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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회장 사법 족쇄 풀렸다…삼성 위기극복 전면에 설까

이재용 회장 사법 족쇄 풀렸다…삼성 위기극복 전면에 설까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 2심, 1심 이어 무죄…사법리스크 사실상 해소
"위기 반드시 극복"…등기이사 재선임, 컨트롤타워 재건후 리더십 발휘할 듯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을 나서고 있다. 박종민 기자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을 나서고 있다. 박종민 기자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은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이 삼성그룹 위기 극복에 드라이브를 건다.

지난 2019년 내려놓았던 등기이사에 복귀해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한편 해체됐던 그룹 컨트롤타워를 재건한 후 이를 중심으로 그룹에 당면한 과제 해결과 중장기 성장 전략 마련에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법리스크 사실상 해소…경영복귀 속도낼 듯

3일 서울고법 형사13부는 부당합병·회계부정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용 회장에게 원심에 이어 다시 무죄를 선고했다.

이 회장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승계하고 그룹 지배력을 강화할 목적으로 시세조종 등에 관여한 혐의로 2020년 9월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해 2월 5일 19개 혐의 전부에 대해 무죄를 선고 받았다.

이 회장은 앞서 지난해 11월 25일 항소심에서 "최근 들어 삼성의 미래에 대한 우려가 매우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저희가 맞이하고 있는 현실은 그 어느 때보다 녹록지 않지만, 어려운 상황을 반드시 극복하고 앞으로 한발 더 나아가겠다"고 말한 바 있다.

검찰의 상고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사건이 대법원까지 간다고 해도 현행법상 사건의 사실관계는 2심에서 확정되기 때문이 이번 선고로 이 회장의 사법리스크는 사실상 해소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선고 직후 이 회장 측 변호인은 "이 사건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정말 긴 시간이 지났다"며 "이번 판결을 계기로 이제는 피고인들이 본연의 업무에 전념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재계에선 이 회장이 경영 일선에 빠르게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첫 조치는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가 거론된다. 이 회장은 지난 2016년 10월 사내이사로 선임됐지만 2019년 10월 임기 종료 후 미등기임원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 이후 이 회장은 2022년 10월 회장직에 오른 후에도 등기이사로는 복귀하지 않았다. 관련 재판이 진행중인 과정에서 등기이사로 복귀하기 위한 절차가 진행될 경우 불필요한 논란이 생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이 회장이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등기이사로 다시 복귀해 삼성을 전면에서 이끌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찬희 삼성준법감시위원장 등을 포함해 재계 안팎에선 "이 회장이 등기이사로 복귀해 책임 경영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왔다.

다음달 주주총회가 예정되어 있는 만큼 이달 말 이사회 결의를 통해 이 회장이 등기이사 복귀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

'국정농단 여파 해체' 컨트롤타워, 그때는 틀렸고 지금은

황진환 기자황진환 기자
그룹 컨트롤타워 재건 가능성도 거론된다.

삼성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미전실)은 회장 비서실과 구조조정본부, 전략기획실 등의 이름으로 존재하다 2008년 '삼성 특검'으로 사라진 후 2010년 이건희 선대회장의 경영 복귀와 함께 재건돼 그룹의 주요 의사결정을 주도했다.

하지만 삼성이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후 그 '창구' 중 하나로 꼽히며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고, 이재용 회장이 "선대 회장께서 만들었고, 회장께서 유지해온 것이라 조심스럽지만 국민이나 의원들의 부정적 인식이 있다면 없애겠다"(2016년 12월 국회 청문회)고 약속한 후 다시 역사 속으로 사라졌자.

이후 미전실 기능이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에 TF(테스크포스)팀으로 나눠지긴 했지만 그룹의 현안을 아우르고 중장기 성장을 주도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가 경제계를 중심으로 나왔다. 특히 최근 반도체 사업에서 시작된 삼성의 위기감이 커져 컨트롤타워 부활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상황이다.

다만 미전실 해체가 이 회장 주도로 이뤄진 만큼, 컨트롤타워 부활 역시 이 회장의 의중이 중요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위기 극복과 중장기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이 회장의 광폭 행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재판 준비와 출석 등으로 해외 경영 행보에 현실적인 제약이 있었다. 당장 4일 한국을 방문하는 오픈AI 샘 올트먼 CEO(최고경영자)와 회동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 신정부 출범에 따른 반도체 보조금과 수출 규제, 반도체 기술 경쟁력 등 당면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이 회장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할 가능성도 주목된다.

재계 관계자는 "반도체 사업 부진 등 최근 삼성이 처한 위기를 보면 전문경영인 중심의 경영도 중요하지만 이들을 감시하고 견제하면서 삼성의 중장기적인 성장을 끌어주는 조직의 필요성도 꾸준히 제기됐다"며 "항소심 무죄 판결로 준감위 등 관련 우려를 불식 시킬 제도적 장치와 함께 컨트롤타워 부활에 대한 논의가 속도를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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