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韓 완파한 파키스탄 감독, 쓴소리까지 남겼는데…6개월 뒤 구세주로 재회?



배구

    韓 완파한 파키스탄 감독, 쓴소리까지 남겼는데…6개월 뒤 구세주로 재회?

    한국 남자 배구 대표팀 이사나예 라미레스 신임 감독. 연합뉴스한국 남자 배구 대표팀 이사나예 라미레스 신임 감독. 연합뉴스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됐다.

    브라질 출신의 이사나예 라미레스(40) 감독은 브라질, 바레인, 파키스탄 등 여러 국가대표팀을 이끌며 국제 배구에 대한 경험이 풍부한 지도자다. 특히 지난해 9월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파키스탄을 이끌고 한국을 3대0으로 제압했다.

    한국 남자 배구 대표팀은 대회 12강전에서 파키스탄에 패하면서 노메달 수모를 당했다. 남자 배구의 아시안게임 노메달은 1962년 자카르타 대회 이후 무려 61년 만이었다. 이후 순위 결정전에서는 역대 최악의 성적인 7위로 대회를 마쳤다.

    당시 파키스탄의 국제배구연맹(FIVB) 랭킹은 51위로 27위인 한국보다 무려 24계단 아래인 약체로 꼽혔다.

    그럼에도 한국을 상대로 완승을 거둔 라미레스 감독은 경기 후 "우리는 매 세트마다 상대가 어떤 전술을 들고 나올지 예측했다"면서 "밤을 지새워가면서 많은 시간을 투자한 효과가 있었다"고 비결을 밝혔다. 이어 "힘든 과정이었지만 놀라운 결과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대회를 마친 뒤 파키스탄은 49위로 순위가 상승했고, 한국은 28위로 하락했다.

    라미레스 감독은 한국에 쓴소리를 남기기도 했다. 그는 "(한국은) 첫 세트에서 패한 뒤 많은 기회를 놓쳤다"면서 "그들은 준비가 되지 않은 모습이었다"고 지적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배구 12강전에서 파키스탄에 패한 한국. 연합뉴스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배구 12강전에서 파키스탄에 패한 한국. 연합뉴스그리고 약 6개월 뒤 라미레스 감독은 공교롭게도 한국 남자 대표팀 신임 감독으로 부임했다.

    대한배구협회는 "한국을 상대한 감독으로서 전문적인 분석을 바탕으로 국내 선수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남자 배구의 경기력을 한 단계 향상시킬 수 있는 지도자로 평가했다"고 선임 배경을 밝혔다.

    라미레스 감독 역시 한국을 상대했던 만큼 자신감이 넘쳤다. 그는 2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아시아 팀을 맡아봤고, 한국 팀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면서 "한국이 어떤 부분을 보완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배구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도전 과제'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맞대결을 떠올리며 "현대 배구에서는 미들 블로커를 잘 활용하는 게 중요한데, 한국은 이 부분을 잘 활용하지 않았다"면서 "세계 무대에서 뛰려면 미들 블로커의 수준을 올려야 한다"고 보완점을 짚었다.

    최근 침체기를 겪고 있지만 발전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라미레스 감독은 "한국은 늘 상대하기 힘들었고, 좋은 기술을 갖춘 팀이었다"면서 "아시아 선수들은 체격 조건이 많이 부족한데, 훈련을 통해 원하는 레벨에 도달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기자회견하는 라미레스 감독. 연합뉴스기자회견하는 라미레스 감독. 연합뉴스남자 대표팀은 6월 2일부터 9일까지 바레인에서 개최되는 2024 아시아배구연맹(AVC) 챌린지컵에 출전한다. 이에 앞서 5월 1일 소집돼 강화 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선수단이 눈에 띄게 젊어졌다. 강화 훈련에 참가할 16명의 선수 중 30대 선수는 없다. 라미레스 감독은 젊은 선수들을 대거 발탁하며 세대교체를 천명했다.

    1995년생으로 만 29세인 정지석(대한항공)이 최고참이고, 막내는 최근 이탈리아 남자 배구 1부 리그 베로 발리 몬자와 정식 계약을 맺은 2005년생 아웃사이드 히터 이우진(18)이다. 유일하게 대학생 신분으로 합류하는 최준혁(인하대)도 눈길을 끈다.

    젊은 선수들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라미레스 감독은 막내 이우진에 대해 "현재 소속팀에서 정식 12명 스쿼드에 들어간 것은 아니지만 훈련에 매우 열심히 참여하면서 높은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고 들었다"면서 "대표팀에서도 잘 적응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서 뽑았다"고 말했다. 최준혁에 대해서는 "풋 워크가 좋고, 신장도 205cm로 매우 커서 만족했다. 미래 잠재력을 보고 선발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팀 워크'라고 강조했다. 라미레스 감독은 "배구는 팀 스포츠이기 때문에 혼자서 이길 수 없다는 것이 내 철학이다"라면서 "선수들이 소집되면 이 부분을 강조할 것이다. 협회에도 이 부분에 대한 협조를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라미레스 감독은 남자 배구의 부흥을 이끌겠다고 다짐했다. "세대교체를 진행 중인데, 여자 배구처럼 세계 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면서 "남자 배구가 다시 세계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