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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수저' 문승호 경기도의원 "격차와 차별 없는 세상 꿈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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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흙수저' 문승호 경기도의원 "격차와 차별 없는 세상 꿈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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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 주

    지난 2022년 6월 1일 경기도 31개 시·군에서 선출된 156명의 경기도의원들은 4년간 사람중심 민생중심의 가치를 둔 '의회다운 의회'를 만들기 위해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다. 1390만 경기도민의 대표기관인 경기도의회는 도민들의 생활과 직결된 경기도의 행정에 대한 감시와 견제뿐 아니라 지역의 현안과 민원 해결에 노력하고 있다. 그만큼 도민들을 대표하는 경기도의원의 생각과 가치관, 비전 등은 지방자치시대 경기도의 미래를 볼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된다.

    경기도의회 문승호 의원(더불어민주당·성남1) 인터뷰
    구도심서 생활하다 신도시 고교로 진학
    신발부터 부모님 차까지…격차 몸소 겪어
    성인 이후 중학교·고교 친구들 격차 더 벌어져
    특성화고 학생 '극단적 선택'으로 노동에 관심
    노동 관련 강사 활동하다 한계 느끼고 정치 결심
    노동인권교육 진흥 조례 등 격차 해소 위해 활동


    경기도의회 문승호(39·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노후화된 주택과 판자촌이 즐비했던 성남시 중원구에서 태어난 '흙수저'다.

    "중학교 다닐 때 도시락을 싸오지 못하는 환경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무료 도시락을 나눠줬어요. 양호실에서 받아온 도시락은 모양과 반찬, 가짓수도 다 똑같았어요."

    중학교 졸업 이후 고등학교는 신도시가 들어선 분당구로 진학했지만, 환경이 바뀐다고 해서 '흙수저'가 '금수저'가 될 순 없었다. 오히려 '격차'만 느끼는 계기가 됐다.

    "무엇을 신었는지 또 입었는지, 아빠 차는 뭔지 물어보더라고요. 부유한 환경이 아니었기 때문에 거기서부터 거리감이 느껴졌습니다."
     
    성인이 되고 나서도 격차는 줄어들지 않고, 더 벌어졌다. 중원구에서 함께 자란 중학교 친구들은 대부분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생업에 뛰어들었다. 그러다 보니 현장직이 주를 이룬다. 반면 분당구 고등학교 친구들은 대학 진학은 기본이고 결혼 이후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집까지 구매했다.

    격차로 인한 차이를 받아들이며 살아가던 중 2017년 문 의원의 인생을 바꾸는 사건이 발생했다. 현장실습을 간 특성화고 3학년 학생이 업무 과다에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안타깝게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것. 충격을 받은 문 의원은 어려운 처지에 놓은 청소년들을 돕기 위해 대학원을 다니며 노동 관련 공부에 전념했다.

    도의원 출마 전까지 노동 관련 강의하는 강사로 활동했지만, 개인으로 활동하는 것보다 제도적으로 청소년, 청년들까지 교육을 확대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민 끝에 무작정 김태년 민주당 의원을 찾아가 정치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제가 경험했던 중원구, 수정구의 아이들과 분당구 아이들이 누리는 삶의 환경, 교육 격차와 차별을 해소해야만 아이들이 공정한 스타트라인에서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제가 정치를 하는 이유입니다."

    정치인이 된 문 의원의 주요 관심사는 과거의 본인처럼 차별과 격차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소수들이다. 지난해에는 학생들이 제대로 된 노동인권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경기도교육청 노동인권교육 진흥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발의했다.

    또 전국 최초로 학교 급식에서 남은 잔식을 푸드뱅크와 사회복지시설 등을 통해 사회적 취약계층에 기부하는 '경기도교육청 학교급식의 잔식 기부 활성화에 관한 조례'가 대표적이다. 이 조례는 잔반 처리비용 절감, 환경 보호, 사회복지 기여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2023년 경기도의회 우수조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힘이 있고 권력이 있는 사람들은 어떤 형태로든 목소리를 낼 수 있지만 힘이 없고 연약하고 금전적으로 부족한 분들은 아무래도 목소리가 작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에 앞으로도 약자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경기도의회 문승호 의원(더불어민주당·성남1). 박철웅 PD경기도의회 문승호 의원(더불어민주당·성남1). 박철웅 PD
    다음은 문승호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Q.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7살 때 당시 김대중 대통령 후보에게 꽃목걸이를 걸어드리는 사진이 남아있다. 그걸 보고 7살 때 정치에 입문했다고 우스갯소리로 말한다. 어려서부터 정치에 관심이 많았던 부모님 밑에서 자라면서 지역 국회의원, 도의원, 시의원들을 삼촌같이 이모같이 대하며 자연스럽게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지난 2017년 결정적인 사건이 있었다. 현장실습을 간 특성화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 업무 과다에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안타깝게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어떻게 이런 청소년들을 도와줄 수 있을지 고민을 하게 됐고 대학원을 다니며 노동 관련 공부를 했다.
     
