서 사실상 배제된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국을 향한 비난을 쏟아낸 것과 관련해 자제를 촉구하며 신속히 희토류 광물 협정에 서명하라고 압박했다.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위해 한 일을 볼 때 젤렌스키가 언론에 험담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근 자국 TV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는 허위의 공간에 살고 있다"며 미국의 우크라이나 희토류 지분 50% 요구에 대해서도 그는 "우리나라를 팔 수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왈츠 보좌관은 이날 "많은 수의 미국 국민들도 우크라이나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다"며 "젤렌스키는 면밀히 살펴보고 광물 협정에 서명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우크라이나의 경제가 번영할 수 있도록 미국이 공동으로 투자하는 것이 그들이 바라는 최고의 안보 보장책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왈츠 보좌관은 '우크라이나 배제 논란'에 대해서도 "모든 사람을 한 테이블에 모으는 게 어렵기 때문에 '셔틀 외교'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나는 젤렌스키의 국가안보보좌관과 정기적으로 대화하고 있고 키스 켈로그 특사도 지금 우크라이나에 있다"고 일축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SNS에 "선거를 치르지 않은 독재자이자 그저 그런 성공을 거둔 코미디언인 젤렌스키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결코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며 "그가 서두르지 않으면 나라를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는 다자 외교 무대에서도 러시아를 옹호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이 주요 7개국(G7)의 우크라이나 전쟁 3주년 성명에서 '러시아의 침공(Russian aggression)'이라는 표현을 넣는 데 반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우크라이나전의 성격을 "러시아의 침공"이라고 분명히 했지만,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우크라이나 분쟁"(Ukraine conflict)으로 순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8일 미·러 외교장관 회담 뒤 미 국무부가 낸 자료에도 '우크라이나 분쟁'(conflict in Ukraine)이라는 표현이 들어갔다.
한편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이날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종전 협상 의지에 따라 미국의 대(對)러시아 제재를 조정할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미·러 정상회담 날짜와 관련해 그는 "일정을 공개하지 않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 전쟁을 아주 빨리 끝내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