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대원들이 구명뗏목에서 선원들을 구조하고 있다. 여수해경 제공침몰된 제22서경호 선체가 발견되면서 실종자 수색과 함께 사고 조사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9일 전남 여수해양경찰서 등에 따르면 제22서경호는 전날 5척의 선단과 함께 부산 감천항을 출항, 오는 23일 귀항하는 예정으로 조업지인 흑산도 인근 해역으로 이동 중이었다.
사고 당시 남해안 해상에는 풍랑주의보가 내려졌으나 어선안전조업법에 따라 30t 이상인 서경호(139t급)는 출항과 조업이 가능했다.
해상에는 초속 12~14m의 북서풍이 불었으며 파도의 높이는 2.5m 이내로 측정됐다.
해경은 생존 선원들로부터 "항해 중 바람과 파도에 선체가 전복됐다"는 진술을 확보했으며 서경호가 선단에서 홀로 연락 두절된 뒤 침몰한 경위에 대해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 중이다.
서경호는 조난신호조차 보내지 못할 정도의 짧은 시간에 침몰된 것으로 추정된다.
조난신호를 발신하는 통신장비를 갖췄지만 구조를 요청하는 무전 등 아무런 연락을 하지 못하고 레이더에서 사라졌기 때문이다.
해경은 서경호의 출항 후 연락 두절까지 약 13시간 동안의 항적·VHF 등 통신 장비의 작동 실태·선체 관리의 적절성, 선단의 실제 규모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앞서 이날 오전 1시 41분쯤 여수시 삼산면 하백도 동쪽 약 17㎞ 해상에서 139t급 대형트롤선박 22서경호가 레이더에서 사라졌다는 신고가 당국에 접수됐다.
서경호에는 선장을 비롯한 한국인 선원 8명, 베트남인 3명, 인도네시아 3명 등 총 14명이 타고 있었다.
선장을 비롯한 한국인 4명이 사망했으며 구조된 외국인 선원 4명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은 뒤 진술조사 등에 협조하고 있다.
서경호 선체는 같은 날 오후 3시 54분쯤 사고 지점로부터 남서쪽 약370m 일대 수심 80m지점에서 해군 수중무인탐지기(ROV)에 의해 발견됐다.
선내에서 실종자 1명이 발견됐으며 생사는 확인되지 않았다.
해경은 선체가 발견된 지점을 중심으로 다른 실종자 5명에 대한 수색을 이어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