    도의원이 되기 전까지도 노동 관련 강의하는 강사로 활동을 했다. 강사 개인이 활동하는 것보다 제도적으로 청소년, 청년들까지 교육을 확대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에는 그것이 정치에 입문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가 됐다.
     
    Q. 김대중 전 대통령과 찍은 사진, 비하인드 스토리는?
     
    7살인데 뭘 알겠나. 당시 아버지께서 며칠 후 유명한 분한테 꽃목걸이를 걸어드려야 된다며 옷을 맞추러 갔다. 옷가게를 갔던 기억이 생생하다. 흰색 정장 상하의와 흰 구두였다. 어렸을 때는 너무 촌스러워 입기 싫었지만 부모님이 중요한 분한테 아주 이미 있는 일이라고 해서 성남종합운동장에 가게 됐다.
     
    지금은 주차장인데 당시 무대가 있었다. 무대 위에는 여자아이 한명이 있었고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 후보에게, 여자아이는 이희호 여사에게 꽃목걸이를 걸어드렸다. 요즘은 방송이나 유튜브, SNS가 활발했지만 당시는 대중 연설이 대부분이었다. 대통령 후보가 온다고 하니 지지자들과 응원하는 당원까지 많이 오셨고 하나의 퍼포먼스였다. 당시에는 정치를 할 줄 몰랐지만 정말 중요한 자료다. 잘 가지고 있어야 된다고 항상 어머니께 말씀드렸다. 안타깝게도 당시가 92년도였기 때문에 김대중 대통령께서 떨어지셨고 97년 대선에 당선이 됐다.
     
    Q. 정치에 관심이 많으셨던 부모님,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총선이나 지방선거 등 선거철이면 부모님은 집에 없었다. 항상 선거 캠프에 가서 아버지는 조직 관련 업무, 어머니는 행정이나 하다못해 밥하는 일까지 주도적으로 역할을 했다. 저희 집은 뒷전이었고 선거에 몰입했다. 아마 민주주의의 일원으로 참여한다는 의미를 부여했다.
     
    국회의원이나 시장으로 당선되면 보통 어떤 자리를 탐하거나 보상을 원한다. 부모님은 그런 게 전혀 없었다. 실제 어떤 국회의원이 '이력서를 가져와라, 도와주겠다'는 이야기도 했지만 아버지는 받지 않았다. 사실 어린 시절부터 성인이 되기까지 굉장히 어려운 시절을 보냈지만 욕심내지 않고 정말 순수하게 정치 변화를 위해 참여했다.
     
    이런 모습들은 후대에 정치를 하고 있는 입장에서 강력한 기반이 된다. '부모님을 보면 문승호가 그럴 애가 아니다', '부모님을 볼 때 욕심을 구하지 않는다' 등 주변에서 평가를 해준다. 지역사회에서는 이런 소문이 되게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많은 유산보다 인간적 자산, 평판의 자산을 줘서 강력하게 지역사회에서 뿌리내리고 사람들과 유대할 수 있어 오히려 감사하다.
     
    Q. 지역구 성남시의 관심 현안이 있다면?
     
    성남은 세 개의 구가 있다. 중원구와 수정구라고 하는 원도심과 판교가 있는 신도심 분당구로 나뉜다. 중원구와 수정구는 70년대 서울시 판자촌에 살던 주민들을 강제 이주시킨 지역이다. 높은 언덕에 동네가 형성되어 있고 당시 급하게 짓다 보니 건물, 도로망, 수도 등 기반 시설과 환경들이 낙후되었다. 그래서 재개발이 추진되었다. 현재 대부분은 재개발이 이미 완성되었고 아직 진행 중인 곳이 있다.
     
