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 코로나19가 전세계를 덮치면서 경기도 공공의료는 '늪'에 빠졌다. 경기도의료원 산하 6개 병원의 적자는 2천억 원에 육박하며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1400만 도민들의 건강과 생명을 위한 '최후 보루'가 붕괴 위기에 부딪힌 것.
경기도의회 보건복지위원인 김동규(57·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기의료원 정상화에 총대를 멘 이유다.
"문제를 풀려면 어떻게든 움직여야만 했어요. 뜻이 있는 의원들과 함께 전문가들 자문을 받아가며 '경기의료원 운영정상화 TF'를 꾸렸고, 위원장을 맡아 2년간 달려 왔습니다."
만성 적자는 대부분 공공의료 현장의 태생적 한계라는 시각도 있었지만, 김 의원은 포기하지 않았다. 급변하는 사회적 여건과 기후위기 속에서 의료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선진 '복지국가'로 도약하기 위해 공공의료는 필수 요건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극단적으로 보면 홍준표 대구시장이 과거 진주의료원을 폐쇄했을 정도로 흑자 전환이 쉽지 않죠. 그렇다고 해서 공공의료 서비스를 버릴 순 없지 않습니까. 도민들이 믿고 찾을 수 있는 선진화된 병원으로 거듭나는 게 설립 취지를 살리는 길이라고 생각했어요."그는 '기본기'에 초점을 뒀다. 핵심은 공공의료 '시설과 서비스'의 내실 다지기다.
"기초공사는 공공병원에 주어진 혁신 과제에 대한 끈질긴 연구였습니다. 연구용역을 통해 각 지역별 특성에 맞는 공공의료 시설 이전·신축 방안 등을 도출했죠. 또 병원 구성원들과 꾸준히 소통해 실력있고 믿을 수 있는 의료 서비스 확장을 위한 대책들을 논의했습니다. 모두가 '주인의식'을 높이는 과정이었어요. 앞으로도 공공의료 서비스에 과감히 투자해야 합니다."빠른 속도는 아니지만, 이 같은 정성은 점증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김 의원의 판단이다.
"엄청난 적자를 기록했었지만, 코로나 국면이 끝나면서 병실 가동률과 수익성이 점차 개선되고 있어 희망적"이라는 것이다.
공공의료와 관련해 최근 그가 주목하고 있는 건 '간병' 시스템 현안이다. 개인 간 계약 관계로 운영되는 간병제도에 따라 과도한 비용 부담과 서비스의 질적 하락 등을 초래하는 점을 문제 삼았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이 직접 발의한 '경기도 저소득계층 노인 간병비 지원 조례안'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민선 8기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역점사업으로 추진 중인 '간병 SOS 프로젝트'의 마중물이 됐다고 자부하기도 했다.
"노인 등 간병이 절실히 필요한 분들께 안정적이고 양질의 돌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제도적 틀을 마련하는 데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이제 단계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게 돼 보람을 느낍니다."4선 시의원 출신으로 안산시의회 의장까지 지냈던 '정치 베테랑' 김 의원은 줄곧 시민사회단체 등에서 봉사와 후원을 하는 등 '모두가 행복한 지역사회 만들기'에 주력해 왔다.
자신의 정치적 포부에 관해서는 '더 큰 정치'에 대한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제 뜻이 많은 사람들한테 공감을 일으키고 함께 할 수 있다면 (국회의원이나 시장으로서의 역할에 대해) 심각하게 고려를 해보겠다고 말씀드립니다."
경기도의회 김동규 의원(더불어민주당·안산1). 박철웅 PD다음은 김동규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Q. 지역구 안산시의 관심 현안은 무엇인가?안산시의원으로 4선을 했고 의장까지 한 후 경기도의원이 됐다. 시의원 4선을 하며 안산시가 가지고 있는 인구문제, 산업단지 배후도시로서의 시화반월공단의 경쟁력 제고 문제, 교통문제 등 다양한 현안에 관심을 갖고 의정활동을 해왔다.
