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제강 제공대법원이 재직자 조건이 붙은 정기상여금은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재확인했다. 지난달 대법원이 비슷한 취지의 재판에서 재직 여부나 근무 일수 등을 지급 조건으로 설정한 조건부 상여금도 통상임금에 포함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린 데 이은 것이다.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23일 세아베스틸 전현직 노동자들이 재직조건부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법정수당 및 퇴직금 차액 지급을 청구한 사건에 대해 원고 일부 패소 부분을 파기환송하고, 피고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세아베스틸은 연 800%의 상여금을 짝수월과 7월에 각각 100%씩 나눠 지급해 왔다. 그러면서 지급 대상자를 '지급일 기준 재직자에 한하고, 지급일 이전 퇴사자는 제외한다'는 기준을 제시했다.
이에 세아베스틸 노동자 12명은 정기상여금도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며,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 법정수당과 퇴직금을 지급하라며 지난 2015년 소송을 냈다.
1심은 원고 패소로 판결했으나 2심은 지난 2018년 "재직 조건이 무효이므로 정기상여금은 통상임금에 포함된다"며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이날 대법원은 △재직 조건이 부가된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 해당 여부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법정수당의 산정 방법과 근무일수 조건부 임금의 통상임금 해당 여부 △일급제 근로자의 주휴수당 차액 청구 가부 등의 쟁점을 살핀 뒤, 재직 조건이 부가된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재직 조건은 원칙적으로 유효하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임금의 사전포기나 박탈에 해당하지 않는다"면서도 "
연간 일정액을 정기적으로 분할 지급하는 정기상여금은 재직 조건에도 불구하고 소정근로 대가성, 정기성, 일률성을 갖춘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봤다.
또한 장애인수당은 소정근로의 대가가 아니어서 통상임금이 아니라고 봤으나, 월 15일 이상 근무조건이 부가된 수당은 통상임금으로 인정했다. 일급제 근로자의 주휴수당 차액 청구도 인정했다.
이번 판결은 지난달 19일 재직 중이거나 일정 근무 일수를 충족해야만 지급하는 상여금도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오경미 대법관) 판결의 후속 판결이다.
당시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통상임금 개념에서 법령상 근거가 없는 '고정성'을 폐기하고 '소정 근로 대가성'을 중심으로 11년 만에 판례를 변경했다.
대법원은 이번 판결에 대해 "재직 조건은 원칙적으로 유효하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임금의 사전 포기 내지 박탈에 해당해 무효라고 볼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라며 "재직자에 한정해 지급하는 조건이 유효하므로, 퇴직자는 퇴직 시 받지 못한 정기상여금을 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