    최근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지역구 중 하나인 신흥1동에서 2층 주택이 붕괴됐다. 그러다 보니 좀 더 좋은 아파트와 시설, 주변 환경에서 살고 싶다는 주민들의 욕구가 있다. 재개발에 대해 주민들이 만족할 수 있고 재산 보호가 이루어질 수 있는 안정적인 재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 또 이주할 수 있는 이주단지까지 잘 마련되는 것이 첫 번째 지역구 현안이다.
     
    두 번째는 판교테크노밸리다. IT와 4차 산업혁명 등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가 시대적 화두로 국가나 경기도가 판교테크노밸리를 점점 확장하는 기조다. 제2판교는 거의 완성단계고 제3판교는 개발하고 있다. 그런데 이곳은 과거 농지였다. 농지로 사용하던 도로망에 교통망도 부족하다. 유수의 IT기업들이 입주했는데 좁은 도로망으로 교통체증이 발생하고 광역버스나 광역 철도망이 없어 불만이 발생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계 기관들이 모여협의하고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 중이다.
     
    Q. 관심을 갖고 추진하는 현안이 있다면?
     
    도의원이 되고 가장 관심 가졌던 건 학교 급식이다. 매번 남은 음식들이 발생한다. 예를 들어 학교에 천 명의 학생이 있다면 급식 천 인분을 준비한다. 그런데 천 명이 매일 먹는 날이 없다. 아프거나 현장학습이나 여행을 갈 수도 있어 항상 남은 음식들이 있다. 건드리지 않는 음식을 잔식 혹은 예비식이라고 표현한다. 이걸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을 했다.
     
    행정사무감사 과정에서 경기도교육청이 남은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는 비용이 가장 많이 썼을 때가 연 100억 원이 넘는다는 걸 알게 됐다. 학생들을 잘 먹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음식물 쓰레기 처리 비용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세금의 일환이다. 관련 부서에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 대안으로 '경기도교육청 학교급식의 잔식 기부 활성화에 관한 조례안'을 발의했다. 남은 음식을 그냥 버리지 말고 지역사회 푸드뱅크 혹은 사회복지법인과 협력해 기부를 하는 거다. 몇 개 시범사업이 운영됐고 2024년도 136개 학교가 동참을 했다.
     
    이 조례에는 세 가지 의미가 있다. 첫 번째 적게는 약 10%, 많게는 약 30%의 예산 절감 효과가 있다. 두 번째 환경을 보호한다. 음식물이 버려지면 여러 가지 환경오염 물질이 발생하는데 그것을 줄일 수 있다. 세 번째는 독거 어르신 혹은 차상위 계층 등에 음식들이 기부되기 때문에 복지정책으로서의 의미가 있다.
     
    전국 최초의 조례였고 평가가 좋았다. 조례를 착용해 서울시도, 세종시도 추진하겠다고 하며 전국적인 확산 조짐이 있었다. 문제는 식중독이었다. 식약처에서 집합급식소 음식의 외부 반출을 금지하는 시행규칙이 나왔다. 브레이크가 걸린 거다. 해결을 위해 관련 국회의원과 공무원들이 제안도 하고 청원도 했다. 온도, 시간 내 섭취 등 이런 조건 하에 가능하다는 식약처 공문을 받아 사업이 재개된 것이 현재의 상황이다. 이 부분이 가장 의미가 있고, 가장 관심 있는 분야다.
     
    Q. 식약처의 식품위생법 위반에 해당된 건가?
     
    두 가지가 상충했다. 식품위생법상 금지가 된다. 그런데 식품 기부 활성화를 위한 지자체장의 권한과 책임이 있다. 두 가지 법률이 있다. 안 하려고 하면 얼마든지 안 할 수 있는 이유고 하려고 하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이유다. 이건 집행부의 의지에 달렸다.
     
    당장 길거리에 나가보면 하루 한 끼를 고민하며 걱정하는 분들이 무료 급식소에 줄 서 있다. 심하게 말하면 상한 음식도 좋으니 먹을 수 있게 해달라는 분들도 있다.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근다. 원하는 분들에게 제공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행정으로 나아가야 한다.
     