최근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업은 경기도에서 추진 중인 '세계정원 경기가든' 사업이다. 지난 1994년도 안산시에는 경기도 8개 도시의 생활 쓰레기가 매립이 됐다. 약 20년이 지난 2014년도에 매립이 종료됐고 잡종지로 분류됐던 땅을 안산시민들에게 다시 돌려줘야 했다.
당시 경기도와 안산시는 그동안 고통받아온 인근 주민들뿐 아니라
경기도민들을 위해 순천만국자정원에 버금가는 국가정원을 만들기로 했다. 현재 설계가 끝나고 착공만 남겨둔 상황이다. 경기도민뿐 아니라 대한민국 모든 국민들이 훌륭한 정원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정원을 만들기 위해 예산이나 행정절차 등을 점검하면서 협의해 나가겠다.Q. 경기도의회에서 가장 관심 가지고 있는 현안은?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현안은 간병 문제다.
최근 간병으로 인한 안타까운 사연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이제 개인을 넘어 사회적인 문제가 돼버렸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간병인 제도는 아직 확립돼 있지 않다. 병원에서 간병인을 관리하는 것도 아니다. 개인 간 계약을 통해 이뤄진다. 그러다 보니 감당할 수 없는 간병비용 문제, 서비스 품질 등 간병 인력 문제들이 꾸준히 제기돼왔다.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기도 저소득계층 노인 간병비 지원 조례안'을 전국 최초로 발의했다. 올해부터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간병 SOS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시범사업을 진행한다. 마중물이 된 것 같아 의미가 있다.또 하나의 문제는 간병 인력 부족이다. 현재 간병인으로 활동하는 분들은 중국 동포 등 대부분이 외국인이다. 그러다 보니 의사소통이나 문화적 차이 등 다양한 문제로 인한 간병 서비스의 질 저하가 발생한다. 그래서 최근 '경기도 외국인간병 제도의 운영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발의했다. 엄선된 외국의 간호 인력들을 국내외 교육기관을 통한 교육 및 실습 후 의료기관에 바로 취업시킬 수 있도록 도지사가 모든 권한을 갖고 운영할 계획이다.
Q. 긴 정치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의정활동이나 성과가 있다면?
정치를 시작한 지 20년째다. 정신없이 세월이 지나갔다.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성과라고 하면 안산시의원 때 화두가 됐던 수인선과 신분당선 연계 사업이다. 혼자 할 수 있었던 건 아니지만 보다 빨리 운행될 수 있도록 몇 년 동안 정말 열심히 노력했던 의정활동들이 기억에 남는다.
또 앞서 말한 쓰레기 매립장 주민 활용 방안도 약 7~8년 정도 걸렸다. 지금은 주민들이 만족할 수 있는 좋은 방향으로 계획이 세워졌고 예산이 집행되고 있는 과정이라 굉장히 자부심을 느낀다.
또
경기도에는 경기도의료원 산하 6개 병원이 있다. 코로나를 거치며 약 2천억 원이 넘는 엄청난 적자를 기록하고 있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기도의회 내에 '경기의료원 운영정상화 TF'를 구성했다. 당시 TF의 위원장을 맡으며 약 2년 동안 열심히 활동했다. 의료 현장도 공감할 수 있는 결과물을 만들고 끝맺음을 할 수 있어 기억에 남는다.
Q. 경기도의료원 운영정상화 TF의 결과물은 어떤 것인가?
우선 병원이 가지고 있는 여러 혁신 과제에 대해 현장과 용역 연구를 통해 대안을 제시했다. 아울러 지역 특성에 맞는 공공의료의 대대적인 변화 제시, 시설 노후화로 인한 병원의 이전과 신축에 대한 환경 개선 등 결론을 도출해냈다.
이 과정에서 병원 운영 주체인 병원장뿐 아니라 노조와의 대화도 꾸준히 했다.
어떻게 하면 공공의료 서비스를 더 확장시켜 적자폭을 줄일 것인가, 또 경기의료원이 앞으로 가야 될 방향에 대해 서로 주인의식을 갖고 함께 고민하는 자리였다. 100% 만족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기대 이상이었다. 전문가들 또한 좋은 평가를 해줘 기억에 남는 활동이었다.
