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의원실 제공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23일 12.3 내란 사태와 관련해 기존의 정보사령부·방첩사령부·특수전사령부·수도방위사령부 외에도 '사이버상의 내란 모의'가 있었다며, 이들이 현재도 군 외부 시설에서 사이버 정찰 활동을 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민주당 내란진상조사단장을 맡고 있는 추 의원은 이날 오전 10차 전체회의에서 사이버작전사령부 내에 이른바 '사이버정찰 TF'라는 사이버작전사령부 내 조직이 있었다며, 이들이 현재도 활동을 하고 있다는 내용을 폭로했다.
그는 전날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도 이같은 내용을 공개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2024년 9월 조원희 사이버작전사령관에게 '공세적 사이버 활동을 강화하라'고 지시했고, 그는 이 방안으로 요원 28명으로 구성된 TF를 운영해 상부에 5차례 보고했다고 한다. 구성은 정찰 1·2·3팀과 표적관리팀, 그리고 이를 관리하는 총괄팀이다.
추 의원은 "2024년 10월 7일부터 12월 27일까지 약 3개월 동안 운용할 계획이었는데, 시점이 정보사 수사 2단과 함께 맞물려 있다"며 "만약 계엄이 성공했다면 계엄사령부의 합동수사본부로 옮겨서 실행 모의를 해 나갔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TF의 목적에 대해서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이른바 인지전(cognitive warfare), 심리전을 하려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인지전'은 최근 국제사회에서 떠오르는 전쟁 개념으로, '표적의 행동에 행위자의 의도를 반영시키되 행위자의 개입을 인식하지 못하게 하거나, 인식하더라도 신경 쓰지 않도록 만드는 것'을 뜻하며 기존의 '심리전'까지 포함돼 있다.
그러면서 "특정 대학에서 전액장학금을 받아 가며 키워졌고, 사이버작전사로 특채된 우수한 화이트 해커들이 2024년 10월부터 작전 활동을 시작했다"며 "지금도 요원들은 부대에서 5~10분 거리에 있는 거여역 주변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등 외부 카페에서 군 노트북으로 사이버 정찰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특정 대학'이란 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를 뜻하는데, 이 학과 학생들은 졸업 뒤 전문사관(장교)로 사이버작전사령부에 특채되며 재학 중에도 신상이 비밀로 다뤄진다.
또 "TF는 지금까지 모두 5차례 상부에 보고를 했다고 하는데, 가장 마지막 보고는 2025년 1월 8일이므로 현재도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며 "12.3 불법 계엄 이후인 2024년 12월 20일에도 4차 보고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추 의원은 "요원들에겐 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 이른바 정보활동비가 계급에 따라 매월 수십만원씩 차등지급되고 있다고 한다"며 "사이버사는 매해 국정원 특활비가 40억원 이상 편성돼 있다"고 했다.
이어 "적극적인 활동 덕인지 사이버사는 사이버 공격 부대인 1작전단장의 계급을 대령에서 준장으로 올리고, 사이버 전문사관 15명을 편성·보강하려는 충분한 보상책까지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진급을 미끼로 던져서 불법적인 일을 지시하는 조직이 사이버 내란을 실행하려 하고 있고 현재도 진행 중이다. TF를 당장 해체해야 한다"며 "부정선거 주장과 관련해 특정 정치인이나 정치 세력 등 표적을 정하고, 댓글을 다는 심리전 등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날 추 의원이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여인형 당시 방첩사령관은 계엄 당일 오전 9시쯤 조원희 사령관과 6분 정도 통화를 하면서 해킹부대인 900연구소와 사이버 공격 부대인 1작전단 등 정예 요원들을 사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또 여 전 사령관의 메모장에 따르면 정성우 당시 1처장에게 사이버사 전문팀을 파견받으라는 지시도 했다고 한다. 지난해 한미연합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UFS) 연습 당시 사이버사는 임무로 명시되지 않은 '인지전' 훈련을 시행한 바 있었다고 추 의원은 밝혔다.
그는 "지난 2018년 5월 국방부에 심리전 조직을 폐지하고 심리작전을 금지한다는 지시가 있었는데 이에 위반된다"며 "당시 조 사령관의 지시로 유튜브, 페이스북, X(옛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SNS 장악 훈련을 실시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