    Q. 지난해 행정감사 때 서현초 학교폭력을 지적을 했는데?
     
    지난해 성남의 서현초 학교폭력 문제는 지역사회를 넘어 전국적인 사안이 됐다. 국정감사 때부터 문제가 계속 불거지면서 학교도 교육 공동체 안에서도 굉장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성남 출신의 교육위원으로 지적하지 않는다는 건 직무유기였다.
     
    피해자 할아버지로부터 받은 서류를 보면 조손 가정에서 살 수밖에 없었던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장시간 당했던 폭력의 일지가 쭉 써져 있다. 그걸 보면 울컥할 수밖에 없다. 교장선생님의 출석을 요청해 학교 책임자로서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물었다.
     
    이걸 통해 부교육감에게 질문을 했다. 부교육감은 경기도교육청의 교육 총괄이자 나름 교육의 전문가다. 4개 자료를 요청했다. 학교폭력 수치, 교육침해 수치, 자살률 수치, 학교 이탈률 수치를 받았다. 최근 3년 동안 상향곡선이었다. 이건 교육청이 실력이 없거나 이에 대한 고민이 없는 거다.
     
    서현초 사례를 들었지만 4개 항목에 대해 경기도교육청에서 어떤 청사진을 제시해줘야 한다. 이에 대한 고민과 대안이 없으면 수치는 더 늘어갈 것이고 학교 현장은 더 피폐해져갈 거다. 이에 대한 질의였다. 부교육감들도 굉장히 공감을 했고 앞으로 어떻게든 노력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를 해준 행정사무감사였다.
     
    Q. 학교폭력, 교권침해 등을 예방하기 위한 방안이 있다면?
     
    학교폭력, 교권침해 등에 대한 해답을 스스로 자문했지만 없었다. 다만 솔루션을 위한 어떤 시도와 연구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학교폭력과 교권침해가 발생하면 사후적인 대책이 만들어진다. 이런 문제를 사전에 예방하는 노력과 대안이 필요하다.
     
    경기도교육청에 제안했던 건 예를 들어 1인 1악기, 1운동 등 하루 몇 시간을 하거나 나무와 식물을 많이 본다든지 학교폭력 수치를 줄일 수 있는 다양한 방법 찾아야 한다. 녹지공간을 늘려야 하면 시범사업을 통해 운동장의 50%정도를 녹지공간으로 만들어보는 거다. 이렇게 시범사업을 해보고 효과가 있다면 경기도 전체로 확산해야 한다. 이런 것들을 시도하지 않으면 안 된다.
     
    또 하나는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의 역량 강화다. 어린 가해학생들을 보호하는 것도 일리가 있지만 확실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 사실 서현초 가해 학생들이 6학년이다. 어리지만 학교폭력이 좀 심했다. 결국 받은 처분은 7호 학급교체다. 8호는 강제 전학, 9호가 강제 퇴학이다.
     
    서현초 가해 학생들이 7호 처분이면 어떤 아이들이 8호 처분을 받는 것인가 사례가 있는지 물어봤다니 그전에 8호 처분을 받은 경우가 없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학급교체를 할 수밖에 없었다는 거다. 심의하는 위원들을 어떤 기준을 가지고 판단할 수 있도록 교육과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
     
    Q. 본인이 생각하는 정치는 어떤 의미인가?
     
    참 자주 듣는 질문이지만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기도 하다. 정치의 본질은 연약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거다. 힘이 있고 권력이 있는 사람들은 어떤 형태로든 목소리를 낼 수 있지만 힘이 없고 연약하고 금전적으로 좀 부족한 분들은 아무래도 목소리가 작을 수밖에 없다.
     
    목소리가 크게 들리지 않으면 제도권에서 이야기를 받을 수가 없고 소외될 수밖에 없다. 그러기 때문에 정치의 본질은 약한 사람들과 함께하고 그들을 돌보며 우리 사회 속에서 잘 생활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만드는 것이다. 그런 정치를 해야 한다. 앞으로도 약자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에 집중하려고 한다.
     
    Q. 성남만큼 빈부격차가 큰 도시가 없다. 지역구 수정구를 선택한 이유는?
     
    성남시 중원구에서 태어났다. 30년 이상을 중원구에서 성장했는데 고등학교를 분당으로 갔다. 정말 격차가 느껴졌다. 무엇을 신었는지 또 입었는지, 아빠 차는 뭔지 물어보더라. 부유한 환경이 아니었기 때문에 거기서부터 거리감이 느껴졌다.
     
