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부산시의회 본회의에서 '대한민국 사법부의 신속하고 공정한 판결 촉구 건의안'이 찬성 42명, 반대 2명으로 통과되고 있다. 부산시의회 제공국민의힘이 의석을 장악한 부산시의회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재판을 신속하게 진행해달라는 내용의 건의안을 채택했다. 찬성표를 던진 여당 의원들은 과거 윤석열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발언에 "전국 이슈"라며 집단 퇴장한 전력이 있어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이 불가피하다.
5일 오전 열린 부산시의회 제326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는 이복조 국민의힘 원내대표(사하구4·국민의힘)가 '대한민국 사법부의 신속하고 공정한 판결 촉구 건의안'을 제안했다.
이 원내대표는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국정 혼란과 국가 경제에도 미치는 충격이 심각한 상황인데, 야당의 행보는 국민을 바라보기보다 정권 교체에 매몰돼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특히 야당 대표는 공직선거법 위반 및 위증교사죄 등 사건에 연루된 피의자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재판을 지연하고 수사당국과 사법부를 정치적으로 겁박하는 '방탄 정치'를 하고 있다"며 "사법부에 신속하고 공정한 판결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건의안을 통해 "지난 11월 15일 1심 선고가 내려진 더불어민주당 대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과 사실관계가 뚜렷한 위증교사죄 재판의 조속한 2심 판결을 촉구한다"라며 "헌법재판소는 대통령 탄핵소추에 관해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절차에 입각해 공정하고 엄격한 판단을 내릴 것을 당부드린다"고 주문했다.
이 건의안은 야당 의원이 이의를 제기해 표결에 부쳐졌다. 재석 의원 44명 가운데 국민의힘 40명, 무소속 2명이 찬성했고 민주당 의원 2명이 반대해 채택됐다.
5일 부산시의회 본회의장에서 국민의힘 이복조 원내대표가 '대한민국 사법부의 신속하고 공정한 판결 촉구 건의안'을 제안하고 있다. 부산시의회 제공이날 건의안에 찬성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두 달 전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전원석 의원(사하구2)이 "대한민국을 위기로 내몬 윤석열 대통령은 즉시 하야하라"는 내용의 5분 자유발언에 반발해 집단 퇴장했다.
당시 퇴장 취지에 대해 이 원내대표는 "시의원 입장에서 전국 이슈에 휘말릴 필요가 있나, 우리 역할만 제대로 잘하는 게 맞지 않냐는 생각에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이 '전국 이슈'라서 시의회에서 거론하기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냈으나, 이번엔 이재명 대표 신속 재판을 시의회 명의로 건의하자고 나서는 다소 상반된 행보를 보인 것이다.
이에 대해 이 원내대표는 "이번 건의안은 사법부가 공정하게 같은 잣대로 재판해달라는 취지지, 윤 대통령은 석방하고 이 대표는 구속시키라는 말은 아니지 않는가"라며 "부산 시민 의견을 대변하는 차원에서 제안한 것"이라고 답했다.
건의안 채택에 대해 야당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이날 5분 자유발언을 신청한 반선호 의원(비례대표·더불어민주당)은 "싸움하는 정치, 소속 집단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정치로 부산시의회도 물들고 있다. 서로에게 손가락질만 해서 부산 시민이 얻는 것은 무엇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 본회의에서 퇴장하며 국민의힘 의원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의 역할을 제대로 하자"라며 "서로에게 악의적 삿대질을 내려놓고, 적어도 부산시의회에서는 시민 삶을 위해 더 치열하게 고민하자"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