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뮤지컬 애기봉의 언론인 시사회가 김포아트홀 공연장에서 열렸다. 박창주 기자"강가에 꽃이 피면, 그대 돌아오세요."
청순한 모습의 '김아이'가 할머니의 애틋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간절한 마음이 구슬픈 노랫소리에 실린다.
이어 김포 하이틴 스타 선발대회가 열리고, 아이는 애기봉을 배경으로 노래 훈련에 들어간다. '진심'이 담긴 소리를 내는 비결에 대해 스승은
"이루어질 수 없는 운명, 슬픈 사랑 이야기, 애기봉에서 전해지는 얘기처럼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졌다고 생각해"라고 노래한다.
마침내 본선무대에 오른 아이. 분홍 꽃이 새겨진 고운 한복을 차려입은 그는
"그때로 돌아가고 싶어"라는 가사를 읊으며, 고향이 이북인 할머니의 애창곡을 떠올린다.
심사 결과 발표 전, 60초 광고 시간에 천둥소리와 함께 안개가 자욱하게 깔리면서 조명과 배경이 뒤바뀐다. 조선시대 평안도다. 한복 차림의 주변 캐릭터들이 아이를 '애기'로 부르는 가운데, 빠르고 유쾌하게 극이 전환된다.
그러고는 아이에게 냉소적인 비평을 했던 심사위원이 평안감사로 등장, 이제부터는 애기와의 추억을 쌓아 간다.
조연들의 우스꽝스러운 몸짓과 재치 넘치는 대사들이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내면서도, 전통적인 멜로디와 애절한 가사가 교차되며 떠난 연인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낸다.
남녀 간 사랑을 노래하며 이별은 전란과 분단을, 재회에 대한 소망은 평화 메시지를 던진다.
김포아트홀에 설치된 뮤지컬 애기봉 포토존. 박창주 기자경기 김포시의 관광 중심지이자 북한 최접경지인 애기봉에 얽힌 '애기와 평안감사의 사랑이야기' 설화가 뮤지컬로 다시 태어났다.
18일 김포시와 김포문화재단은 극단 공연배달서비스간다에서 공동 제작한 '뮤지컬 애기봉'의 언론인 시사회를 70분간 드라이리허설(총연습)로 개최했다.
애기봉은 우상욱 감독이 연출한 작품으로 애기봉에 관한 설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뮤지컬이다. 배우 이아진(애기)과 양경원(현감)이 주연을 맡았다. 또 배우 조현식, 이석, 신고은, 송창현, 김채은, 김리아 등이 조연으로 무대를 빛낸다.
김포의 문화 자원을 발굴해 콘텐츠로 창작함으로써, 부가가치와 지역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시민들의 정체성 확립을 도모하려는 취지로 기획됐다.
현재를 살다 조선시대로 넘어간 김아이라는 여주인공이 애기가 돼, 평안감사와 인연을 맺고 병자호란으로 이별을 맞는 게 주된 내용 흐름이다. 현재와 조선시대를 넘나드는 타임슬립(Time Slip, 시간여행) 구성이다.
국악, 트로트 등 장르와 시대를 초월한 음악은 물론, 화려한 사물놀이와 춤사위 등으로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본공연은 오는 19일~22일까지 김포아트홀(503석 규모) 공연장에서 커튼을 올린다. 예매(7세 이상 관람, 전석 1만 원)는 김포문화재단 누리집에서 하면 된다. 김포시민 등은 5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이번 작품의 제작비 등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역대표예술단체 지원사업을 통해 마련됐다. 국비 2억 5천만 원과 시비 2억 5천만 원 등 총 사업비는 5억 원이다.
이계현 김포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이야기로만 존재했던 지역의 역사성 있는 문화소재를 새로운 콘텐츠로 승화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관객들에게 소중한 재미와 감동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병수 김포시장은 "김포의 대표적 설화에 상상력을 더해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구성으로 재창조한 퓨전 작품이다"라며 "개성있는 캐릭터들과 애달픈 서사, 화려한 퍼포먼스로 K-뮤지컬의 지평을 넓힐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