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열린 부산대학교 축제에서 공연장 쪽으로 외부인 출입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인파가 몰린 모습. 독자 제공부산지역 대학교 축제에 뉴진스 등 인기 가수들이 출연해 큰 화제가 된 가운데 이를 두고 지역사회에서는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고 학교 홍보 효과가 있다는 긍정적 측면이 있지만, 큰 규모의 예산이 낭비될뿐더러 주객이 전도돼 '축제'가 아닌 통제된 연예인의 콘서트로 전락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8일 부산 동의대학교와 총학생회는 2024년 대동제 첫날 공연을 위해 정상급 인기 가수 뉴진스와 선미를 초청했다.
이날 재학생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공연장 시작 50여 분 전 외부인 구역의 수용인원이 가득 찼다고 판단한 학교 측은 안전을 이유로 입장을 통제했다.
코앞에서 공연을 관람하지 못하게 된 관람객들은 큰 아쉬움에 발길을 돌리지 못했고, 한때 통제선 앞에 수백명이 몰려있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지역 주민 정모(50·여)씨는 "초등학생 딸이 뉴진스 팬이라 30분 넘게 오르막길을 힘들게 올라왔는데 아예 못 들어간다고 하니 많이 아쉽다"며 "학생들 축제고, 안전을 위한 조치인 건 이해가 가지만 차라리 밑에서부터 통제했으면 헛고생을 안 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날 부산대학교에도 뉴진스의 공연을 앞두고 인파가 몰려 입장이 마감됐고, 안전을 위해 설치된 가림막이 일부 시야를 가려 지역주민들 사이 다소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부산대 졸업생인 이모(28·남)씨는 "재학생 막바지에 코로나로 축제를 즐기지 못한 아쉬움이 있어 방문했는데 이미 공연장 쪽으로 들어갈 수 없었다"며 "가수 공연이 주가 되다 보니 통제가 심해져 많은 사람이 함께 즐기는 축제 느낌은 오히려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28일 부산 동의대학교 축제에서 수용인원 초과로 공연장 입장이 통제되자 축제를 찾은 주민들이 아쉬움에 발길을 떼지 못하고 있다. 독자 제공대학교마다 축제에 경쟁적으로 인기가수를 섭외하는 사례가 부산에서도 유행처럼 번지면서 이를 두고 지역 사회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긍정적인 시각에선 대학교 축제인 만큼 재학생들의 만족도가 높고, 이를 통해 학교 이름을 더욱 알리는 홍보 효과가 있는 등 장점이 크다고 본다.
반면 큰 금액의 학교 예산이 짧은 공연을 하는 연예인 섭외에 투입되고, 축제가 인기 가수 공연에만 치중된다는 점은 생각해 볼 지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부산대는 이번 축제에 지난해보다 배가 많은 3억 원의 예산을 들였는데, 예산 대부분이 초청가수 섭외에 사용됐다.
이를 두고 학교 구성원 사이에서도 해당 예산을 장학금이나 학교 시설 확충 등 학생들을 위해 사용했어야 한다며 비판적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다.
또 학생들에 즐거움을 주는 공연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이 아닌 인기 연예인의 무대가 축제의 중심이 돼 주객전도됐다는 아쉬움의 목소리도 나온다.
많은 사람이 함께 즐기는 '축제'가 아닌 인기가수 무대에 치중된 콘서트로 전락한 상황이라, 대학교 축제의 의미와 본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부산대 관계자는 "지역에서 가수를 섭외하다 보니 수도권보다 비용이 더 올라갈 수밖에 없는 어려움이 크다"며 "그럼에도 지역 대학교로서 수도권 중심으로 쏠려 있는 공연 등 문화 경험을 지역민들에게 선사해 문화 격차를 해소하고자 한 목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