    정치를 하려고 지역위원장인 김태년 국회의원을 처음 만났을 때 '왜 정치를 하냐?' 물으셨다. 경험했던 중원구, 수정구의 아이들과 분당구 아이들이 누리는 삶의 환경, 교육 격차와 차별을 해소해야만 아이들이 공정한 스타트라인에서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다. 그것이 정치를 하는 이유다.
     
    표본은 작지만 중학교 친구들과 고등학교 친구들이 살아가고 있는 환경을 비교해보면 중학교 친구들은 대학을 가지 못하는 친구들도 많고 대부분 현장직이다. 집을 구매할 때도 자기 대출을 받는다. 분당의 친구들은 대학교는 기본이고 결혼할 때부터 부모님이 집을 해준다. 여기서부터 격차가 크게 벌어진다. 또 아이들을 낳으면 자녀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도 차이가 있다. 아이들이 공정하게 경쟁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좀 동등해져야 한다.
     
    성남 교육장을 만날 때마다 이야기한다. 중원, 수정의 환경과 분당, 판교의 환경은 확연히 다르다. 예산 집행할 때 중원, 수정에 있는 아이들에게 좀 더 혜택이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린다. 그게 교육의 격차를 조금이나마 줄이는 방법이다.
     
    Q. 과거보다 교육 격차와 차별이 더 심각한 것 같은데?
     
    과거 중학교 다닐 때 도시락을 싸오지 못하는 환경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무료 도시락을 나눠줬다. 초록색 통에 도시락 모양까지 기억이 난다. 양호실에서 받아온 도시락은 모양과 반찬, 가짓수도 다 똑같다. 굉장히 예민한 시기였을 텐데 그 마음이 어땠을까 생각이 된다.
     
    요즘 초등학생들은 세월호 이후 생존수영을 배우기 위해 수영장을 간다. 차상위 계층이나 복지 대상자 아이들에게는 수영복을 제공해 주는 좋은 정책이 있다. 그런데 메이커와 색이 똑같다. 모든 학생들은 서로 다른 메이커와 디자인의 수영복을 가지고 올 텐데 2~3명의 학생만 똑같은 수영복을 입고 있는 거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아이들이 상처받지 않고 학교를 다닐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해당 국장에게 세심하게 챙겨달라고 요청했다. 경험의 폭이 커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이해할 수 있다. 그런 경험을 한 사람이 제도 개선을 요구할 수 있다.
     
    성인이 되고 예전만큼 아이들의 민감함을 느끼지는 못하겠지만 경기도교육청에서 아이들 사이에 발생하는 차별들은 하지 말아야 한다. 혹시 우리가 놓치고 있는 디테일은 뭔지 전 부서의 복지 정책들을 검토해야 한다. 결국 그것이 정치의 목적이자 가지고 있는 소신의 방향성이다.
     
    Q. 경기도민, 성남시민에게 어떤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나?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지역 주민과 이해관계자들을 모두 불러놓고 간담회를 연다. 답은 현장에 있기 때문에 현장에 직접 가서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하는 것. '야 문승호는 일 잘해', '무슨 얘기를 하면 현장의 목소리가 뭔지 바로 이해하는 정치인이야'라는 평가를 받고 싶다.
     
    또 하나는 모든 것은 각자 나름의 이유와 생각, 근거가 있다. 상대당이더라도 그 의견을 완전히 무시하거나 그 판단이 잘못됐다고 하면 이야기가 진전이 안 된다. 거기에서 가질 수 있는 포용력, 잘 이해하는 사람으로 평가받고 싶어 노력하고 있다.
     
    Q. '문승호는 OOO다.'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문승호는 변화를 만들어내는 사람이다'라고 표현하고 싶다. 노동인권교육 진흥 조례, 과밀학급 해소를 위한 모듈러교실 설치 조례, 학교급식 잔식 기부 활성화 조례 등 도민들에게 실질적으로 체감되는 정책들을 만들어내며 크든 작든 변화의 족적들을 남기고 있다. 앞으로 정치의 여정이 언제까지인지는 모르겠지만 지속적으로 어떤 변화들을 계속 만들고 싶다.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라 도민들과 대표자로 뽑아준 동료 의원들의 공통적인 생각을 잘 담아 변화를 만들어내는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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