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연합뉴스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최근 치러진 총선에서 승리해 3연임에 성공했다.
AP통신 등 외신은 5일(현지시간) 인도 선거관리위원회 자료를 인용해 모디 총리가 이끄는 집권 인도국민당(BJP) 주도 정치연합 국민민주연합(NDA)이 연방하원 전체 543석 중 294석을 얻었다고 보도했다.
과반(272석 이상) 의석을 확보하면서 모디 총리는 자와할랄 네루 초대 총리에 이어 인도 독립 이후 두 번째 '3연임' 총리가 됐다.
하지만 개운치 않은 승리였다. 당초 NDA는 350~400석을 차지해 대승을 거둘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결과는 한참 저조한 성적이었다.
NDA 확보 의석은 직전 2019년 총선 당시 353석에 비하면 59석이 줄었다. 또 BJP 단독으로는 과반에 못 미치는 240석을 차지했다. BJP 단독으로 과반 의석에 실패한 것은 2014년 이후 처음이다. BJP는 직전 총선 때 303석을 차지했다.
반면 라훌 간디 전 인도국민회의(INC) 총재가 이끄는 야권 정치연합 인도국민발전통합연합(INDIA)은 232석을 얻었다. 이는 직전 총선 때 당시 야권 정치연합인 통일진보연합(UPA)이 얻은 91석에 비하면 2배 이상으로 늘어난 의석수다.
또 연방의회 제1야당인 INC는 단독으로 99석을 차지했다. 이 역시 직전 총선(52)과 비교하면 두 배에 가깝다. INDIA 소속 지역 정당 하나인 사마지와디당(SP)은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에서 37석이나 확보해 BJP에 큰 타격을 가했다.
우타르프라데시는 인도 28개주와 8개 연방직할지 가운데 2억4천만여명으로 인구가 가장 많고 연방하원 80석이 걸려 있다.
INDIA의 또 다른 구성원인 지역정당 전인도트리나물콩그레스(AITC)는 동부 세벵골주에서 29석, 지역정당 드라비다진보연맹(DMK)은 남부 타밀나두주에서 22석을 각각 건져 INDIA에 힘을 보탰다.
모디 총리가 다소 '민망한' 성적표를 받아든 배경으로는 유세 과정에서 인구 80%를 차지하는 절대 다수 힌두교도 표심만을 노리고 소수 무슬림을 소외시키고 선거 기간 잇따른 야권 지도자 체포함으로써 야당 탄압 논란을 불러 일으켰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또 경제 성장 뒤에 가려진 양극화를 심판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인도의 높은 경제 성장률에도 불구하고 유권자들은 인플레이션과 실업률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BBC는 정부 지출에 힘입어 인도 경제가 호황을 보이고 있지만 불평등 역시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선거를 계기로 야권의 공세가 거세진 만큼 향후 국정 운영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INDIA를 이끄는 라훌 간디 전 INC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여권이 10년간 나라를 운영해온 방식을 좋아하지 않는다"면서 "총선 결과는 모디 총리에게 큰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BBC는 이번 총선 결과가 "모디 총리에게 타격"이라며 "지난 10년간 일당 지배였던 인도가 다양한 정당이 권력을 공유하고 경쟁하는 '정상적인 정치'로 돌아와야 한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