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질병관리청이 올해 신종인플루엔자와 신종감염병 대비 대응 중장기계획을 이행할 방침이다. 아울러 감염취약계층의 건강 위험과 초고령사회 만성질환 질병 부담 증가 등에 따른 새로운 건강위협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21일 신년 출입기자단 간담회를 열고 '일상 속에서 국민 건강을 지키는 질병청'이라는 비전으로 2025년 주요업무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먼저 감염병 감시 및 예측을 고도화하기 위해 호흡기표본감시체계를 지속적으로 보완하고 감염병 증후군 감시, 유행 조기탐지체계 마련과 함께 지역사회 하수 감시 지점 및 병원체 조류 확대를 추진한다. 또 인공지능 등 다분야 전문가가 참여한 한국형 감염병 예측 '허브'(HUB)를 시범 운영해 유행 예측을 고도화한다.
질병청 이상호 데이터과학분석관은 "의학적인 부분뿐 아니라 미생물학 등 여러 분야가 같이 모여 여러 감염병 모델을 만들고 이를 통해 정확성을 기해서 감염병에 더 잘 대비려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검역체계를 개편하고 신속진단 기반도 마련한다. 큐코드(Q-CODE) 기반의 종이 없는 검역을 5개소로 확대하고, 해외여행자 대상 호흡기감염병 검사를 2개 공항(김포공항, 제주공항) 검역소에서 시범실시한다.
아울러 감염병 발생국 출·입국자를 중심으로 유행 현황 및 예방접종 등 준비사항을 안내해 맞춤형 건강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질병청 관계자는 "검역이 제재하는 것을 넘어서서 본인이 감염이 의심될 경우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검역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과정에 있다"고 설명했다.
생애 전주기 국가예방접종 로드맵도 마련한다. 국가예방접종 5개년 종합계획 수립 및 '예방접종관리법'(가칭) 제정 추진으로 국가예방접종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한편, 정책 수요에 맞는 예방접종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국가예방접종 도입 및 효과평가체계를 개편할 계획이다.
백일해 예방적 항생제 요양급여 대상을 영아, 3기 임신부 등으로 확대하고,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종합 진료지침을 개정하는 등 호흡기감염병별 관리를 강화해 환자의 적시 진료를 지원한다.
향후 있을지 모르는 미래팬데믹 대비 mRNA 백신 플랫폼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올해 비임상 4개과제와 임상 1상 2개 연구과제를 신속히 추진하고, 메르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등 감염병 항체개발플랫폼도 상반기 중 확보할 예정이다.
지난해 말 65세 이상 인구가 20%를 돌파하며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만큼 만성 질환, 건강 위해 관리체계도 강화한다.
연합뉴스초고령사회 노쇠 예방 및 지연을 위해 노쇠 단계 및 거주유형별 전략을 마련하고, 고혈압·당뇨병 등록교육센터 관리질환의 범위를 이상지질혈증까지 확대해 복합만성질환자를 위한 시범 교육·관리쳬계를 마련한다.
'노화'는 연령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신체의 변화를 뜻하는데, '노쇠'는 신체 기능 저하, 근육의 감소, 인지 기능 저하 등 여러 지표에 해당하는 경우를 일컫는다. 노쇠는 노화보다 더욱 병적인 진행 상태를 뜻한다.
질병청 최종희 만성질환관리국장은 "약 1천만명의 노인이 있다면 그중 80만명은 이미 근육이 많이 감소돼 있거나 인지 기능이 떨어져 있는 상태"라며 "앞으로 이들이 더욱 증가할 경우 장기요양보험뿐 아니라 의료비 지출도 크게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쇠 상태가 되기 전에 단백질 등 영양 섭취를 충분히 하거나 운동을 해서 근육을 강화한다면 비(非)노쇠 단계로 갈 수 있다"며 "이런 일을 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최근 유행하는 호흡기 감염병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코로나19는 표본감시 대상인 상시감염병으로 전환돼 관리되고 있으나, 코로나19 이외에 백일해, 마이코플라즈마폐렴, 인플루엔자, RSV 감염증, 사람메타뉴모바이러스 감염증 등 다양한 호흡기 감염병이 지난해부터 이번 동절기까지 지속적으로 유행했다.
지영미 청장은 "올해는 코로나19 접종률이 올라가는 것이 다행이지만 반대로 인플루엔자(독감) 접종은 약간 떨어진 것이 (호흡기 감염병 유행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며 "방학이 시작되면서 앞으로 감소 추세로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행히 이번 동절기 인플루엔자 유행은 정점을 지나가고 있지만 아직 2016년에 현재 수준의 감시체계가 만들어진 이후 최고 수준의 유행이 진행되고 있어 설 연휴를 앞두고 백신접종과 호흡기 감염 예방수칙준수 등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