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두산 김택연, SSG 박지환, 한화 황준서. 연합뉴스2024시즌 KBO리그는 역대급 흥행을 맞았다.
한국 프로 스포츠 사상 최초의 1천만 관중 시대를 열었다. 정규 시즌 720경기에 총 1088만 7705명의 관중을 불러들였다. 평균 관중 수는 1만 5122명을 기록, 역대 최고 수치를 찍었다. 10개 구단 입장 수입 역시 총 1593억 1403만 1733원으로 역대 최고였다.
프로야구 흥행 요소에는 신인 선수들의 깜짝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작년 시즌이 끝난 뒤 각종 시상식에서 신인왕을 휩쓴 김택연(두산 베어스)은 총 60경기에 출전해 3승 2패 4홀드 19세이브 평균자책점 2.08을 남겼다. 시즌 중반 팀의 마무리 투수로 자리 잡았고, 기대에 부응하며 한국 야구의 미래로 성장했다.
야수 중에서는 박지환(SSG 랜더스)이 눈에 띄었다. 박지환은 2024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10순위로 프로 무대를 밟았다. 정규 시즌 76경기를 뛰며 4홈런 63안타 21타점 33득점 8도루 타율 0.276을 남겼다.
황준서(한화 이글스)는 프로 첫 경기부터 승리 투수가 됐다. 이는 역대 KBO리그 10번째 고졸 신인 선수 데뷔전 선발승 기록이다. 또 프로 입성 전까지 '최강야구' 출연자로 이름을 날렸던 황영묵(한화)은 탄탄한 기본기와 수비 실력으로 KBO리그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올해도 출중한 실력을 지닌 다수의 신인 선수들이 프로 유니폼을 입었다. 주목할 만한 신인 선수들은 누가 있을까.
"히어로로 성장하겠습니다"…완성형 좌완 투수, 키움 정현우
키움 정현우. 연합뉴스투수 중에서는 단연 정현우(키움 히어로즈)가 주목받고 있다. 정현우는 작년 9월 열린 2025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꿈에 그리던 프로 유니폼을 입었다.
정현우는 '완성형 좌완 투수'로 불린다. 고교 시절 어느 곳 하나 흠잡을 데 없는 투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기록으로도 증명한다. 작년 고교야구 무대에서 총 16경기 48⅓이닝을 던지며 8승 무패 70탈삼진 13볼넷을 작성했다. 평균자책점은 0.58에 불과했다.
그래서 드래프트 당시 정현우가 어떤 팀으로 향하게 될지 큰 관심이 쏠렸다. 결국 1라운드 지명권을 가진 키움이 망설임 없이 정현우를 호명했다. 당시 키움 고형욱 단장은 "6월 이후 지속적으로 관찰한 결과 정현우를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번으로 지명하게 됐다"며 "종합적으로 평가했을 때 유일하게 돋보이는 선수"라고 지명 이유를 밝혔다.
정현우는 "히어로로 성장하겠다"고 외쳐 키움 팬들의 환호를 자아냈다. 드래프트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는 "가장 지명받고 싶던 팀이 키움이었다"며 "경기도 챙겨보고, 좋아하는 팀이다. 실제로 보고 싶은 선수는 덕수고 선배인 김재웅 선수와 김동헌 선수"라고 말했다.
다만 정현우는 최근 발표된 키움 1차 스프링캠프 명단에서 제외됐다. 아직 신체 컨디션이 완벽하게 올라오지 않은 상태라는 점이 동행하지 못하게 된 이유다. 그러나 실망할 필요는 없다. 앞서 홍원기 감독은 정현우에게 선발 마운드에 오를 수 있도록 경쟁 기회를 주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공 5개만 봐도 알아요"…남다른 포수 자부심, SSG 이율예
SSG 포수 이율예. 이우섭 기자SSG는 신인 포수 이율예에 엄청난 기대감을 내비친다. '청라 스타필드 돔' 시대 간판스타로 성장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이율예는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8순위로 SSG 유니폼을 입었다.
'포수 최대어'로 평가받던 선수다. 이율예는 강릉고등학교 2학년 재학 시절부터 청소년 국가대표 주전 포수로 활약했다. 작년 고교야구에서는 23경기를 뛰며 69타수 27안타 2홈런 27득점 16타점을 기록했다. 타율은 0.391에 달했다.
SSG 김재현 단장은 이율예를 호명한 이유에 대해 "청소년 대표 2학년 시절부터 주전 포수로 활약했다. 잘 알지 못하는 선수들의 장단점을 평가해 활약하는 것을 높게 평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28년 청라 스타필드 돔 시대를 열며 이율예를 간판선수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이율예의 최장점은 '강한 어깨'다. 평균 1.8초 후반대의 팝타임을 찍어내는 힘을 보유하고 있다. 또 수비력 역시 일품이라는 소문이 자자하다. 당장 1군 경기에 투입되더라도 손색없을 정도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포수 포지션에 대한 남다른 자부심도 가지고 있다. 이율예는 지명 후 "포수들이 착용한 장비들이 되게 멋져 보였다. 그라운드 반대편을 혼자서만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점들에 빠져서 포수를 하게 됐고, 더 열심히 야구를 했던 것 같다"고 돌이켰다.
이숭용 감독은 이율예를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포함했다. 이율예는 미국 플로리다 비로비치에서 다가올 시즌을 위해 구슬땀을 흘릴 예정이다.
"최종 목표는 신인왕"…국민 타자의 선택, 두산 박준순
두산 박준순. 이우섭 기자'야수 1순위' 박준순(두산)의 활약도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박준순은 드래프트 당시 1라운드 전체 6순위로 두산의 지명을 받았다.
덕수고 출신 박준순은 고교 시절부터 뛰어난 타격감을 발휘해 상대 투수를 괴롭혔다. 작년 4월 '신세계 이마트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타격상, 타점상, 홈런상까지 거머쥐며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5월 황금사자기에서도 타격상과 MVP를 거머쥐었다.
박준순이 야수 중 가장 먼저 이름이 불릴 것이라는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두산 김태룡 단장은 "오랜만에 1차 지명을 내야수로 선택했다. 박준순은 5툴 플레이어로 올해 최고의 야수"라고 소개했다. 이어 "두산 내야를 20년간 책임질 선수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두산은 젊은 내야수가 필요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양석환, 김재호, 허경민 등 30대 중반 노장 선수들이 주전 자리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어쩌면 박준순에게 기회가 더 빨리 찾아올 수도 있다. 유격수 김재호는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고, 3루수를 보던 허경민은 KT 위즈로 이적했다. 이승엽 감독은 2루수 강승호에게 3루를 맡길 생각이다. 그렇게 되면 두산은 2루수, 유격수가 필요해진다.
박준순은 자신감을 내비친다. 박준순은 "어느 포지션에서 뛰어도 소화를 잘한다. 수비도 안정적으로 할 수 있다"며 "저는 정근우 선배 같은 유형의 내야수"라고 스스로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전반기가 끝나기 전까지는 1군으로 올라가고 싶다. 최종 목표는 신인왕이다"라고 새 시즌 목표를 설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