Q. 경기의료원을 비롯한 지역 공공의료원들의 적자가 어느 정도 상황인가?
전국 공공의료원 중 흑자를 기록한 곳은 없는 걸로 알고 있다. 일반적으로 이익이 되는 분야는 민간 병원들이 적극적으로 운영한다. 공공에서는 돈이 안 되는 의료 서비스만 할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적자 규모를 쉽게 극복하기 어렵다. 극단적으로 보면 홍준표 대구시장이 과거 진주의료원을 폐쇄했을 정도로 흑자 전환이 쉽지 않다.
적자가 난다고 해서 공공의료 서비스를 포기할 수 없다. 더 많은 도민, 시민들이 믿고 찾는 병원으로 거듭나도록 의료서비스의 질을 향상하면서도 공공의료까지 담당할 수 있도록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경기도의료원은 약 2천억 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지만 코로나가 끝나면서 병실 가동률과 수익이 개선되고 있어 희망적으로 보고 있다.
Q. 공공의료서비스는 도민들에게 어떤 의미인가?
우리나라 의료보험 제도는 너무 잘 되어 있다. 하지만 비급여 대상의 많은 진료과목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또 사회적 환경이나 기후변화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발생되는 문제에 대한 의료의 공적인 역할들이 있다. 공공의료기관이 하지 않으면 아무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쪽에서는 사회복지 예산이 많다고 하지만 사회복지가 없는 선진국은 생각할 수도 없다. 공공의료가 없는 도민들의 건강한 삶은 있을 수가 없다. 필수적이고 꼭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공공의료서비스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되어야 한다고 감히 말씀드린다.Q. 시의회부터 오랫동안 정치활동을 했다. 본인만의 정치철학이 있다면?
약 20년 전, 정치를 처음 시작할 때 정치인의 길을 가라고 권유해 줬던 분께서 해준 말을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
권력을 잡으려고 하면 절대 잡히지 않고 나누려고 하면 권력이 힘이 된다. 권력을 시민을 위해 사용하게 되면 좋은 정치인으로 시민들에게 기억될 수 있다. 결국 나를 위한 정치가 아닌 시민을 위한 정치를 하라는 뜻이었다.
정치인으로 지금까지 이끌어올 수 있었던 말이다. 지금도 실천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고 앞으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가야겠다고 항상 다짐한다.
Q. 정치인으로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많은 분들이 '이제는 국회의원을 해야 한다', '시장에 도전해야 한다'며 질문을 한다. 한번 생각을 해봤다. 국회의원이나 시장은 더 큰 권력과 권한을 행사하는 사람들인데 그들의 인생이 행복하지는 않을 것 같다. 더 치열하고 각박한 정치라는 '환경 속에 생존하기 위해', '자기 것을 지키기 위해' 그런 길은 가고 싶지 않다.
하지만 이 자리에 서기까지 주변에서 함께해 준 분들이 있다. 그분들께서는
'네가 생각하는 철학을 가지고 국회의원이나 시장으로서의 역할을 해보라'고 항상 말씀한다. 제 뜻이 많은 사람들한테 공감을 일으키고 함께 할 수 있다면 심각하게 고려를 해보겠다고 말씀드린다.Q. '김동규는 OOO다.'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김동규는 출세한 촌놈'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고향이 해남 땅끝이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아무것도 없이 서울로 상경했다. 몸으로 부딪히면서 살아왔고 이제는 시민을 대표하는 자리에 있다. 선출직은 나를 위해서가 아닌 남을 위해서 일할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에 굉장히 고귀하고 존경받는 자리다. 그만큼 역할도 해야 한다. 시골 촌뜨기가 세월이 지나 이런 자리에 있다는 것만 봐도 촌놈이 출세했다고 스스로 평가하고 싶다. 또 치열하고 열심히 잘 살아온 위로와 격려의 말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