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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부당대출 의혹' 손태승 기소…檢 "은행자금 개인금고처럼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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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우리은행 부당대출 의혹' 손태승 기소…檢 "은행자금 개인금고처럼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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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경법상 배임·업무방해 혐의 불구속 기소
    처남에게 517억대 불법대출…"동기는 이익 공유"
    처남 불법대출금으로 부동산 투자…수십억 시세 차익
    檢 "불법대출, 우리은행과 은행 고객 전체의 손해로 귀결"

    친인척 부당대출 의혹을 받는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지난해 11월 26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친인척 부당대출 의혹을 받는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지난해 11월 26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
    친인척에게 수백억원대 부당대출을 해준 혐의를 받는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김수홍 부장검사)는 21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과 업무방해 혐의로 손 전 회장을 불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손 전 회장은 2021년 9월부터 2023년 8월까지 처남 김모씨가 운영하는 회사 등에 23차례에 걸쳐 517억 4500만 원을 불법으로 대출해준 혐의(특경법상 배임)를 받는다.

    검찰은 손 전 회장이 김씨를 단순히 친인척 관계에서 도와준 게 아니라, 김씨가 불법대출을 통해 얻은 이익을 공유하기 위해서였다고 판단했다. 구체적으로 김씨는 우리은행에서 대출받은 돈으로 손 전 회장과 수십억원대 돈거래를 하고, 손 전 회장에게 고가의 승용차를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뿐만 아니라 손 전 회장과 김씨는 우리은행 대출금으로 부동산을 매입한 뒤 재매각해 수십억 원대 시세차익을 얻었다는 게 검찰 설명이다.

    검찰 조사 결과 김씨는 손 전 회장의 우리금융지주 회장 연임을 위해 정치권에 영향력이 있다는 특정 기업인에게 불법대출까지 알선하는 등 우리은행의 자금을 손 전 회장과 '개인금고'처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씨는 총 16개 업체를 차주로 23차례에 걸쳐 517억 4500만 원의 불법대출을 받았는데, 이 가운데 433억 원(대출금 대비 약 83.7%)는 변제되지 못했다.

    우리금융 사옥. 우리금융 제공우리금융 사옥. 우리금융 제공
    검찰 관계자는 "불법대출로 인한 부실채권은 결국 우리은행 회계상 손실로 상각 처리되는 등 해당 은행과 은행 고객 전체의 손해로 귀결됐고, 회복 불가능한 심각한 손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손 전 회장이 김씨가 불법대출을 쉽게 받게 하기 위해 우리은행의 일부 직원들을 무리하게 승진시키거나 핵심보직에 인사발령하고 이들과 공모해 조직적으로 범행을 한 것으로 봤다. 김씨와 범행에 가담한 우리은행 전 부행장 성모씨, 전 본부장 임모씨 등도 앞서 기소됐다.

    손 전 회장은 2021년 12월 승진추천위원회 심의 결과 징계 전력 등을 이유로 임씨의 본부장 승진을 반대하는 A우리은행장에게 위력을 행사에 임씨를 무리하게 승진시킨 업무방해 혐의도 있다. 임씨는 결국 센터장으로 승진해 김씨가 신청하는 대출을 직접 실행하거나 일부 대출은 서류를 정리해 본점에 승인을 올렸고, 성씨는 본점 여신지원그룹장으로서 이를 승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우리은행이 2020년 4월부터 작년 1월까지 손 전 회장의 친인척과 관련된 법인이나 개인사업자 차주에게 350억 원 규모의 부당 대출을 내줬다는 금융감독원 검사 결과로 시작됐는데,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100억 원 규모의 불법 대출 의혹도 추가로 포착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에 대해 "대형 금융기관에서 일어났다고 믿기 어려운 대출비리"라며 "해당 비리는 금융지주 회장의 독단적인 인사권 행사가 가능한 후진적 인사시스템, 은행 내부 강압적 상하관계와 폐쇄적인 소통구조, 내부 비리를 감시·감독할 수 있는 실질적인 통제장치 부재 등 폐단과 악습에 기인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금융기관 임직원들의 위법행위를 엄벌하고, 공정하고 투명한 금융시장 질서 확립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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