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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신설도 순천식으로" 자신감 있는 독자 노선, 그 배경은



전남

    "의대 신설도 순천식으로" 자신감 있는 독자 노선, 그 배경은

    핵심요약

    [판읽기]

    전남도 의대 공모에 순천대 "단독 의대 추진"
    "어떤 기준으로 선정하나" 전남도 주도 공정성 의문
    동부권 열악한 의료 현실, 객관적 지표 보면 알아
    목포대 한 곳만 응모…전남도 강행 할지 '주목'

    18일 진행된 김영록 지사, 박창환 부지사, 노관규 순천시장, 정병회 순천시의장, 이병운 순천대 총장이 참석한 면담. 순천시 제공 김영록 지사, 박창환 부지사, 노관규 순천시장, 정병회 순천시의장, 이병운 순천대 총장이 참석한 18일 면담. 순천시 제공 
    전남도의 국립 의과대학 공모에 순천대학교가 불응하고, '순천식'으로 단독 의대 신설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그 배경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순천시 등에 따르면 김영록 도지사는 18일 도청 동부청사에서 노관규 순천시장, 이병운 순천대 총장, 정병회 순천시의장과 의대 공모 관련 면담을 진행했습니다.

    전남도는 지난 15일 서부권 단체장과 목포대 총장과의 면담을 이미 가졌습니다.
     
    전남도는 단일 의대로의 변경, 공모 방식을 진행하는 이유 등에 대해서 설명했고, 국립의대 인원을 배정받는 데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습니다.
     
    그러나 의대 신설 추진 방식을 두고는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채 평행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노관규 시장은 18일 김영록 지사와 면담 후 SNS를 통해 "법적 권한이 없는 전남도가 손을 떼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종합적인 대안을 제시했다"며 "도는 도 차원에서, 순천시와 대학은 순천식으로 중앙정부를 열심히 설득하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의과대학은 순천대학으로 오는 게 순리에 맞다"고 거듭 피력했습니다.
     
    순천대와 순천시가 정부에 단독 의대 추진 입장을 강력하게 밀어붙이는 데 대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먼저 순천시와 순천대는 전남도의 의대 공모 추진 권한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고등교육법 시행령 제2조에 따라 전남도는 의대 공모를 추진할 권한이 없으며, 그 결과 또한 법적 효력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 순천대는 보도자료를 내고 "공모의 결과가 법적 효력을 갖기 어렵다. 의과대학 설립 공모 및 선정 권한은 전남도가 아니라 정부에 있다"며 "명확한 법적 근거와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도민의 염원인 전남 의대 신설은 지역의 갈등을 초래할 것이다"고 밝혔습니다.

    순천대가 전남도의 의대 공모에 불응한 데는 행정에 대한 불신도 작용했다는 해석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22대 총선 결과 다선 의원이 몰린 서부권으로 정치력이 쏠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지역 간 입장 차가 분명한 의과대학 신설 문제에 동부권이 정치적으로 서부권에 밀려 소외될 수 있다는 시각이 있어 왔습니다.
     
    이같은 상황에서 서부 출신의 김영록 도지사가 공정하게 추진할 수 있을지, 의뢰받은 외부기관이 어떤 기준으로 대학을 선정할지에 대한 의구심이 높습니다.
     
    박병희 순천대 의과대학추진단장은 "글로컬 대학의 경우 목포대나 전남대가 떨어졌지만 교육부가 주도했기 때문에 공정성 우려가 적어 모두 수용했다"며 "하지만 의대 신설 문제는 같은 지역 내 이해관계가 얽힌 상황에서 전남도가 어떻게 공정하게 진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전남도청이 인구가 적은 서부권에 위치한 것도 전라남도의 치우친 행정 중 하나라"며 "이러한 경험치를 갖고 있기 때문에 염려가 된다"고 꼬집었습니다.

    동부권의 의료 수요가 높다는 객관적 지표도 설득력이 있습니다.

    행안부의 지난 4월 기준 주민등록 통계 자료에 따르면 동부권 인구 수는 82만 3600여 명으로 서부권 54만 8300여 명보다 27만 5천여 명 많습니다.
     
    이렇게 동부권이 서부권에 비해 인구도 많고 석유화학, 제철 등 고 위험 주요 산업 시설도 밀집해 있지만 의료 시설은 열악한 상황입니다.
     
    서부권에 있는 권역외상센터와 닥터헬기도 동부권에는 없습니다.
     
    여기에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도 동부권은 2곳으로, 5곳이 운영되는 서부권과 차이가 있습니다.
     
    반면 중증응급환자 전원율은 순천권은 10.7%로 목포권 9.4%보다 높으며, 급성기 4대 중증응급환자 전원율, 중증응급환자 구성 비율, 급성기 4대 중증응급환자 비율도 순천권이 목포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이러한 객관적 지표가 순천시와 순천대가, 전남도에 동부와 서부권의 의료 상황과 수요를 각각 정리해 올리고, 정부가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입니다.

    지난 17일 노관규 시장은 개혁신당 천하람 당선인과 지역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순천시 제공 지난 17일 노관규 시장은 개혁신당 천하람 당선인과 지역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순천시 제공 
    순천대와 시는 단독 의과대학 유치에 행정력과 정치력을 쏟을 방침입니다.

    여기에는 순천에 연고가 있는 여야 국회의원 당선인들의 협력도 가세할 전망입니다.

    최근 노 시장은 순천의 두 번째 국회의원이라 불리는 개혁신당 천하람 당선인을 만나 의대 유치에 힘을 모으기로 했으며, 천 당선인도 협력하기로 약속했습니다. 또 순천 출신 국민의힘 인요한 당선인의 역할도 기대됩니다.
     
    노 시장은 지난 17일 전남CBS 시사 프로그램 '시사의창'에 출연해 "지금 전남은 의대 공모로 지역이 두 개로 쪼개질 정도"라며 "이렇게 꼬인 문제는 어설프게 정치적으로 푸는 것보다 법대로 하는 게 맞다"고 말했습니다.
     
    노 시장은 "보건복지부와 교육부에서 의대 신설과 정원을 절차에 따라 정해주면 전남도는 수긍하는 식으로 가야 한다"며 "전남도는 목포대와 순천대의 의료 상황과 수요를 정리해 전달하고, 교육부가 정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30년 전남도민의 숙원사업인 전남권 국립 의과대학 신설.
     
    전남도는 의대 공모 강행 의지를, 순천시는 전남도를 배제한 독자 노선을 고수하면서 팽팽한 긴장감 속 양측의 정치력에 시선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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