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출신의 현대음악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 루도비코 에이나우디. 크레디아 제공 "제 음악이 아무쪼록 우리가 인생에 갇혀 있는 삶이 아니라 여전히 숨 쉴 공간이 있다라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느끼고 이해할 수 있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전 세계 음악 서비스에서 390억 스트리밍을 기록한, 현재 가장 인기 있는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 루도비코 에이나우디(70)는 13일 국내 기자들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탈리아 출신인 에이나우디는 모차르트와 베토벤을 넘어 가장 많은 스트리밍 횟수를 기록한 클래식 작곡가로 거론된다. 지난해 발매한 싱글 '아듀'(Adieux)는 하루 만에 스트리밍 250만회를 넘기도 했다. 그의 대표곡 '익스피리언스'(Experience)'를 비롯해 많은 곡이 영화와 광고에서 활용된다.
그의 음악은 특히 영화음악으로도 유명하다. 영화 '블랙스완' '언터처블: 1%의 우정' '닥터 지바고' '인시디어스' 등 수많은 명작에서 그의 음악을 쉽게 들어볼 수 있다.
"영감은 여러 다양한 방법으로 온다. 순간순간 삶에 찾아온 아이디어가 음악으로 완성된다. 아이디어를 휴대전화에 저장해 놨다가 골라서 곡을 만들기도 한다."그는 "앨범을 만드는 것은 마치 책과 같다. 책에 들어가는 이야기를 찾으려고 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말 발매한 앨범 '더 서머 포트레이츠(The Summer Portraits)'는 그가 10대 초반 보냈던 여름에 대한 기억을 담았다. 그는 "여름방학마다 이탈리아 어촌 마을에서 석 달을 보내며 친구들과 배를 타고, 물고기를 잡았다. 그야말로 천국이고 자유를 만끽하는 시간, 그 기억이 이번 앨범이 됐다."고 전했다. 에이나우디는 "'더 서머 포트레이츠'에 수록된 곡 파토스(Phatos)와 시퀀스(Sequense)는 바로크 바이올린 연주자인 테오팀 랑글루아 드 스와르트가 런던 애비로드(스튜디오)로 와서 저와 함께 연주했다"고 강조했다.
4월 2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리는 루도비코 에이나우디의 공연 포스터. 크레디아 제공틱톡에서 156억 조회수를 기록한 '익스피리언스'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책의 내용에 따라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성찰하며 만든 곡이다. 매일 이 책을 읽으며 영감을 얻는다."고 말했다.
인기의 비결에 대해 묻자 "에너지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내 음악은 계속해서 어떤 에너지를 표현하고 있다. 삶, 사랑의 에너지를 음악으로 표출하고자 한다"고 했다.
이탈리아에서 밀라노 베르디 음악원을 졸업하고, 루치아노 베리오(1925 ~2003)와 같은 실험 음악의 거장에게 배웠지만 자연을 주제로 하는 명상적이거나 서정적인 작품이 주를 이룬다. 그의 할아버지는 이탈리아 대통령을 지낸 경제학자 루이지 에이나우디(1874~1961). 이탈리아 명문 출판사의 사장인 아버지, 피아니스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에이나우디는 "평생 많은 음악을 들었고 어머니가 피아노로 연주해 주던 쇼팽·바흐·슈만의 영향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빌리 아일리시, 라디오 헤드, 에미넴도 즐겨 듣는다.
에이나우디는 4월 2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이번 앨범 수록곡을 연주한다. 8년 만의 내한 공연으로 '언더워터'(Underwater), '인 어 타임 랩스'(In A Time Lapse) 등 그간 앨범에 실린 곡도 들려준다. 그는 "언제 방문해도 늘 반가운 국가가 한국"이라며 "한국 관객들이 제 음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것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출신의 현대음악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 루도비코 에이나우디. 크레디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