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연합뉴스경쟁 관계에 있떤 유튜버를 마구 때린 뒤 오히려 자신이 맞았다며 무고하고 방송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폭 유튜버 부부가 나란히 법정구속됐다.
인천지법 형사8단독 성인혜 판사는 특수상해 및 무고, 모해위증,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기소된 유튜버 A(60)씨와 그의 아내 B(45)씨에 각각 징역 2년과 6개월을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경쟁 유튜버에 대해 "조폭·호스트바 출신" 비방도
A씨 등은 2019년 10월 29일 오후 11시30분경 인천 서구 자신이 운영하는 카페에서 경쟁관계에 있는 유튜버 C씨를 움직이지 못하게 붙잡은 뒤 손에 철제 너클을 끼우고 수차례 때린 혐의를 받았다. 당시 C씨는 자신을 비방하는 내용의 유튜브 방송을 보고 항의하기 위해 A씨의 카페를 찾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A씨 부부는 C씨가 고소할 것을 우려해 두 달여 뒤 "C씨가 B씨를 때렸다"고 검찰에 거짓고소했다. A씨 부부는 C씨를 폭행하는 과정에서 아내 B씨가 무릎에 타박상을 입자 이 상처가 마치 C씨의 폭행으로 생긴 상처인 것처럼 속여 병원으로부터 상해진단서를 발급받아 이를 거짓증거로 사용했다.
A씨 부부의 거짓 진술은 2020년 1월과 2월, 4월에 이뤄진 검찰 조사와 2020년 9월과 2021년 6월 인천지법에서 열린 C씨에 대한 형사사건 공판 증인 신문에서도 이어졌다.
이후 A씨는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C씨가 아내를 폭행했다며 허위 사실을 수 차례 말했다. 또 다른 경쟁 관계에 있는 유튜버들에 대해 "호스트바 출신이다", "폭력조직원이다", "위장전입했다"는 등 방송을 통해 허위 정보를 퍼뜨려 명예를 훼손하거나 모욕한 혐의도 받았다.
조폭 유튜버 A씨가 2022년 11월 인천의 한 경찰서에서 난동을 부리는 모습을 담은 유튜브 생방송 화면 캡처유튜버·경찰 괴롭히기 등 자극적 소재…5년간 5억8천여만원 후원 받아
A씨는 이른바 '조폭 유튜버'로 전국적인 유명세를 얻었다. 그는 거친 욕설과 흡연, 경찰과 폭력조직 간의 유착 관계 의혹, 폭력조직원의 생활 등 자극적인 내용을 주요 방송 소재로 삼았다.
전 세계 유튜브 채널 순위와 관련 데이터를 분석하는 플레이보드 사이트에 따르면 2020년 1월10일부터 이날까지 5년 동안 A씨의 유튜브 방송이 얻은 수퍼챗은 무려 5억8900만원에 이른다. 수퍼챗은 유튜브 실시간 방송 중 시청자가 일정 금액을 지불해 유튜브 제작자를 직접 후원하는 기능이다.
최근 A씨는 경쟁 유튜버 고소·고발과 경찰 괴롭히기 등을 방송에 내보냈다. 그는 자신과 경쟁 관계에 있는 유튜버들을 명예훼손이나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수십차례 고소고발했다.
또 경찰이 고소·고발을 접수하지 않거나 불송치하면 담당 수사관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고소하고, 수사관을 찾아가 항의하는 내용을 녹음한 뒤 방송으로 내보내 시청자들로부터 항의를 받게 했다. 심지어 경찰 간부를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다.
당시 A씨가 내건 유튜브 방송물 제목은 "경찰의 현실, 제 식구 감싸기", "경찰의 권위의식 절대 변하지 않는 습성이다", "○○경찰서 경찰관의 협박" 등 마치 경찰의 부패를 폭로하는 듯한 제목이 주를 이뤘다.
당시 경찰 내부에서도 "적법 절차대로 수사하면 직권남용 혐의로 고소가 들어오고, A씨의 주장을 다 받아들이다간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어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한다"거나 "조폭 유튜버의 수익 활동에 공권력이 낭비되고 있다"는 불만이 나왔다.
조폭 유튜버 A씨의 방송 목록 유튜브 화면 캡처법원 "수사·재판 내내 법질서 경시 태도…재범 위험 커"
재판부는 A씨에 대해 "파급력과 영향력이 강력한 유튜브 방송을 하면서 상당히 장기간 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다수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모욕하는 발언을 해 죄질이 매우 나쁘다"면서 "특수상해 범행과 관련해서는 중요 증거를 폐기하고, 수사기관의 압수·수색 영장 집행을 방해했으며, 범행을 적극적으로 은폐하려고 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재판부는 "각 범행에 관한 수사와 재판이 진행되는 도중에도 계속해서 방송을 하면서 반복적으로 피해자들과 담당 수사관들을 비난·조롱했을뿐만 아니라 수사관의 가족들까지 언급하는 모욕적인 발언을 했다"며 "수사 절차나 형사재판 절차에서 나타난 피고인의 법질서를 경시하는 태도나 언행 등을 고려하면 개전의 정상이 전혀 보이지 않고 재범의 위험성도 크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B씨에 대해서도 "무고 및 모해위증 각 범행의 방법 및 결과, 그 각 범행 전·후 정황 등을 고려할 때 죄질이 상당히 불량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A씨에 대해서는 "여러 개의 범행이 경합된 점"을, B씨에 대해서는 "초범인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