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가계대출이 급증함과 동시에 요구불예금도 급감하고 있다. 글로벌 고금리 종료 기대감에 부동산 시장은 과열되고, 급등락을 거듭하는 주식 시장으로도 자금이 대거 이동하면서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투자)', '빚투(빚내서 투자)'가 되살아날 조짐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8일 기준 718조 2139억 원으로, 이달 들어 일주일여 만에 2조 4747억 원 증가했다. 이 중 주택담보대출은 1조 6494억 원, 신용대출도 8288억 원 각각 늘었다.
예금도 줄었다. 대기성 자금인 시중은행 개인요구불예금은 8일 기준 358조 9219억 원으로, 이달 들어 3조 2760억 원 줄었다.
이렇게 빠져나간 돈은 증시와 부동산으로 흘러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식시장이 폭락했던 지난 5일 하루에만 금융투자협회가 집계한 투자자예탁금이 5조 6197억 원 증가, 약 넉 달 만에 59조 원대인 59조 4876억 원을 기록한 뒤 다시 55조 원대로 줄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국내 부동산 시장 바로미터인 서울 아파트값 상승 폭은 7월 말 가까워지면서 0.02%로 주춤하는가 싶더니, 다시 0.03%, 0.04% 오르며 2주 연속 증가했다.
특히 최근 일주일간 △강남(0.10%) △마포(0.07%) △관악(0.07%) △양천(0.05%) △서초(0.05%) △동작(0.05%) △동대문(0.05%) 지역은 전체 평균보다 높은 상승 폭을 보이며 과열 조짐을 보였다.
지난달 5일 4.1%로 4%대를 넘어선 미국 실업률이 이달 2일 4.3%까지 오르자 통화당국(연준·Fed)이 2022년 말부터 시작한 고금리에 마침표를 찍고 금리인하를 시작할 것이란 기대감이 시장에 번졌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지난달 3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통화정책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하 여부를 이르면 9월 회의에서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이 같은 기대감에 국내 부동산 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이며 집값이 급등하고 가계부채가 급증하자, 한때 미국에 앞선 선제적 금리인하까지 검토했던 한국은행도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은은 미국 기준금리가 5.5%까지 오른 뒤에도 국내 기준금리를 3.5%로 동결, 1년 넘게 2.0%p 금리차를 감수하며 중금리를 유지해왔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의 가계와 기업의 부채는 총 4959조 원으로, 명목 GDP(국내총생산) 2401조 원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국내 GDP 대비 부채비율은 206.5%로, 국제결제은행(BIS)이 발표한 44개국 평균(150%)을 웃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